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부산에서 서식중인 지역5부 닥치고포핸드입니다.*^^*
저번주에 귀 뒤에 지방종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여 귀 뒤쪽에 4바늘을 꼬맸습니다.
땀이 들어가면 곪을까봐서 일주일에 한두번 치던 탁구마저 못치게 되었습니다.(예전에 한번 곪아서 X고생한적이 있습니다.ㅜㅜ)
다들 그러시겠지만, 탁구를 못치게 되니 자연스럽게 탁구클럽HG의 출입이 (더) 잦아졌습니다.
최신글을 보던 중, 2017년 ITTF 공인 러버 목록에 Sanwei 의 pistol racket 이라는 러버가 있는겁니다.
'아니 pistol racket은 피스톨 그립 라켓이 아닌가, 그런데 러버 목록에 pistol racket이 있는거라면 혹시!?!?'
하고 산웨이 공식 홈페이지를 들어가봤습니다. 역시는 역시라고 했던가요, 피스톨 그립 라켓의 형태에 알맞는 형태의 러버가 새로 나온 것입니다. 딱 느낌이 왔습니다. '2주동안 이걸 만지고 놀아야겠구나...ㅋㅋ'
그러나 이것저것 따져봤을때 문제점이 많았습니다. 판매처가 산웨이 공식홈페이지 뿐이라서 러버를 살때 항상 해외배송을 받아야 하고, 러버의 가격은 저렴하지만(12$) 전형적인 중국러버(산웨이 기본 스폰지 + 타겟 탑시트) 라서 저에게 맞지 않을 확률이 99% 였습니다. 피스톨 그립 블레이드까지 새로 장만하면 최소 7만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하는데 너무 모험이다 싶어서 결국 포기하게 됩니다.
그런데 제가 또 한번 feel이 꽃이면 미련을 잘 못버리는 스타일입니다. ㅋㅋ
'이렇게 러버를 가지고 골머리를 썩힐 필요가 있나? 그냥 일반 라켓처럼 일자로 러버를 붙이는 피스톨 그립을 내가 만들자! 2주동안 할것도 없는데..ㅋ'
하고 방대한 탁구클럽HG의 방대한 네트(요즘 공각기동대가 개봉을 해서..^^)를 돌아다닙니다.
그러다가 예전에도 한번 읽고 감탄했었던 공룡님의 공룡표 피스톨 그립을 찾게 됩니다.
(출처 : http://cafe.daum.net/hhtabletennis/ALQV/1340)
아..이겁니다. 쓸데없이 복잡하지 않아서 만인지향적이고 러버를 요상하게 잘라서 붙일 필요도 없는, 가장 직관적이고 원초적인 형태의 피스톨 그립! 스마트폰으로 따지자면 애플의 아이폰, 보조베터리로 치자면 대륙의 실수 샤오미 보조베터리, 신발로 따지자면 나이키 에어포스 1 과 같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강한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일단 공룡님께 기초적인 부분을 여쭤본 뒤 자료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빵판은 마침 목이 부러진 김XX 의 나인포스가 놀고 있어서 그걸로 사용하기로 하였습니다.
(위 사진에는 잘 안보이지만 목이 부러졌습니다.. 라켓으로 엉덩이를 하도 쳐대다 보니 그만...ㅠㅠ 사진속 라켓헤드에 종단으로 그어진 선이 피스톨 그립으로 만들었을때의 러버부착면과 그립간 경계선입니다. 이상적인 헤드길이가 135mm라는 '다이스'님의 댓글을 믿고 과감하게 그었습니다.ㅎ )
자료조사를 하다보니 학생의 신분인 제가 손수 만들기에는 시간적으로나 눈치적(?)으로나 제약이 많았습니다. 마침 부산에 있는 유명한 핸드메이드 라켓 공방이 그리 멀지 않아서(고XX) 유선으로 문의를 해보니 괜찮은 가격에 위 사진과 똑같이 해주신다고 말씀해주셔서 주문제작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전에 고XX에서 피스톨 그립을 한번 구매하여 사용해 본 적이 있는 저는 알 수 없는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피스톨 그립은 셰이크보다 더 심하게 개인차의 영향을 받습니다. 손바닥의 크기와 손가락길이, 손가락 굵기, 악력 등등... 예전의 실패경험을 떠올리니 아무 준비 없이 맡기는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만의 손에 맞추라는 공룡님의 조언을 떠올리며 설레는 마음으로 저에게 맞는 사이즈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아.. 어느정도 안심이 됩니다.
