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글 중에서, 30대 후반 외벌이 가족이 1억 빚을 내어 아파트를 사는 문제로 고민하는 글을 보았습니다.
이 분의 말씀 중에는, 1억을 빌렸을 때 매달 상환하는 원리금이 116만원(수입의 1/3) 정도라고 합니다.
이 정도 금액을 매월 지불하면, 생활하기가 힘들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8천을 기본이고, 1억,1.5억... 과연 그렇게 대출받아 살면... 생활이 되나요?"
라는 푸념섞인 질문을 달았습니다.
사실 이 정도는 약과입니다. 지난번 판교나, 강남의 은마아파트 대출 금액을 전수조사(전체 아파트 모두 다 조사)를 한적이 있는데, 평균 2~3억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원리금으로 232~348백만원이 매월 나간다는 것이 뜻이 됩니다.
하지만 사실은 실상이 다릅니다.
은행에서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얻어러가면, 가장 일반적인 경우가 2년(혹은 3년) 거치후 원금 상환 방식입니다.
경우에 따라 경우가 2년(혹은 3년) 거치후 원리금 상환 방식입니다.
즉 2년(혹은 3년) 거치 기간 중에는 이자만 지불하면 됩니다.
만약 1억을 연리 4%로 빌리면, 월 33만원 정도의 이자만 내면 됩니다.
큰 부담이 없습니다.
그러면 2년이 지난 뒤 어떻게 하는냐고요?
2년 뒤에는 다시 거치기간을 2년 더 연장합니다.
연장이 쉽게되느냐고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하기 위해 은행 입장에서 생각해 봅시다.
은행은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아 살아가는 곳입니다.
1억을 빌려주고 매달 33만원 이자가 잘 들어 옵니다.
그런데 어느날 거치 기간이 끝나서 원금 1억을 갚도록 하는 경우,
첫번째, 원금 1억을 갚는 경우, 이 1억을 다시 다른 곳에 빌려 주고 이자를 받아야 합니다.
당신이라면 그러겠습니까? 어차피 다른 사람에더 돈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거라면, 그냥 거치기간 연기 해주고 이자를 받는 것이 훨씬 쉽습니다.
두번째, 원금을 갚을 능력이 되지 않으면 아파트를 경매에 부칩니다. 경매를 신청하고 어쩌고 하는 것도 귀찮은 일이지만, 그렇게해서 돈을 받았다 치더라도, 마찬가지로 이 1억을 다시 다른 곳에 빌려 주고 이자를 받아야 합니다.
차라리 경매 부치지 말고, 그냥 이자를 받는 편이 휠씬 수월합니다.
결론적으로, 이자만 받으면 되는 은행 입장에서는
원금 받아 다시 다른 곳이 빌려주느라고 고생하느니,
그냥 거치 기간을 연기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그래서 2년 지나면, 은행에서 원금 갚아라는 말대신 거치기간 연장하라는 전화가 옵니다.)
다음으로 원리금 상환에 대해 이야기해 봅시다.
2년 거치기간 뒤 원리금을 상환하려면, 이자를 상환할 때 보다 3배 정도 금액이 늘어납니다.
즉 1억을 빌렸을 때, 이자만 갚는 경우 33만원이지만, 원리금을 갚으려면 116만원이 됩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원리금 상환이 부담이 되어 대부분의 사람(위의 분도 마찬가지지만)들이 돈을 잘 안빌리려고 합니다.
따라서 은행에서는 원리금 상환 방식을 잘 안씁니다.
만약 원리금을 상환하는 기간이 오더라도, 거치기간을 연장해달라면 연장해줍니다.
만에 하나, 원리금을 잘 갚지 못해 경매로 넘어가는 귀찮은 일이 생기는 것이 싫은거지요.
요약해서 이야기하면, 은행 입장에서는 경매를 넘기거나 원금을 받아봐야 또다시 다른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는 거라면,
그냥 한 사람에게 한없이 이자를 받는 것이 가장 쉽고 좋은 방법입니다.
이제 은행 입장에서 돈을 빌리는 개인의 입장으로 돌아와 봅시다.
