한글대장경 읽기 제139일 《장아함경長阿含經》 <석제환인문경釋提桓因問經>* 제1일
* 이 경의 이역본으로는 송(宋) 시대 법현(法賢)이 한역한 《제석소문경(帝釋所問經)》과 원위(元魏) 시대 길가야(吉迦夜)와 담요(曇曜)가 공역한 《잡보장경(雜寶藏經)》 73번째 소경인 <제석문사연경(帝釋問事緣經)>이 있고, 《중아함경》제33권 134번째 소경인 <석문경(釋問經)>과 내용이 동일하다.
제가 이와 같이 들었습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마갈타[마가다]국의 암바라(菴婆羅) 마을 북쪽 비타산(毘陀山)에 있는 인타바라(因陀婆羅) 굴속에 계셨습니다.
그때 석제환인(釋提桓因)이 미묘하고 착한 마음을 내어 부처님을 뵙고 싶어 하면서 ‘세존께서 계시는 곳에 가야겠다’고 하였습니다. 석제환인이 미묘하고 착한 마음을 내어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가고자 한다는 말을 듣고 모든 도리천들이 곧 제석에게 나아가 말했습니다. “훌륭하십니다. 제석이여, 미묘하고 착한 마음을 내어 여래께서 계신 곳으로 가려고 하시니 우리가 모시고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가고 싶습니다.”
제석은 곧 음악신[樂神] 반차익(般遮翼; 8부중部衆의 하나로 늘 제석을 모시고 다니며 기악伎樂을 연주한다고 하는 악신樂神의 이름)에게 말했습니다. “지금 세존께서 계시는 곳에 가려고 하는데 그대도 같이 가세. 이 도리천의 모든 하늘들도 나와 함께 부처님께서 계시는 곳으로 갈 것이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렇게 대답하고 반차익은 유리 거문고를 가지고 제석 앞의 도리천 무리들 가운데서 거문고를 울려 공양했습니다.
이때 석제환인과 도리천의 모든 하늘과 반차익이 법당 위에서 홀연히 사라져 보이지 않더니 역사(力士)가 팔을 한 번 폈다가 굽힐 만큼 짧은 시간에 마갈타[마가다]국 북쪽에 있는 비타산에 이르렀습니다.
그때 세존께서 화염삼매(火焰三昧)에 드시자 저 비타산이 불빛과 똑같이 변하였습니다. 그러자 나라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서로 말하기를 “이 비타산이 불빛과 똑같게 된 것은 바로 여래와 모든 하늘의 힘 때문일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석제환인이 반차익에게 말했습니다. “여래ㆍ지진(至眞)을 뵙기란 매우 어렵네. 그분께서 이 한적하고 고요한 곳에 내려와 고요하고 묵묵하게 소리 없이 짐승들을 벗 삼아 노닐고 계시네. 이곳엔 늘 여러 큰 천신(天神)들이 세존을 모시고 있으니, 그대는 먼저 가서 유리 거문고를 연주하여 세존을 즐겁게 해드리게. 나는 모든 하늘 신들과 함께 뒤따라가겠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반차익은 곧 유리 거문고를 가지고 먼저 부처님께 나아가 부처님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유리 거문고를 타면서 게송으로 노래했습니다.
발타(跋陀)*여, 그대의 아버지께 예배하노니
그대의 아버지는 매우 단엄하시네.
너를 낳을 때 상서로운 징조 있어
내 마음은 한없이 즐거웠노라.
跋陁禮汝父,
汝父甚端嚴.
生汝時吉祥,
我心甚愛樂.
* 집악천왕執樂天王 딸인데 아름답기가 마치 태양의 빛과 같다고 한다.
본래의 조그마한 인연 때문에
마음속에 욕심이 생겨
갈수록 그 마음 더욱 커져서
마치 아라한을 공양하듯 한다네.
本以小因緣,
欲心於中生,
展轉遂增廣,
如供養羅漢.
석자(釋子)는 4선(禪)에 전념하고
항상 한가히 있기를 즐기며
바른 뜻으로 감로(甘露)를 구하시는데
나 또한 그렇게 전념한다네.
釋子專四禪,
常樂於閑居,
正意求甘露,
我專念亦爾.
능인(能仁)께서 도의 마음을 일으켜
반드시 정각(正覺)을 성취하려 하나니
내 지금 바라는 것은 그녀와
반드시 그 자리에서 만나고자 함이네.
能仁發道心,
必欲成正覺,
我今求彼女,
必欲會亦爾.
내 마음은 염착(染着)이 생겨
사랑하고 좋아함을 버리지 못했네.
버리고자 하여도 버릴 수 없어
갈고리에 매인 코끼리 같다가
我心生染著,
愛好不捨離.
欲捨不能去,
如象爲鉤制,
더울 때 시원한 바람 만난 듯하고
목마를 때 찬 샘물 얻은 것 같으며
열반을 취(取)한 것 같고
물이 불을 꺼 주는 것 같다네.
如熱遇涼風,
如渴得冷泉,
如取涅槃者,
如水滅於火.
마치 병자가 좋은 의사 만난 듯하고
굶주린 자가 맛있는 음식을 얻어
실컷 배불리고 즐겨 하는 것 같으며
아라한이 법에서 노니는 것 같네.
如病得良醫,
飢者得美食,
充足生快樂,
如羅漢遊法.
코끼리가 갈고리에 매였으면서도
항복하기를 좋아하지 않고
달리고 몰아쳐 제지하기 어렵고
방일(放逸)하여 그칠 줄 모르는 것 같네.
如象被深鉤,
而猶不肯伏,
분(馬*奔)突難禁制,
放逸不自止.
마치 맑고 시원한 못에
온갖 꽃들이 물위를 덮을 때
더위에 지친 코끼리가 거기에 목욕하여
온몸이 유쾌함을 얻는 것 같네.
猶如淸涼池,
衆花覆水上,
疲熱象沐浴,
擧身得淸涼.
이제까지 내가 보시한 것과
모든 아라한을 공양한 것으로
세상에 복의 갚음 있다면
모두 그에게 주어 바치리라.
我前後所施,
供養諸羅漢,
世有福報者,
盡當與彼供.
그대가 죽으면 함께 죽으리니
그대 없이 나 혼자 살기보다는
차라리 내 몸을 죽여 버리리.
그대 없이 나는 살 수 없다네.
汝死當共死,
汝無我活爲,
寧使我身死.
不能無汝存.
도리천의 주인이신
제석이여, 이제 내 소원 들어주소서.
그대 예절 갖춤을 칭송하오니
그대는 잘 생각하고 살피소서.
忉利天之主,
釋今與我願.
稱汝禮節具,
汝善思察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