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머 씨 이야기
좀머 씨는 소년의 집 앞을 지나간다.
비가 와도 눈이 내려도 바람이 불어도
빈 배낭 짊어지고 호두나무 지팡이를 짚고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어제도 지나갔고, 오늘도 지나간다.
어디 가느냐고 물으면 대답할 것도 없이
무얼 하러 가느냐고 물으면 쳐다볼 것도 없이
그냥 지나가고 또 지나간다.
독일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
<좀머 씨 이야기>
참 이상한 작품이다.
나는 틈나면 일자산 끝자락 천문공원에 오른다.
거기 가면 지나가는 사람들을 내려다보고 있는
석상(石像)을 만난다.
마치 그가 나인 것만 같다.
내 앞엔 무수한 사람들이 지나간다.
아저씨도, 아주머니도, 할머니도, 어린아이도...
봄에도, 여름에도, 가을에도, 겨울에도...
나는 그들을 내려다본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나에겐 좀머 씨로 보인다.
그러면 나는 소년인가?... 목격자다.
독일어로 좀머(Sommer) 는 젊음, 인생의 절정...
그런 뜻이다.
나는 세월이, 젊음이, 인생의 절정이 지나가는 걸 보는 거다.
오늘도 의자에 앉아 5670 탁구방을 들여다본다.
다산님이 지나가고 비상구님이 지나가고
똑딱볼님이 지나가고 주영님이 지나가고
보연님이 지나가고 광세님이 지나가고
연리지님이 지나가고 탄탄님이 지나가고
금란님이 지나가고 허주님이 지나가고
온리원님이 지나가고 검은기사님이 지나가고
첫정님이 지나가고 지혜안님이 지나가고
송지님이 지나가고 이바다님이 지나가고
백합님이 지나가고 귀나님이 지나가고
짱구랑님이 지나가고 민지님이 지나가고
간디님이 지나가고 최윤봉님이 지나가고
유리안나님이 지나가고 신짜오님이 지나가고..
그런데 빙글빙글 돌고 도는 여인이 있더라
아이구우 어지러워라@@.
좀머씨 이야기에서 좀머씨는
종당엔 호수로 들어가 사라지고 말지만
빙글빙글 도는 여인은 종당엔
샤워실로 들어가던데
허주님은 그 여인이 누구시냐고 묻더라
탁구는 안 하고 별걸 다 묻는구나.
좀머는 젊음, 인생의 절정, 그런 뜻이다.
다른 거 묻지 말고 탁구나 열심히 하자.
첫댓글 오늘도
글로써 표현을 잼나게 해주신
선배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네에, 오늘도 팀 관리에 수고 많이 하셨어요.
고맙습니다.
마 씨앗도 맛있게 먹었고요.
옳은 말씀 입네다. 근데
난 또 "허주"님께서 어떤 여인을 보시고 그러시는 지
주목했다닌까요.
허주님이 어떤 여인을 지목하고 그런소리 하는지는 허주님만 알겠지요.ㅎ
역시 선배님 께서는
작가님이시라
글을 잼나게 잘 쓰시네요 ~
서배님 글에 머물다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