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오늘은 어제보다도 기온이 더 쌀쌀해 진 듯하다
오늘 최저기온이 5도, 최고기온이 15도라고 한다
방안의 온도가 30도가 넘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오늘은 23도로 떨어졌다
가을이 깊어간다
어제 갑자기 책을 좀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책을 언제 읽었는지 기억에도 없다
책장에 가서 남아있는 책 들을 훑어본다
아직 보관하고 있는 책 들 중에 겉표지를 싼 책 들이 보인다
오래 전에 산 책 들이다. 요즘은 책 표지를 싸지 않는다
그 때가 88올림픽을 했던 시절이라고 생각되는데
회사가 소공동 한국은행 옆에 있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산책도 할 겸 시청앞에 있던 서점
태평서점이란 곳엘 자주 들렀었다
나이가 젊기도 했고 이런저런 일에 관심이 많을 때다
지금처럼 컴퓨터도 인터넷도 없던 시절 얘기다
기껏해야 사무실에 구닥다리 초저속 컴퓨터가 있었고
돗트프린터라고 짜라락 거리는 소리가 요란했던 프린터
돌아가는 소리가 요란했던 그런 시절이다
그 것도 주로 경리부 직원만 사용했었다
컴퓨터 명령어도 도스라고 해서 일일이 자판을 두들겨
입력을 해 줘야하는 그런 시절이었다. 까만 바탕에...
이후 윈도우가 나왔고 클릭만 하면 모든게 해결됐다
지금은 윈도우에 초고속인터넷에 동영상에
전 세계인 들이 유튜브로 교류하고 통신한다
자연히 지적인 요구는 책을 통해 채울 수 밖에 없었다
만약에 시청앞의 태평서점에 책이 없다고 하면
광화문에 있던 교보문고까지 걸어서 다녀 오기도 했다
참 책을 많이 읽었던 시절이다
교보문고에 가면 묵은 책들을 아주 싸게 팔았다
통로에다가 좌판을 설치하고 책을 쌓아놓고 팔았다
책 옆구리에다가 스탬프로 1000원이라는 표시를 하고
거의 쌓아놓다시피하고 헐값에 책을 팔았다
거기 머리를 디밀고 열심히 책을 고르기도 했었다
1000원을 주고 샀던 책 "광기의 인간학"
한양대 정신과 김광일교수님이 쓰신 책이다
나중에 내가 항우울제 프로작을 마케팅하면서 직접 만났뵜었다
그 책의 내용이 아주 좋았었는데 지금도 기억하는 대목이 있다
우리 주위에 무골호인이라고 불리우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정작 본인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한다
본인이 스스로 삭혀야 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는 절대로 스스로 사라지는 법이 없다고 하였다
따라서 이런 무골호인 들 중에 고혈압환자가 많다고 하였다
한 사무실에서 함께 근무했던 대학 4년 선배가 그랬다
정말 좋은 분이었는데 88년도에 고혈압으로 쓰러져 사망했다
장례식장이 조문객 들로 인산인해였다
나를 끔찍이 아껴 주셨던 좋은 선배였다
이후로 한 5년인가? 제삿날마다 참례했었다
각설하고...
