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범죄 수사팀 좌천 등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검찰 인사가 인사권 남용이라고 할 정도로 상궤를 크게 벗어났음은 이미 여실히 드러났다. 그런데 직급을 역전시켜 상·하 관계로 재배치하는 황당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학의 불법 출금 사건’으로 기소된 이성윤 서울고검장에게 유리한 증언을 해준 배용원 전 안양지청 차장(현 전주지검장 ·연수원 27기)은 서울북부지검장으로 영전시켰고, 수사 외압을 적극적으로 진술한 이현철 전 안양지청장(현 서울고검 검사·연수원 25기)은 2일 자로 서울북부지검 중요경제범죄수사단 부장검사 발령을 냈다. 안양지청장-차장 관계가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지검장으로 뒤집혔다. 이런 식의 모욕을 주는 인사는 아주 심각하고 명백한 잘못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단행해선 안 된다. 이성윤 관련 진술 차이 외에는 사유를 생각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서로 범죄를 감싸며 의리를 앞세우는 조폭 같은 사조직에서나 있을 보복 행태와 마찬가지다. 이 고검장은 2019년 6월 대검 반부패부장 시절 안양지청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이 고검장은 동향 출신인 배 전 차장에게 전화를 걸어 압력을 행사하고, 이 고검장 밑에 있던 김형근 과장은 이 전 지청장에게 압력을 행사한 혐의다. 서울북부지검은 서울고검 관할인데, 피고인이 핵심 증인을 지휘하는 희한한 모습도 보게 됐다. 이 지경이니 2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권력 사유화’ 언급이 설득력을 갖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