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오 때면 강릉 관노가면극이 벌어진다.
諧謔이 넘치고, 개그가 관객을 압도한다.
주로 하층민이 양반이나 관리들을 비꼬는 내용이 많다.
국가 중요 무형 문화제 제13호로 지정되어 있다.
춘추시대 각국은 궁정에다 외빈 접대를 위한 연예인단을 두었다. 이 연예인단의 단원을 우령(優伶)이라 불렀다.
<사기> <골계열전>은 이런 궁정 연예인들의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권력자 앞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날카로운 풍자로 직언을 해대는 이들의 모습은 정말 신선하고 통쾌하다.
강대국 초나라 궁정에 우맹(優孟)이라는 우령이 있었다. 그는 늘 유머와 풍자, 위트와 해학으로 궁궐에 웃음이 넘치게 했다. 어느 날 장왕이 극진히 아끼던 말이 죽었다.
왕은 좋은 나무로 짠 관에 후하게 장례를 치르라는 황당한 명령을 내렸다. 주위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지만 장왕의 엄명인지라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
이때 우맹이 장왕의 집무실로 뛰어들어와 그런 식으로 장례를 치러서는 안 된다고 목청을 높였다. 갑작스러운 우맹의 발언에 장왕은 일단 화부터 내고 봤다.
우맹은 왕께서 얼마나 아끼던 말인데 그렇게 형편없이 장례를 치러서는 안 된다면서, 나무관 대신 대리석을 깎은 석관을 마련하고 주변 제후국에 부고장을 돌려 날 잡아 성대한 장례식을 치러야 마땅하다고 했다. 이 어이없는 제안에 모두들 어안이 벙벙해졌다.
우맹은 단호한 목소리로
“그렇게 해서 우리 왕께서는 사람보다 말을 더 아끼신다는 사실을 만천하에 알려야 합니다”
라고 했다.
이에 장왕은
“내 잘못이 그렇게 크단 말이냐”
라며 자신의 명령을 취소했다.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연예인들이 공영방송의 부당한 처사에 맞서 용기있게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의 용기 뒤로 2600여년 전 우맹의 호쾌한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그리고 관노가면극을 통한 하층민들의 개그가 넘실댄다.
‘역사상 옳은 길은 한 번도 편했던 적이 없었다’
는 말로 이들을 위로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