그 시절에는 책을 사게되면 바로 책을 싸서 주는게 통례였다
책이 해지지 않도록 자기들 상호가 인쇄된 종이로
깔끔하게 책을 싸서 내 주는게 보통이었다
그게 싫으면 책을 싸지 말라고 따로 부탁을 해야했다
내 책장에 그 때 그렇게 표지가 싸진 책 들이 가지런히 꽂혀있다
조화유 생활영어 시리즈, 민병철 생활영어 시리즈,
하워드 최의 미국영어 그대로 시리즈,
로버트 박의 Hollywood Style "Conversation" 시리즈
에두아르드 훅스가 지은 풍속의 역사 시리즈
이병주 씨가 쓴 세계문화사 시리즈 등등
훑어보니 영어회화 책 들과 역사관련 책 들이 즐비하다
뒤적거리다가 풍속의 역사 4편을 들고 왔다
근세와 현대 부분의 역사를 적은 책이다
예전 책 들을 보면 글자가 아주 작다. 눈이 좀 피곤하다
요즘은 글씨도 크고 넉넉하게 띄워쓰기를 해서
독자 들이 피곤하지 않게 읽을 수 있도록 배려를 했다
대신 페이지 수가 늘어나고 책값이 인상됐다
먹고 사느라고 읽었던 전공서적 들은 거의 다 버렸다
두껍기도 하거니와 기술의 발전이 너무 빨라서
이미 구닥다리 이론과 기술이 돼 버렸기 때문이다
책장 공간이 모자라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도 아직 한 구석에는 책 들이 마구잡이로 쌓여있다
최근에는 아니지만 과거 80년대 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인쇄업계의 활자 들이 거의 일제였다고 한다
일본에서 만들어진 활자를 수입해다 썼다고 한다
명조체, 고딕체 등등. 신문사 들도 그랬다고 한다
급하게 인쇄물을 만들 경우 인쇄소에 가면 글자를 하나씩
제판에다 심는 사식업체 식자 작업 담당직원이 있었다
지금은 모두 컴퓨터로 손쉽게 작업을 한다
수많은 디자인업체 들이 저마다의 글자체를 개발하고 있다
컴퓨터에 들어가 보면 이미 많은 글자체 들이 올려져 있다
추가로 다른 글자체를 쓰고 싶다면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많은 글자체가 검색된다
나는 아들한테 얻은 윤고딕체를 선호하는 편이다
명조체도 나눔명조체가 예뻐서 그 글자체를 즐겨 쓴다
어떤 글자체는 돈을 주고 사서 써야한다
안 그러면 특허권 위반으로 곤욕을 치를 수도 있다
책을 한 권 읽어볼까 생각하고 책을 고르러 갔다가
또 이렇게 횡설수설하고 있다
옛날에 샀던 표지가 싸인 책을 보면서 세월무상을 느낀다
벌써 35년 전 얘기가 돼 버렸다
종이색깔도 누렇게 변했고, 글자체도 아주 작고
책값은 아주 쌌던 시절이다
그렇지만 내용은 아직 그 때 그대로다
그 당시 인기있었던 역사 이야기, 서양역사, 세계문화사
내게 세계를 볼 수 있는 눈을 트이게 해 준 책 들
그 때 열심히 읽었던 책 들 덕분에
편향되지 않은 역사의식과 세계관을 심을 수 있었다
한반도 안에 갇혀서 우물안 개구리처럼 좁은 시야로
반일과 국수주의에 온통 함몰되어 있던 당시
그래도 세계로 향한 열린 눈을 뜰 수 있게 해 준 책 들
그래서 아직도 그 책 들을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른 책 들은 거의 다 치웠는데도 아직 책장에 꽂혀있다
주로 세계적인 역사에 관한 책 들이다
책 읽기 좋은 이 계절에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
에두아르드 훅스의 풍속의 역사가 참 재미있다
첫댓글 책을 멀리한 지 꽤 오래 됐는데 다시 가까이 하기도 어려울 듯합니다. 어느새 손가락 하나로 필요한 것들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됐고 그런 습성을 바꾸기 어려울 것 같아서 그렇습니다.
누구나 다 비슷비슷 하겠지요
그래도 한번 읽어보려 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청솔님~
항상 배움의 길을 이끌어 주시네요.
서재에 책이 가득 있는 집 부러웠습니다.
저를 위한 사온 책은 시집 몇권에 불가합니다.
대여를 하고 서점에 가서는 몇시간 동안
공짜로 읽고와 책 내용을 쓰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알고 싶은 것들이 유튜브를 통해
많은 정보들 입니다.
글씨 색갈도 예뻐 딱딱한 고딕체보다 멋스러운
명조체도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그런 집 들이 부러웠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담임선생님 댁엘 갔었는데
책장에 세계아동문학전집이 가득했지요
저랑 동갑짜리 여학생이 있었는데
참 부러웠습니다
소공자, 소공녀, 보물섬,
그런 책 이름 들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요즘도 교보문고에 가 보면
서서 책읽는 분 들 많습니다
저는 국립중앙도서관에 가서
책을 많이 읽었습니다
각종 잡지류, 좋은 신간서적 들이
거의 다 들어와 있습니다
책을 골라서 보기에도 좋게 진열돼 있지요
요즘은 인터넷에 책 소개도 많이 하고
책 내용을 요약해서 올려놓기도 하지요
유튜브를 통해서도 정보를 접하게 되구요
댓글 감사드립니다
책이든뭐든 멀리하니까. 멀어지네요
할일없는. 노후엔. 다시뭐든 취미를 찿아야 겠더라구요
책과. 가까이하실. 좋은생각 입니다
머리도 몸도 많이 신경을 쓸때인듯 합니다
책많이보시고. 건강하세요
뭐든지 멀리하면 멀어지지요
자꾸 가까이 접해야 합니다
저도 책을 멀리한지가 오래 됐습니다
책을 산지는 언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출판사들 뭘 먹고 사는지...