개인 입장에서는 평생 이자만 지불하다가 살아가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은행에서 돈을 빌려 아파트를 사두고 한 10년만 기다리면 아파트 가격은 두배가 오릅니다.
매월 은행에 지불하는 이자는 그냥 아파트 월세 낸다고 치면, 10년 만에 아파트 1채 가격이 공짜로 생기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꿩먹고 알먹고, 도랑치고 가재잡고, 누이(은행) 좋고 매부(개인) 좋은 것입니다.
제가 며칠 전에 쓴 "부자의 지름길은 부동산이었습니다. - 저도 인정합니다"을 한번 읽어 보시면,
누이(은행) 좋고 매부(개인) 좋은 상황을 잘 알 수 있을 겁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가계부채가 1000조가 넘어 외국 기관에서도 경고를 하는 수준입니다.
역사상 어느 나라에도 없었던 수준의 가계부채가, 이렇게 커진 데에는
바로 서로 좋은 누이(은행)와 매부(개인)의 합작품입니다.
현재 서울의 30평대 아파트면 5억이 넘습니다. 이런 아파트를 은행 대출없이 순전히 자신의 돈으로 들어가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2013년부터 아파트 입주 물량은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입주가 늘어날 수록 개인 부채는 비례해서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누이(은행) 좋고 매부(개인) 좋은 시절은 점차 끝나가고 있습니다.
인구 구조의 변화가 저성장을 가져오고, 저금리가 오면서,
누이(은행)도 나쁘고, 매부(개인)도 나쁜 시절이 오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뉴스 하나만 보세요. 은행도 호시절이 가고 있습니다.
은행원, 호시절은 가고 시련의 계절
네이버헤럴드경제 [경제]19면2014.08.20 오전 11:47
본지 은행 반기보고서 분석 임원 연봉 대폭 삭감 이어 상반기 직원급여 전년수준 동결 연봉킹 신한지주 3.3% 감소 “비용절감 차원 월급부터 동결” 최근 시중은행의 임원 연봉이 대폭 삭감된 데 이어 직원 급여도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은행은 작년 같은 기간에...
이자가 내릴 수록, 예대마진이 줄기 때문입니다. 예금 금리가 10%이던 시절에는 12~3%로 대출해주고, 2~3%의 예대마진을 먹었지만, 예금 금리 1/5로 줄어 2%이면 예대 마진도 1/5로 줄어듭니다. 즉 저금리로 갈 수록 은행은 괴롭습니다.
개인은 어떻습니까?
[포커스]‘벼랑끝’ 하우스푸어, 용단이 필요할 때
뉴스웨이 [경제]2014.07.23 오전 8:57
... 이들은 특히 정책 부작용으로 하우스푸어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릴 수 있어 냉철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국 하우스푸어는 최대 156만가구(2011년 기준)로 추산된다. 자신 스스로 하우스푸어라고 여기는 가구는 248만가구에 이른다. 가계부채는 1000조원을 넘어선 지경이다....
은행 대출만 아니었다면, 하우스푸어라는 용어가 탄생되지도 않았을 겁니다.
제가 조언해 줄 수 있는 말은, 분수에 맞게 살자는 것입니다.
아파트가 아니면, 연립빌라, 연립빌라가 아니면 단독주택 반지하에서 맘 편하게 사는 길이 향후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는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요?
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팩트와 통찰이 있는 글 감사합니다.
부채..특히 가계부채가 무섭게 늘어가는 것을보면...정말로 걱정이 됩니다.....이러다가 무슨일 나는건 아닌가....
삭제된 댓글 입니다.
예 맞습니다. 글을 쓰다보니 약간(?) 과장한 면이 있음을 인정합니다.
사실, 예전 같으면, 1억을 회수하여 다른 곳에 빌려줍니다. 왜냐하면, 빌리려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커미션 등도 챙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빌려가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계속 거치기간을 연장해줍니다. 오죽하면 은행에서 전세자금까지 대출을 해주겠습니까?
개인적으로 저는, 최근 최경환의 돈푸는 정책이 은행의 농간(은행의 로비 결과)이 아닌가하는 의심이 듭니다.
@박홍균 아 그런면이 있겠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검소하게 늘 감사하며 살겠습니다.
