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은 인천공항 1터미널… 1조 원 들여 싹 바꾼다
88개 시설물 내구연한 지나고, 유지보수 비용도 만만치 않아
구역 재배치로 여객 동선 최소화… 3차원 엑스레이 보안검색 장비 확충
연간 여객 수용능력 6000만 명 예상… 3조6500억 원의 경제 효과 기대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에서 항공기 탑승을 앞둔 여객들이 출국에 필요한 수속을 밟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제공
2001년 인천국제공항이 문을 열 때부터 사용된 제1여객터미널에 대한 대규모 시설 개선사업이 올해부터 시작된다. 1터미널을 지은 지 20년이 넘어 대부분의 시설이 낡은 데다 매년 엄청난 유지보수 비용이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3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1터미널에 설치된 기계, 통신, 배관, 전기, 수하물 처리 시설 등 100종류에 이르는 설비 가운데 88개(84.6%) 시설물의 내구연한이 지났다. 2030년에는 모든 설비가 내구연한을 초과한다.
이들 설비를 유지보수하는 데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2001년 40억 원에 불과했던 유지보수 비용이 2020년 601억 원으로 늘었으며 2030년에는 1642억 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싱가포르 창이공항을 비롯해 경쟁 공항들이 최근 시설과 운영 시스템 개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공사는 2033년까지 1조여 원을 들여 1터미널 종합 개선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사업의 목적은 ‘스마트하고 재미있는 친환경 문화예술 공항’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다. 현재 1터미널 개선사업에 필요한 설계 공모를 진행하고 있으며 당선된 설계회사는 4월부터 운영 현황 등을 조사한 뒤 사업 범위를 결정하게 된다.
인천공항공사는 개선사업을 운영과 인프라 분야로 나눠 여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운영 분야는 안면 인식 시스템 등과 같은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도입해 여객들의 수속 절차를 전면적으로 개편한다. 체크인 시설과 여러 곳으로 분산된 출국장, 여권심사구역, 보안검색구역 등을 다시 배치해 여객의 동선이 더 편리해진다.
세계 주요 공항이 보안 시스템을 강화함에 따라 3차원 엑스레이 시설 같은 보안검색 장비도 확충된다. 1터미널 중앙에 있는 밀레니엄홀을 상업과 문화가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으로 바꿀 예정이다.
인프라 분야는 내구연한을 초과해 운영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는 수화물 처리 시설과 통신, 기계, 배관, 전기 등 대부분의 시설을 보완하거나 교체할 계획이다. 여객의 생명과 직결되는 지진과 화재 등에 대비한 시설은 1990년대 기준으로 설계돼 있어 보강하기로 했다.
인천공항공사는 개선사업이 시작되면 3조6500억 원에 이르는 경제적 효과와 1만9000명의 고용 창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업이 마무리되면 1터미널의 연간 여객 수용 능력은 현재 5400만 명에서 최대 6000만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개선사업 기간에 여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만들겠다”며 “사업이 마무리되면 1터미널은 첨단 스마트 장비와 차별화된 서비스가 도입돼 20년 이상 안정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