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한 마리
모기 한 마리가 고막을 울리며 앵앵 거리는 것이 이대로는 잠을 청할 수 없을 것 같다.
모기소리에 귀 쪽을 한대 때렸지만 다른 쪽에서 소리를 내니 부아가 나서 잠을 이룰 수 없
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전원 스위치를 누르고 눈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 초점을 맞추고
수색해 보았지만 어디로 숨어 버렸는지 찾을 수가 없다.
월남전에서 정글수색 했던 때난 무장간첩 간첩 은신처를 수색하려 산골짝을 헤매던 때처럼
잠결에 눈이 침침해졌나싶어 눈을 비비고 다시확인해도 찾을 수 없다.
미국이 아프간에서 빈 라덴 을 잡으려 해도 어는 동굴 속으로 숨었는지 찾지 못하고 죽었다
살았다 하며 무수한 속설만 남기는 꼴이 되고 말았다.
녀석이 핵을 가지고 미국을 놀리려는 북녘 땅 사람들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속수무책인 것
은 녀석은 카멜리온 같이 위장에 능숙하고 녀석의 자그마한 체구는 방안을 완전히 비우기전
에는 불가능하다. 장롱 뒤에도 숨을 수 있고 커튼 뒤에도 숨을 수 있다.
피를 빨아 먹는 놈은 암놈이며 한번포식으로 겨울을 난다는 것을 책을 보아 알고 있다.
한번은 TV를 보며 누워있는데 녀석이 팔에 붙는 것 을 발견하고 손바닥으로 내려치다
놓친 것은 빨리 공격을 했기 때문임을 알고 다음에 붙었을 때는 뾰족한 주둥이가 살에 박혔
을 때 공격을 하면 살에 박힌 주둥이 때문에 빨리 달아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영상으로 본 녀석들의 피 빠는 모양을 상상하면 뾰족한 주둥이가 살을 뚫고 소중한 나의 피
를 빨아 될 것을 생각하니 끔직하다.
침실로 들기 한 시간 전 약을 뿌리고 소탕을 하고 모기장을 친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켜 모
기의 공격을 미리 방비를 했는데 귀퉁이에 숨어 요행히 버틴 녀석이 공격해오고 있는 것이
다. 테러에 무방비상태로 있을 수는 없고 지금 이 시간에 약을 뿌린다면 잠을 다른 곳으로
잠시 나가 있어야 할 판이다.
잠에 취해 있을 때 완전히 깨고 나면 잠이 또다시 잠들기 힘들 것 같아 모기야 날 죽여라
하고 미련하게 불을 끄고 다시 잠으로 빠져드는 것이 낳을 것 같다.
잠들려 했지만 몸의 어느 부위에 앉아 아까운 나의 피로 만찬을 벌리며 겨울준비를 하고 포
만감을 누리며 나의 미련한 것을 비웃을 것 같다.
모기가 약 올리는 꿈을 꾸면서 화가나 깨어보니 모기는 없다.
자고 일어나면 피로가 풀려야 하는데 피곤한 것은 모기 때문이다.
모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니 모기가 미워지기 시작한다.
이제 날은 밝았으니 어느 곳에 서던 녀석을 잡아 지난밤의 복수를 하고 말갰다는 생각이 든
다. 지난밤에 모기약을 뿌렸는데 화장실을 빼고 뿌렸더니 잠결에 두 번 정도는 일어나 화장
실가는 버릇이 있어 화장실 다녀올 때 붙어온 모양이다.
날이 밝아 이불을 정돈하고 사방으로 수색해도 녀석이 보이지 않는다.
환기를 시키려고 창문을 여니 배가 볼록한 모기 한 마리가 얼마나 피를 빨아 먹었던지 무게
에 날지도 못하고 꼼짝하지 않는 녀석이 벽에 붙어 있다.
분명히 지난밤에 앵앵거리던 녀석이 분명하다고 단정 지었다.
죽이는 것으로 복수를 하겠다는 결심 을하고 파리채를 찾아 우뢰가 내려치듯 한방을 갈기니
배가 터지면서 벽이 빨개 젓다. 아차! 싶어 물걸레로 닦아 내어도 벽에 피 자국이 얼룽이
져 흉해졌다. 모기 때문에 잠 못 자고 열 밭아 있는데 뒤따라 온 아내는 모기 땜에 벽지 갈
아야 갰다며 역정을 낸다. 아내가 화내는 것은 모기가 죽으면서 아내에게 모기 혼이 붙어
얼굴을 지프 리 며 모질게 말하는 것 같아 아내가 모기로 보인다.
처음부터 화장실에도 약을 뿌리고 단속을 잘했으면 목에 물린 자국도 없을 테고 아내의 핀
잔도 듣지 않았을 것인 대 죽은 모기가 더 얄밉고 원망스럽다.
빈대 한 마리 잡으려다 초가집 태운다는 소리가 빈말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된 것 같다.
곤충 한 마리 때문에 아내와 오전 내도록 기분이 상한 것은 사실이다.
내가 미국 같이 크지는 않지만 모기보다는 크고 모기에게는 핵보다 무서운 화학 무기를 가
지고 있지만 작은 모기에게 당한 꼴이 되었으니 기분이 찹찹하다.
20061121 이승남
첫댓글 모기와의 전재에서 승리는 했는데 어째 뒤가 개운치 않은 전쟁을 하셨네요....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