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여성시대 그냥살자
먼저 우리 엄마나이는 올해 51세야
나랑 동생은 따로 나와살고 엄마랑 아빠 둘이 살아
10년 좀 안되게 외할머니가 치매을 앓고 계신데 외할머니도 60대 중반쯤 치매가 오신거라 빨리오신편이야
일년전까진 동생은 부모님이랑 살았는데 가끔 동생이랑 얘기하면 엄마도 깜빡깜빡하는게 심각하다고 치매 검사받아봐야할꺼같다고 했었는데 그땐 엄마도 40대니까 당연히 그냥 무시했고 나도 따로 살다보니 그냥 건망증이겠거니..갱년기라 그런거겠거니..검사하려면 어케해야하는 알아보기도 귀찮고.. 이런저런 이유로 그냥 무시했어
지금 생각하면 몇년전 그때 검사를 받든지 치매보험이라도 들었었으면 하는 후회가 있어..
암튼 가끔 엄마를 만나도 좀 말이 안통하는거 같고 깜빡깜빡해도 심각하게는 못느꼈었는데 8월에 크게 돈문제가 생기고 그 과정을 정확히 기억 못하는 걸 보면서 심각성을 인지하고 치매검사를 하기로 했어
보건소에서 치매 검진을 하는건 알았는데 만60세 이상 무료라고 해서 어디서 해야하나 이것저것 알아보다가 일단 보건소에 전화해서 이런이런 상황이고 나이가 몇인데 방문해봐도 될지 물어보니까 된다고 하더라고
참고로 알아본 곳은 내가 사는 지역이고 실제로 방문한건 엄마 사는 지역이라 대부분 나이가 안돼도 증상이 있으면 해줄꺼같아 이건 거주지역보건소에 한 번 물어보는게 좋을꺼 같아
8월21일
지역보건소 치매안심센터로 갔고 이날은 1차로 선별검사를 했어
우리엄마가 나이보다 동안이기도 하고 실제 나이도 젊은 편이다 보니 보건소에서도 엄마를 보고 왜 오셨나 의아해 하시더라
내가 따로 외할머니가 치매 환자인거랑 몇몇 증상 얘기했더니 일단 오셨으니까 검사해보자고 하셨어
몇가지 질문등을 통해서 나온 점수를 동일 나이대, 동일 학력이랑 비교해보고
여기서 점수가 정상범위로 나오면 진단검사는 안해준대
그래도 검사해보고 싶으면 따로 신경과나 정신의학과 가서 하면 될꺼같아 보건소 말로는 병원을 가더라도 바로 ct 나 mri 찍는건 아니고 인지검사등 먼저 해보고 진행한다고 하더라
그리고 점수가 정상범위보다 낮으면 보건소에서 진단검사 진행을 하는데 우리 엄마는 점수는 정상범위보다 낮지만 나이가 젊은 편이여서 진단검사를 보건소에서 진행을 할지 확인해보고 연락준다고 하셨어
8월22일
보건소에서 진단검사 해준다고 연락왔어
검사 할 수 있는 의사쌤이 목요일마다 오신다고 해서 목요일로 날짜 잡았어
8월29일
보건소에서 2차로 진단검사를 했어
엄마가 검사쌤이랑 상담실가서 검사 받고 나왔고 보호자는 나가 있으라해서 뭘 했는지는 모르겠어 엄마한테 물어보니까 첫방문이랑 비슷하게 이것저것 물어보고 그랬대
엄마가 상담실에서 검사할때 나는 보호자들이 하는 조사서라고 할까? 설문지? 같은 걸 작성함
대충 어떤 증상이 어느정도로 있는지 체크하는거였고 이걸로 의사쌤한테 전달되는거라 중요한거라고 하셨어
그리고 내가 같이 상담실 들어가서 이것저것 얘기했어(언제부터 기억력 저하가 있었는지,최근 갑자기 스트레스등 뭔 일이 있었는지 등 이때 난 평소에 내가 느낀 증상들 얘기함) 이때 엄마는 빼고 나만 들어가서 더 하고 싶은 얘기 있으면 했고 보건소 쪽에서도 생각나는 증상 있으면 다 말해달라고 하시더라 아무래도 엄마보다는 지켜보고 증상을 느낄 수 있는 보호자 말이 더 정확하니까
검사쌤이 검사내용이랑 얘기한거 토대로 의사쌤한테 전달하고 의사쌤이랑 한 번 더 상담했어
그냥 짧게 엄마한테 이것저것 물어봤고 엄마 없을때 따로 치매인거냐고 내가 질문드렸더니 정확한건 3차병원에서 확진 받아야겠지만 치매맞는거 같고 엄마 상황을 봤을때 혈관성 치매가 아닌 알츠하이머일 가능성이 크다고 하셨어
의사쌤이 치매 가능성이 크기때문에 보건소랑 협약된 3차병원 연결해줬고 우울증상 보인다며 같이 치료할수 있게 정신의학과가 있는 곳으로 방문하기로 했어
3차병원은 지역 보건소에서 정해진 병원리트스 보여주면 우리가 고르고 보건소에서 병원에 접수해주면 병원에서 보호자한테 연락해서 진료날짜 잡는 방식이고
소변,혈액검사,ct촬영까지 무료 지원해 줬어
근데 방문한 병원에서 mri등 추가 검사 진행하거나 약값은 본인부담이래
이날 엄마 지문등록이랑 이름표 스티커 등 받아옴
아직 그정돈 아니여도 혹시모르니..