저도요
정리를 잘 해놓으셔서 이해가 잘 됩니다. 감사합니다
잘보고 배워갑니다..감사합니다~
항상 좋은글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주제 모르고 은행돈 땡겨서 미분양 아파트 생각도 있었는데... 분수에 맞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다시 드네요. ^^
저도요
항상 배우고 갑니다..좋은글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이 내용을 쓰려고 들어와보니.... 이미 박홍균님께서 훨씬 더 자세하게 잘 써주셨네요... 역시나...
역설적이게도, 아래에 쓰신 분이 느끼는 점 때문에 더 이상의 상승은 어렵다고 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봅시다.
1. 5천만원의 연소득은 결코 작은편이 아닙니다. 어떤 정신나간 분은 10억은 되야 중산층이라는 헛소리도 하십니다만, 제 생각으로는 연봉 5천이면 국민 전체로 따져도 중위 소득 이상이라고 봅니다.
2. 이런 소득을 가진 국민에게도 1억 대출은 매우 부담이 된다는겁니다. 월 100만원 이상의 원금+이자 상환을 해야 한다면 연봉 5천 소득자도 섣불리 1억을 빌릴수 없다는거죠.
3. 그렇기 때문에, 박홍균님이 쓰신대로, 은행이나 대출자들이나 매월 이자만 반환하는겁니다. 원금을 갚으라고 하면 절대 성립할수 없는 대출이거든요. 원리금 만기 상환으로 다들 빌립니다. 금리가 높던 예전에도 월 100만원 이내로 2-3억씩 빌릴수 있었죠.
4. 예전에는 사두기만 하면, 원리금 상환해야 할때 매도하고 처분하면 원리금 갚을수 있었잖아요. 그러고도 남았잖아요. 그러니 월 100만원씩만 내고 버티면 해결되었거든요.
5. 그런데, 이제는 이자만 상환하더라도 소득으로 그걸 내고 살기 어려울 지경까지 집값이 올라버린거죠. 집값이 5-6억 하니 3-4억은 빌려야겠고, 이자만 갚아도 월 100만원이 넘어버려요.
6. 집값이 오른다고 철썩같이 믿고 매월 이자만 상환한다고 하더라도, 올라버린 집값을 지불할 수 있는 대출을 받을수 있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듭니다. 이러니 집값이 더 오르지 못하고, 집값이 오르지 못하는 순간 이 '뒷사람이 앞사람 대출을 막아주는' 피라미드는 붕괴될수밖에요. 왜? 원금 상환해야 할 싯점에 집값이 올라있지 않으면 그동안 낸 이자에 더불어 집 사는데 들어간 비용과 감가 상각과 화폐 가치 하락이 월세 임대보다 더 비싸게 될거거든요.
7. 이 상황에서 아무리 LTV를 없애고 DTI를 풀어줘서 집값의 120% 대출해준다해도 집 살 사람은 많을수가 없어요. 매월 이자만 내더라도 200만원씩 낼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요?
제 개인적인 얘기를 해보자면....
2000년 초반에, 집사람이 집을 사자고 하더군요. 얼마냐고 하니 2억이랍니다.
그때 제 소득이 4천쯤 되었을 시기였는데, 대출 1억을 받고 원리금과 이자를 갚을걸 따져보니 도저히 생활이 안될것 같았습니다. 매월 월급의 1/2을 은행에 바치면 뭘로 사나요?
그래서 그 당시에도 '이건 말이 안된다' '거품이 넘 심하다. 오를수 없다'며 집사람에게 말했었습니다. (그때는 신용 화폐, 레버리지, 인구 구조 등등을 모를 때였습니다)
그런데 웬걸, 그때부터 무지하게 오르더군요. 대부분 이자만 내면서 레버리지를 한겁니다. 2억하던게 4억 8억 12억까지 뛰더군요.
지금은... 시각을 약간 바꿨습니다. '원금+이자를 낼수 있는 한계 상황이 오면 꼭대기이다'에서 '이자만 내는것도 한계상황이 오면 그때가 꼭대기이다'로요.
그래서... 계속 금리가 내려가고 이자 부담액이 줄어들기 때문에 꼭대기에 도달하는 싯점이 지연이 되고 지방까지 대출로 채우고 있습니다만... 한계 상황이 점점 가까워져 온다고 생각합니다.
