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보호사의 봉사란 참 어려운 것이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상대의 기분은 물론 때로는 나의 자존심까지 송두째 뭉개져 버린듯하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다고 자신의 몸이 불편하여 맘대로 움직일 수 없으니
그런 짜증이 난다고 마음을 다지지만............
때로는 참 불쾌 할 때도 있다.
처음 이일을 할 때에는 나로 하여금 한사람이 기쁨을 느낄수 있으며
짧은 시간이나마 생활의 불편을 잃고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면
어떤 것도 감수하리라 생각했지만 그게 잘안됨을 요즈음은 느낀다.
돌아오는길에 미리네 다리에 휠체어를 탄 노인 한분은 만났다.
오는 사람 가는 사람을 쳐다보며 앉아 있는 모습이 너무 쓸쓸해 보였다.
"할머니 어디 다녀 오셨오" 하고 말을 붙여봤다,
"뭐라고, 귀가 어두워서...."
"어디 다녀 오시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니 애들이 나가지 말라고 했지만 너무 심심해서 나왔어 이렇게 앉아 있으면
오가는 사람들이 욕하겠지만.............."
"누가 욕해요, 이렇게 나와서 바람도 쏘이고 오가는 사람들도 구경하면 좋지요 뭐"
" 자신이 움직일 수 있을 때 부지런히 움직여 주는 것도 좋지요"
"연세가 몇이예요,"
"뭐라고, 내가 이렇다요, 잘 안들리니"
"나이가 몇살이냐고요?"
"90살, 왜 이리 나이가 되도록 안 데려 가는 걸까?"
"사는 날까지 즐겁게 살아야지요"
"우리 친정 어머니도 94살인데 지금 살아계셔요," 하며 내가 손가락을 펴 보이니
"그래 걸음은 걷고"
"허리가 굽어서 그렇지 도량 출입은 해요"
"왜 데려가지 안데려가고, 무심한 하느님이요!"
인간은 나이들면 늙고 늙으면 병들고 병들면 움직일 수 없다,
그런 삶일지라도 삶은 삶인것을...........
언젠가는 누구나 다 걸어야 할 길이지만
나만은 비켜가겠지 생각하지만
나도 언젠가는 저 길을 가야한다.
늙어 병들면 외롭고, 쓸쓸하고, 쪼그라드는 모습을 그려보면
많이 행복하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즐겁게 살아갈 수 만 있다면
허나 그것 또한 하느님을 뜻이라면
우리는 겸손이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누군가에게 즐거움을, 기쁨을, 행복을 주고 싶은데.............
그런 마음으로 내가 요양보호사의 자격을 획득했는데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받은 사람은 그걸 잘못인식하고 있는듯하다.
음식에는 웬 미원을 그리도 많이 치는가?
왜 그리 많이 냉장고에 넣어두는가?
자식들은 자식들 대로 삶이 있는데...........
오늘도 피곤했지만
돌아오는 길에서 만나는 할머니 외로운 모습에서
먼 날의 우리들의 모습을 본듯한 기분에서
피로도 싹 가시는 그런 나를 보고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