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초등 신입생, 3년새 7만 → 6만 → 5만 명대로
저출산에 최근 5년새 24% 급감
전국 입학생도 처음 30만명대 될듯
“초중고 통합운영 확대 등 대책 시급”
“우리 교실 어떻게 생겼나” 2024학년도 초등학교 신입생 예비소집이 시작된 가운데 3일 부산 해운대구 송수초를 찾은 예비 초등생들이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창문 너머 교실을 들여다보고 있다. 저출산 심화로 올해 서울 초교 입학생은 6만 명 아래로, 전국 초교 입학생은 40만 명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산=뉴스1
올해 서울 초등학교 신입생 수가 처음으로 5만 명대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6만6324명)보다 10.3% 급감한 것이다. 강서구 서울개화초와 강남구 서울대청초는 2년 연속 신입생이 10명대에 그쳤다.
3일 서울시교육청은 2024학년도 관내 초교 취학 대상자 수가 국·공·사립을 통틀어 총 5만949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취학 대상자는 입학 전해 10월 1일 각 주민센터가 발송하는 취학 통지서를 기준으로 집계한다. 이사, 해외 체류, 대안교육 등을 감안하면 매년 실제 입학생은 취학 대상자의 90% 내외였다.
서울 초교 취학 대상자는 2019년 7만8118명에 달했지만 최근 5년 동안 23.8% 감소했다. 서울 강서구 개화초는 지난해 실제 입학생이 16명으로 서울에서 가장 적었는데, 올해는 14명으로 2명 더 줄어든다.
학령인구의 가파른 감소세는 전국적인 현상이다. 올해 전국 초교 입학생은 처음 40만 명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2019년 출생아는 30만2676명에 불과해 2026년 초교 입학생 수는 20만 명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출생아는 2019년보다도 22.3% 줄어든 23만5039명으로 역대 최저였다.
전문가들은 초중고교 통합 운영을 확대하는 등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문을 닫는 소규모 학교가 늘면 주변 지역이 황폐화되면서 지방 소멸을 앞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교가 사라지면 지역 공동화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며 “초중고 학제는 그대로 두되 비용 절감을 위해 행정·시설을 통합 운영하는 ‘이음학교’를 지역별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울 송파구에서 중·고 통합 모델을 시도 중인 일신여중과 잠실여고가 이음학교의 대표적인 사례다. 서울시교육청은 전교생 수 240명 이하인 초교, 300명 이하인 중고교 등 소규모 학교의 통폐합 계획을 담은 ‘적정규모학교 육성 정책’을 올 상반기(1∼6월) 중 발표할 계획이다.
최훈진 기자, 이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