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휘락 칼럼] 4년간 평화를 정착시켰다고?… 6월 '호국보훈의 달' 유감호국보훈의 달을 보내면서 현 정부에 대한 의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남자천사
2021.06.30. 19:48조회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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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휘락 칼럼] 4년간 평화를 정착시켰다고?… 6월 '호국보훈의 달' 유감
호국보훈의 달을 보내면서 현 정부에 대한 의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과연 국가안보를 위한 정부 또는 대통령의 책무를 인식하고 있는가? 북핵 대응전략이 있기는 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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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 칼럼니스트입력 2021-06-29 10:44 | 수정 2021-06-29 14:30
존재하지 않는 이미지입니다.
▲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 ⓒ뉴데일리 DB |
이번 '호국보훈의 달'은 정말 의미없이, 형식적으로 지나갔다. 6월 6일 현충일 행사는 여느 해처럼 대통령이 임석해 치뤄졌으나 군의 급식부실 문제, 성추행을 당한 공군부사관의 자살 사건으로 추념의 분위기에 젖어들기가 어려운 분위기였다.
11일에는 현직 고등학교 교사가 자신의 SNS에 천암함 폭침에 대한 함장의 책임론을 거론하면서 "천안함이 무슨 벼슬이냐"라는 막말을 하여 공분을 사기도 했다.
6.25전쟁 제71주년 행사는 더욱 형식적이었다. 대통령은 참석하지도 않았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은 6월 23일 발간된 미국 타임(Time) 지 7월호 인터뷰 기사를 통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를 "매우 솔직하고 의욕적이며 강한 결단력을 보여줬다. 국제적인 감각도 있다"고 호평했다.
타임지가 문대통령의 김정은 옹호를 "망상적(delusional)"라면서 고모부(장성택)와 이복형(김정남)을 살해하고, "숙청, 고문, 강간, 장기적인 기아 유발을 포함한 '반인권 범죄'을 주도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부연해야만 했다.
전 국토를 피폐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100만명 가까운 남한의 군인과 국민을 살상한 6.25전쟁의 상대방 지도자를, 하필 호국보훈의 달에 저렇게 평가하는 것이 타당한가?
대통령의 인식과 달리, 북한은 71년 전에 6.25전쟁을 발발했다. 그 뿐 아니라 비핵화 용의를 표명해 남한을 기만한 후 엄청난 핵무기를 생산했다. 이제는 그것을 바탕으로 무력 적화통일을 재시도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북한은 2021년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핵무력을 지속적으로 증강함으로써 남북통일을 앞당기겠다고 공언했고, 그러한 내용을 노동당 규약에 명시했다.
현 정부가 외교적 노력을 통한 북한의 비핵화에 매달리고 있는 동안, 북한은 핵무력 증강을 가속화해 2020년 이미 67-116의 핵무기를 확보했다. 또 매년 12-18개의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으며, 2027년 경에는 151-242개의 핵무기를 보유해 영국이나 프랑스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런데도 현 정부는 북핵 대응태세는 전혀 강화하지 않고, 평화타령만 하고 있다.
대통령과 현 정부 인사들은 말한다. 4년 동안 평화를 정착시켰다고. 정말 그러한가? 북한이 저렇게 많은 핵무기를 개발하도록 방치하는 것을 평화보장 노력으로 볼 수 있는가? 상대방이 칼을 갈고 있는 것을 방치하면서도 어쨌든 당장 상대방이 공격해오지 않았다고 해, 평화를 정착시켰다고 할 수 있는가? 잠시의 평화를 위해 내일의 평화, 내년의 평화, 10년 후의 평화, 다음 세대의 평화를 더욱 어렵게 만든 것 아닌가?
현 정부가 북한의 핵무기 증강을 방치한 결과로 다음 정부는 100개가 넘는 북한의 핵무기로부터 국민을 어떻게 보호해야 할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상대방이 멋대로 무력을 증강하도록 방치한 것을 평화라고 한다면, 현 정부는 평화와 굴종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눈감으면서 얻은 현재의 평화는 미래의 평화를 담보로, 얻은 이자율 높은 어음일 뿐이다.
다음 정부의 어느 시기에 북한은 핵무기 공격으로 위협하면서 엄청난 댓가를 요구하거나, 실제 핵무기 공격을 가해 남한을 석권할 지도 모른다. 이래도 현 정부가 평화를 정착시켰다고 할 것인가?
'호국보훈의 달'을 지정한 목적은 지금의 평화를 자랑하라는 것이 아니다. 과거 제대로 대비하지 않아서 전쟁이 발발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서, 다시는 그러한 전쟁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전쟁을 대비하자는 결의를 다지기 위한 것이다. 국가안보에 미흡함이 있는 지를 찾아서 보완하고 실천하자는 취지다.
그런데 현 정부는 지금 북한이 공격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평화가 정착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니, 지하에 있는 호국영령들이 탄식하지 않겠는가?
호국보훈의 달을 보내면서 현 정부에 대한 의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과연 국가안보를 위한 정부 또는 대통령의 책무를 인식하고 있는가? 북핵 대응전략이 있기는 한가? 그냥 북한이 비핵화할 것이라면서 시간만 보내고 있는 것 아닌가? 그런 후 임기가 종료되면 내 임기 중에는 북한이 도발하지 않았다고 자랑하고자 하는가?
현 정부에게 부탁하고자 한다. 제발 국가안보를 위한 정부와 대통령의 책무를 자각하라. 북핵 위협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있는 그대로 냉정하게 평가해 국민에게 보고하라. 엄청난 숫자로 증대된 북핵위협으로부터 우리 국민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그 복안을 말해주라. 전반적인 북핵 대비태세를 점검하고, 미흡한 부분이 있으면 즉각 보강하라.
언론과 국민들에게도 부탁한다. 지금 북한이 도발하지 않는다고 하여 평화가 보장됐다고 생각하지 마시라. 현 정부에게 적극적으로 요구하시라. 북핵을 어떻게 막을 것이냐고. 북핵으로부터 내 자식과 손자를 어떻게 보호할 것이냐고. 국민이 요구하지 않으니까 정부가 북핵을 방치하는 것 아닌가?
특정 국가의 민주주의 수준은 해당 국민들의 민주의식 정도에 의해 결정된다고 한다. 우리의 안보수준도 우리 국민들의 안보의식 정도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6.25전쟁 71주기를 포함한 호국보훈의 달을 보내면서, 국민들에게 부탁드린다. 제발 안보걱정 하자, 안보 차원에서 현 정부를 평가하고, 비판하고, 시정을 요구하자. 오늘보다는 내일이, 우리 세대보다는 다음 세대가 더욱 안전해지는 국가를 만들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