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리는 대로 다니기 3탄
제주에서 처음 맞는 주일날이다. 이곳에 오면서 복잡한 도시의
교회를 떠나 잠시라도 시골의 조용한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싶은
맘이 그득했다. 미리 알아보고 작은 교회를 찾아 물어물어
그골목이 그골목같은 돌담길의 미로를 걸어 40분
걸려 찾아 갔다.내맘에 쏙드는 작은 교회였다.
먼곳에서 온 손님이라고 안내하며 모두 반겨주시는데 좀 부끄러워
그냥 한귀퉁이 에서 예배 드리고 싶었는데....점심먹고 가라고 손잡아
끄는걸 아무리 철판이라도 그냥 나왔다..집에 올땐 차로 데려다 주어
금새 돌아오며 보니 작년에 친구들과 왔을때 주택가 한귀퉁이
정자에서 김치찌개 끓여 밥먹던 곳이었다.
슬슬 걸어 갈때,워딘지 모르게 언젠가 꿈속에서 왔었던 길인듯
낯설지 않더니....이런 우연이 ~! ㅎㅎㅎ마트에 가서 반찬,치킨쪼각,
계란,메론,바나나,야채,쌀,생수 등등 사다가 던져 놓고,
애들이 보고 싶어 전화했다. 은범아 ~! 할머니 왜 전화했어?
응 은범이가 보고 싶어서.그래?(시쿤둥....)은범이는 할머니 안보고 싶어?
응 (이런 ~!)은초좀 바꿔봐 은초야 ~!..........은초가 안받는데.
내가 전화 하나봐라 느이덜 집에 갈때 궁물도 읎다.
바다를 내려다 보며 푹 쉬었다 오늘 아침은 쇠소깍으로...
그냥 올렛길 찾아 가는데 쇠소깍이 보인다.춘선이에게서
화이팅 전화가 왔다.나중에 춘선이에게 제주도 쵸코렛
한박스 증정할 예정 날도 덥고 관광객도 많아 조금 걷고
근처 피자집에서 거하게 즉석으로 구워져 나오는 피자한판
뚜둥기며 먹었다.혼자 앉아 아구아구 먹는 사람은 나밖에
없는데 그래두 어쩝니까? 진짜루 맛있어 죽겠는걸요..ㅋㅋ
난 나혼자 피자 한판 을 먹어 본적이 없는데 ㅎㅎ.애들과 먹으러 가면
콧구녕으로 들어 가는지 목구녕으로 들어 가는지 정신이 하나도
없고 그렇게 맛있지도 않았는데..ㅎㅎ.멀리 바다를 보며 쇠소깍
숲길을 보며 먹는 피자맛은 환상... 경치가 쥑여주는
8올렛길로 들어선다 근처 커피집에서 낭만도 즐겨본다.
롯데 호텔을 끼고 도는 그길 앞바다엔 수영하는 사람도 있다.
숲속 오솔길은 정말 고즈넉했다. 내일은 모슬포쪽으로 걸을 예정이다.
일주일 정도 되니 이제 정신이 나서 일상으로 돌아온다. 바쁜척
움직이면서도 가슴에 뭔가 허전함이 있었는데 오늘에야 그 허전함이
풀어졌다.이곳에 오면 꼭 해보고 싶었던 소원을 오늘 새벽부터
시작했다 그득하고 충만한 아침이다.오늘은 바람이 많이 분다.
태풍때 만큼은 아니지만 현관문이 안 열릴 정도다.동네 빠져 나가는
길이 참 아름답다.오설록으로 간다.녹차밭이 끝이 없다.
모 기업에서 설록차를 만들어 내는것이다. 여러번 제주에 왔었어도
이곳은 첨이다.지나가면서 주인 없는 찻집을 보고 들어가 보았다.
깨끗하게 꾸며 놓고 누구든지 쉬어가게 해 놓았다.
아~! 이리도 아름다운 인심이 있다니.....
점심시간이 다가와 밥을 먹어야 하므로 귀경만 하고 간다.
모슬포항으로 들어가 사람이 바글바글 하는 집을 찾아가 우럭 매운탕을
먹는다.올렛길에 혼자 온 여인들 끼리 먹는다.20대,30대,50대 그리고
나 까지 ㅎㅎ갓잡은 생선으로 매운탕을 끓이니 살이 오돌오돌 하다.
26살짜리 대구에서 온 처자는 자전거로 올렛길을 다닌다.
멋 ~째~이 다 아주 씩씩하다.모슬포에서 송악산쪽으로 안가고 바람을
안고 산방산 쪽으로 가며 용머리 해안까지 갔다가 돌아온다.
산방산이 멀리 보이며 파도가 제법세다.작은 돌들이 날라와 퍽퍽 소리가
난다.에구 무셔라 ~ 빨리 돌아가야겠다.ㅋㅋ
사려니 숲길로 간다.작년에 너무 감명깊게 걸어서 길게 생각하고 나섰다.
햄버거집에 들른다.좌우간 먹는곳은 눈알이 뿅 나오게 잘 찾는다.
맛은 그저 그렇다.비자나무 숲을 지나 사려니 숲길을 걷기 시작한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 웅크리고들 걷는다.
작년에 왔을 땐 가을 이라 알록 달록 아름다웠다.
숲이 우거져 하늘이 안보인다.5시간쯤 걷고 다리를 끌고 나왔다.
중문에 와서 커피 한잔 하러 들어간다.나른하고도 만족한 하루였다.
다음 날 ~일찌거니 출발한다.계란 삶고, 커피싸고,우리밀 과자 넣고
동네 귤밭 아줌니가 손수 따주신 탁구 공만한 귤 몇개 넣고
바나나넣고 한짐 싸서 8시에 출발한다.걸으러 가는건지
먹으러 가는건지...함덕 해수욕장 해안길이 좋다하여 그곳으로 간다.
말레이시아 신혼부부가 웨딩 촬영을 한다.쟈들 찍고 나면 나도
고자리에서 찍으려고 한참 기다렸는데 영 끝나질 않아 못 찍었다.
아점을 먹으려는데 문연곳이 없다.쪼그라진 할머니네 쪼그라진
집에서 해장국을 먹었다.맛도 쪼그라진것 같다.ㅉㅉ
그래도 귤 3개를 손에 쥐어 주신다.다시 달린다.꼬불 꼬불 네비가
가리키는 대로 무조건 달린다.수목원이 오래되어서 숲이 깊다.
안전하게 되어있고 유모차도 가지고 들어갈수 있게 되어있다.
아 ~! 난 왜 이렇게 길이 좋을까?저 끝에 무엇이 있을까?
무엇이 나를 기둘리고 있을까?나에겐 <길>의 젤소미나같은
방랑끼질이 쫌 깔려있나보다. 이 여인은 왜 이렇게 멋진거야?ㅎㅎ
내일은 워디로?바람 부는대로 ~발길 닿는대로~~~
김삿갓의 진수를 보이고 있는 수~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