9월9일
3차병원에서 혈액검사, 소변검사했어
우리가 간 병원은 ct촬영을 안해서 (알고있었는데 정신과 있는 곳 가야해서 ㅠ)보건소 협약병원중 ct찍어주는 병원으로 가서 ct찍을 수 있게 진료의뢰서 받았어
9월10일
ct찍어주는 병원가서 ct찍고 ct카피 받았어(이때 카피 씨디 값 만원발생)
cd 받고 혈액검사한 병원으로 가서 검사결과랑 진료, 치료 받으면 끝..
ct찍은 곳에서 ct상 뇌는 멀쩡하고 이상소견 없어서 mri는 찍을 필요도 없다고 하더라..
참고로 ct상 이상없다는건 알츠하이머일 가능성이 99라고 하셨고
차라리 mri찍더라도 혈관성 치매처럼 호전가능한 치매이길 바랬는데..
알츠하이머는 호전 될 수 있는 치매가 아니라서 약먹어서 진행속도 늦추는것만 가능한데 너무 젊을때 온 치매는 진행속도 빠르다고 하더라고..
이제 추석 끝나면 최종적으로 혈액검사한 병원가서 판정받을 일만 남았고..치매랑 우울증상같이 치료하려고 해
보건소든 병원이든 검사 기간 내내 엄마 광장히.. 우울..예민..하셨고.. 당연한거라고 생각해
의사쌤들이 엄마한테 대놓고 치매판정됐다는 말은 안하셨어.. 내가 따로 물어봐서 나한텐 얘기해 주셨고...만나는 검사쌤, 의사쌤들 마다 엄마나이에 치매로 나온게 의아하다는 반응이셔서.. 왜 하필 싶더라..엄마 나이에는 검사해서 치매로 나오는 경우가 정말 거의 없다더라구..
엄마한테는 동생이 의사쌤이 치매맞다고 한거 얘기했고
울거나 호들갑 떨거나 하지 않았고 그냥 사실 그대로 차분하게 얘기 해드렸어
그리고 엄마 본인도 정말 받아들이기 힘들고 괴롭겠지만 가족들도 정말 힘들더라.. 내 엄마가 이제 겨우 50년 살았는데.. 그리고 외할머니 보면서 치매가 얼마나 힘든지 너무나 잘 아는 상황이고.. 할머니가 치매라 마음아픈거랑 엄마랑은 비교도 안되고..
나는 태어나서 심적으로 이렇게 힘든건 처음이고 동생은 엄마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난다고 할정도로 가족들도 우울함에 빠지는 것 같아
그래도 나는 더 늦지않게 이제라도 알아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려고 해
내가 아무리 걱정하고 슬퍼해도 생긴 병이 없어지지는 않을꺼고.. 걱정해서 바뀔 수 있는게 아니라면 스트레스받지 않게 노력해 볼려구.. 난 하고 싶은게 없는 사람이였는데 미래를 위해서 요양보호사자격증도 알아보려고 생각중이야
이 글을 본 여시들한테 괜히 불안감 심지는 않을까 걱정되는 부분이 있지만..
내가 50대 조기치매 알아보면서 생각보다 정보가 부족하더라구..
포털 검색해도 다들 그 나이면 건망증, 갱년기 일꺼라고 하고..
나만해도 보건소검사는 무조건 60이상만 가능하고 일반 병원가서 검사하면 ct, mri 비용 많이 나올까봐 무섭고 그랬거든..
이글보고 우리 부모님도 걱정된다 하는 여시들도 많을꺼고 분명 대다수는 건망증이나 갱년기 증상이시겠지만
혹시나 정말 치매 걱정돼서 검사해보고 싶은데 정보 찾기도 어렵고 진행 과정이 궁금할 여시들을 위해 글 남겨..
글에 문제가 있다면 알려줘..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3.08.12 17:21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3.08.23 09:30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3.08.24 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