혹시나... 금리 내리다 내리다 제로 이자로 대출해준다면?
어이쿠 이런 땡큐가 어디있겠어요. 저부터 한 1000억쯤 땡길겁니다. 50년 후 상환으로.
물론, 그 전에 나라가 망하겠지만요.
@냠이 ㅋㅋㅋ 누구 하나라도 정상적 사고를 해야만
되는 세상 ㅋㅋㅋ 의견 통일이라도 되면 무덤
ㅋㅋㅋ
@냠이 좋은정보 고맙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맞는말씀입니다. 은행입장에선 원금은 나중이고 원금을 담보로 이자만 계속해서 받아먹어도 이익이죠.
이구조가 잘 유지되면 예금이 없어도 이익이 발생하는 구조니까요.
하지만 이제부터는 그렇게 유지되기가 쉽지않다는 거겠죠.
소득이 있어야 이자를 갚고 나머지를 생활에 쓸텐데 집도 차도 모든것이 빚이니 감당이 안되고,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인해서 점점 주저앉게 되니까요.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원금은 꼭 갚아야 한다는 거죠.
저도 이제서야 이해가 갑니다. 그런데 반지하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결혼 전 반지하 10년 살아봤는데 다시는 살고 싶은 생각 없습니다. 월세를 내는 한이 있어도 주택 1층이나 2층을 권합니다.
많이 불편하셨나봄니다.
앞으로가 문제군요... 미국의 영향으로 금리가 4-5% 되어버리면 예전의 5-6%금리 시절보다 더 비참해 질것 같습니다. 그 당시는 대출 비율이 얼마 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그때와 상황이 다릅니다. 흐흐흐
박홍균님의 글에 추가로 첨언하자면
누이(은행)도 나쁘고, 매부(개인)도 나쁜 시절이 될 내용중에
담보 대출의 담보가 되는 부동산의 자산 가치가 올라가지 않고 있고
더욱이 주 대상인 아파트는 감가상각이 되는 소모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사실이 공공연한 현실이 된다면,
은행도 감가 상각되는 담보물의 가치 재평가를 어쩔 수 없이 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 시기가 2015년일지, 2018년일지는 예측할 수 없지만, 오기는 올 것입니다.
그 시점에 담보물 가치 하락 만큼의 원금을 상환한다던지, 대출 이자가 증가할 것입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문제는 아파트 자체가 무한한 가치를 지니지 않습니다.
30~40년이면 수명이 다하게 되는 상품일 뿐이죠.
그러니 그렇게 무한 롤오버는 애초에 불가능합니다.
저층 아파트도 재건축이 어려운데 하물며 고층아파트는 과연 재건축이 가능하기는 할까요?
결국 더이상 롤오버가 안되고 청산의 날이 도래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물론 한꺼번에 청산보다는 계속해서 일부씩 청산시켜 나가겠지만...
그러니 애초에 원리금 균등상환으로 했으면 앞으로 벌어질 아비규환은 조금이라도 막을 수 있었을텐데 말이죠.
일억을 4%로 30년 균등 상환 하면 총 1억 7 천을 내야 한다는 사실에 정신이 번쩍들었습니다.
좋은 글 항상 감사드립니다.
잘 읽었습니다..주변에 대출 1억은 기본으로 아파트 들어가는 친구들이 많아서 걱정이네요~
아무리 말해도 안 되네요
ㅋㅋㅋ 충주가 1억 대출을 가벼히 여길만큼
발전 하였나 ㅋㅋㅋ
@TLDNJSTJQTJQ 아파트는 잘 짓네요
박홍균님 좋은글 감사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희 동네는 사방 3~4km 안에 입주물량이 많아서 낡은 아파트는 매매가가 떨어지고 있어요.
엊그제 은행에 갔더니 대출 연장 때문에 실랑이하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좋은 글 고맙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자본주의는 영원히 상환되지 못하는 국가부채로 유지된다.
고 지젝이 말했읍니다.
마찬가지로 개인의 경우
자동차와 핸드폰 할부없이,
카드없이,
미래소득의 현재소비없이 살아간다면 시장은 위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