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은지를 치앙마이 공항에 데려다주는 마음이 참 답답했습니다.
선교사로 외적인 사역은 멋지게 하고 센터도 멋지고 차도 멋지지만 실제 삶은 하루하루 거지처럼 살아가는 모습이 참 싫습니다.
모든 선교사와 사역자가 다 어렵겠지만... 파송교회없이 학생들과 신학생 모두 17명을 데리고 사는 것 그자체가 사실 힘든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아내는 한국가서 20여일 있지요.... 그것도 제가 마음이 허락하고 마음이 편안한 상황에서 가는 것이 아니라 해마다 문제가 있을때마다 한국에 가니 참 마음이 답답하고 .... 은지는 비자문제로 한국가야 하는데 비행기표값이며 서울 오늘이 영하 15도로 가장 춥다고 하는데 혼자 겨울 잠바 하나없이 보내는 마음도 참 비참하구요. 거지같이 살는 제가 싫고 아이들한테도 많이 미안하죠.
우리가 기도하면서 믿음으로 산다고 하는데.... 내일 천밧이 필요한데 내일 천밧이 생기고, 3천밧이 필요한데 내일 3천밧이 생기면 얼마나 좋습니까? 그러나 실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넉넉할때가 있고 궁핍할 때가 있어요.
어제 치앙마이도 부랴부랴 주변 선교사님에게 돈 구해서 갔구요.... 늘 이런 삶이 자주 반복됩니다.
어제 은지 혼자 보내기가 너무 걱정이 많이 되어서 기도도 많이 했지만 정말 선한 도움이 있었습니다.
은지도 이제 중1이니 태국어가 되지만 그래도 비행기 수속 혼자해야 하고 비행기 혼자 타고 가는 일이 많이 스트레스였죠.
좋은 사람 만나게 해달라고...좋은 분 만나서 우리 아이 부탁할려고 했죠.
어제 비행기표 수속하면서 주변을 보니... 세상에... 비행기 출발은 밤 10시라서 은지,은총이, 은비 우리 가족 먼저 저녁을 먹었습니다. 치앙마이 공항바로 옆에 백화점 하나 있습니다. 5분 거리죠. 거기서 저녁식사하고 공항에 갔는데.... 신기하게...아니 신기한게 아니라 바로 백화점 그 넓은 그 많은 식당가운데 바로 저희가 먹던 식당의 바로 옆자리에서 식사하던 한 분의 여자분을 만났습니다.
저녁먹으면서 바로 제 옆에 있었죠. 그때는 서로 모르고 이야기도 하지 않아서 .... 한국분인가? 중국분인가? 했는데.... 제주항공 표를 끊는 것을 보고 물어봤더니 인천간다고 합니다. 너무 놀랐죠. 그 여자분도 저를 기억하더라구요, 바로 30분전에 옆 자리에서 식사했거든요.^^ 같은 비행기 인천가는 분이였습니다.^^ 할렐루야!
그래서 우리 은지...잘 부탁한다고.... 혼자 간다고. 인천공항 까지 같이 가주시면 엄마가 기다리고 있다고....
표를 끊고 보니 세상에 그 여자분의 좌석과 같은 줄로 배치가 되었습니다. 일부러 부탁한 것도 아닌데 그 여자분과 같은 줄로 비행기 좌석이 나왔습니다. 깜짝 놀랐죠.
어떤 것은 지극히 작은 것에 놀라는 사람이 있구요 지극히 작은 일인데도 감사하는 사람이 있는데
어제 저는 이 일을 보고 소름이 돋고 눈물도 핑 돌고.... 나이가 마흔살이 넘은 아저씨가 그것도 선교사가 뭔 애기같이 눈물이 많냐고 하지만.... 마음이 상하고 상한 상태에서는 작은 기도소리, 작은 찬양 가사 하나에도 가슴이 터집니다. 아시죠?
마음이 상하고 상한 상태에서.... 바로 저녁 먹던 그 장소의 사람이 한국 분이고 같은 비행기를 타고 또 부탁을 하고 보니 같은 비행기 줄에 앉고가니....이 작은 일들이 전혀 작은 일들이 아니라더라구요.
하나님의 음성을 듣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제 마음에 깊은 울림이 있었습니다.
'봐라....너는 고작 한푼 돈가지고 물질가지고 실망하고 원망도 하지만 우리는 돈보다 더 소중한 것으로 너를 입히지 아니하느냐?
돈보다 소중한 것......이런 손길과 배려까지 우리가 인도하지 아니하느냐.... 넌 뭐가 더 소중하니?'
참 남자는요....자꾸 나이가 들어가면 갈수록 여자 같아 진다고 하던데... 이렇게 까지 세심하게 눈동자처럼 인도하시는 손길을 보니 눈물이 앞을 가리구요.... 사실 돈 보다 더 소중한 것은 은지가 안전하게 길 잃지 않고 한국에 도착하는 것이 사실 더 중요한 문제잖아요. 그런데 우리 아버지는 이렇게 작은 일까지 다 세심하게 다 인도하는데 저는 다른 것으로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더 소중한게 뭔지 알게되는 밤이였습니다.
한푼의 돈보다 이렇게 보이지 않지만 지극히 작은 것 세밀한 것까지 다 챙겨주시는 아버지의 손길이 정말 더 소중하구나 깨달았습니다.
주님.... 더 소중한 것을 바라보고 깨닫는 눈을 주시옵소서.
은지 오늘 한국 잘 도착하고 비자 만들고 17일 돌아올 예정입니다. 그 돌아오는 길도 평강을 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