종이지만 기존 라켓의 그립을 겹쳐서 잡아보니 아주 좋을 것 같다는 기대감이 생깁니다.
사진에 나와있듯이 셰이크그립보다 백핸드 백스윙시 라켓헤드가 약 70도 정도 더 돌아가주고 포핸드 백스윙시에도 라켓헤드가 완전히 밑으로 향합니다. 양핸드 모두 드라이브시 더 유리해 질 것 같습니다. 또 포핸드 타법에서는 펜홀더처럼 라켓이 밖으로 자연스럽게 까지는 형태가 되어서 포핸드 플릭을 하기가 쉬워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한가지, "그립감" 이 문제였습니다. 공룡님께서는 최소 그립두께를 24mm로 잡으셨는데 제가 생각했을때는 너무 두꺼웠습니다. 보통 셰이크의 그립이 22mm 에서 두꺼우면 24mm정도 되는데, 저는 너무 굵은 그립을 사용하면 악력이 딸려서 손목 사용이 잘 안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도저히 머리속으로는 감이 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만들어 봤습니다..
집에서 놀고있는 상자들을 보니 두께가 3mm 정도 됬습니다.
나인포스의 두께가 6mm 이니 상자 두장으로 그립을 포함한 전체 블레이드 모양을 본뜬 판을 2개 만들고
그립부분 모양만 본뜬 판을 6장을 만들었습니다.
그립판을 양쪽에 하나씩 붙여가며 손으로 잡아보았을 때 전체블레이드판 2개 + 그립판4개가 제 손에 가장 잘 맞았습니다.
자로 재보니 그 두께가 18mm 정도 되었습니다. 제 손에 맞게 안만들어보고 공룡님 따라 대충 24mm로 만들었으면 큰일날 뻔 했습니다. 24mm로 잡아보니 깁스를 한듯 손목을 사용하기가 아주 불편했습니다.
비록 상자로 허접하게 만들었지만 내 손에 딱 맞추겠다는 소기의 목적을 성공적으로 달성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공룡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멋진 그립 디자인 잘 사용하겠습니다! ㅎ_ㅎ)
첫댓글 탁구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듬뿍 담긴 장문의 글 잘 읽었습니다만..댓글이 없네요~
일단 무플 방지하는 역활도 하게되서 무척 기쁩니다~^^
제가 피스톨 그립은 써본적이 없어 뭐라 조언드리기 힘듭니다만, 닥치고포핸드님의 열정이라면 기대 이상의 위력을 발휘할거라고 감히 믿어 보렵니다.
아니면 하는 수 없구요~^^
사용후 후기도 꼭 부탁드립니다~
근데 언제 아이뒤 바꾸셨나요?
깜놀했습니다~
참 몸도 빨리 호전되시길 함께 기원합니다.
댓글 3개나 달았네요~
뿌듯합니닷~**
참참, 사진속 손이 참 고우십니다~
와 3개씩이나.... 매우 감사드립니다 0TL
저는 합법적으로 닉네임변경 신고하고 개명했습니다. ㅋㅋ
근데 닉네임은 제가 아니라 중펜전향2주차님께서 바꾸셔야 하는거 아닙니까? 전향하신지가 몇년인데..
열정 대단하시네요
이상한 열정이 가끔 생기네요.
감사합니다.ㅎㅎ
샘플까지 꼼꼼하게 만드시고..ㅎㅎ
멋진 아이가 탄생될 것 같네요.
이 모델로 첫 시타하면 셰이크라켓을 완전히 백핸드 그립으로 틀어잡은 것과 같은 포어핸드 각이 형성됩니다.
포어핸드를 자연스럽게 사용하시려면 많이 돌려잡을 수 있게 그립을 잘 조정하셔야 되는데.. 그래서 저는 24mm 정도로 한 건데.. 물론 제 손이 커서 그랬지만요.^^
아주 가벼운 목재를 사용하지 않으면 자칫 120~130g을 훌쩍 넘길 수도 있는 디자인입니다.
제것보다 많이 얇으니 걱정은 덜 되지만..
제품 오면 또 사진 올려주시고 사용 후기도 부탁합니다.
궁금해지네요.^^
속히 쾌차하시고 즐탁세계로 돌아오시길.
감사합니다. 저는 셰이크도 조금만 두꺼우면 손아귀에 힘이 들어가면서 좀 불편합니다. 손크기가 여자친구랑 비슷할정도로 작거든요.. ㅜㅜ 무게도 너무 무거워지지 않도록 신경쓰겠습니다. 마지막까지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0^ 사용 후 상세한 후기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