묵은 책이지만 다시 읽어 보려고 합니다
댓글 감사드립니다
청솔 선배님의 말씀에 공감 합니다.
인터넷을 보며 책을 읽는 것 보다
책을 읽는 것이 저는 더 편합니다
책표지 곱게 하던 때가 참 그리워집니다^^
인터넷과 책은 다르지요
맛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싸던 시절이 있었지요
학교 다닐 때에도 그랬습니다
학년을 올라가고 새 책을 받게 되면
일단 책표지를 다 쌌지요
묵은 달력으로 싸기도 하고
책싸는 종이를 따로 팔았지요
옛날 애기입니다
감사합니다
청솔님은 독서도
많이 하시는 분 같아요.
전 즐기진 않지만
청솔님 글 읽으면서
저 쪽에 잠자고 있는
책 한번 이 가을에
친구해 보렵니다
늘 감사합니다.
아이고 지금은 전혀 아닙니다
예전엔 책을 좀 읽었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도서관엘 거의 매일 다녔습니다
코로나 이후로 발을 끊었지요
이후로는 컴퓨터하고만 놀지요
동행카페에도 가입했구요
책 읽기 좋은 계절이 왔습니다
감사합니다 ^^*
직장 퇴직하기 일년 전 부터 인가
고도원의 아침편지에서 좋은 책이라며 매일 세 권의 책을 추천하길래
퇴직하면 심심할 때 독서하며 시간 보낼 거라고
추천도서를 서점에 가서 100여권을 샀었지요
그 책 들 지금도 책장에 꽃혀 있는데
살펴보면 거의 읽은 것 같긴 한데 몇 권은 아직 읽어보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읽었다고 하지만 책은 깨끗하고 새 책 같아서 버리기도 아깝고 해서
근처 공공도서관에 기증하려고 문의했더니
그곳에는 책을 새로 구입하기는 하는 데 기증은 받지 않는 다더군요
그곳에 책 빌리러 가 보면 저가 갖고 있는 것 보다 훨씬 오래된 헌 책들도 많던데
책을 기증받지 않는다고 하여 의아했습니다
이 책을 쓰레기로 버리기도 아깝긴 합니다
요새는 인터넷 때문에 책 읽기는 시간이 적어지네요
100여권의 책을 한꺼번에 사셨다니 대단하십니다
거의 읽스셨다니 그 것도 대단하시구요
공공도서관에서 기증도서는 사절이로군요
오래된 책 들 많지요
요즘은 인터넷으로 독서하는 시대입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뭐든지 다 나오지요
저도 인터넷으로 즐겨 검색합니다
게다가 요즘은 비디오 전성시대라
컴퓨터로 각종 그래픽, 사진, 동영상 등으로
책보다 훨씬 좋은 자료 들을 검색하지요
저는 인터넷으로 하는 독서도 독서라고 봅니다
다만 책으로 읽는 것과는 또 다르겠지요
인터넷과 책의 장점을 살려서 사용한다면
전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얻으리라고 봅니다
긴 댓글 감사드립니다 ^^*
청솔님의 책을 통해서 많이 배우고
갑니다 독서의 계절 저도 몇권 사야겠습니다
네 책 읽기 좋은 계절입니다
책 속에 길이 있다고 하지요
아는 것이 힘이라는 말도 있구요
감사합니다
7080세대 이후,
책에 몰입하는 풍조는 사라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사이버 검색만으로는 제대로 된 지식을 못 얻는다는 것입니다
역시 깊은 학문은 책을 파고 들어야 하는데,
청솔님은 책을 많이 읽으시고,
독서에 조예도 깊으시군요?
아이고 그럴 정도는 아니구요
은퇴 후 한동안 도서관엘 다녔습니다
코로나로 출입금지가 됐지만요
거의 폐관하다시피 됐습니다
지금은 모르겠습니다
거기 가면 개방형으로
책이 진열돼 있어서
거의 무한정 독서가 가능합니다
책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천국이지요
구내식당도 아주 훌륭합니다
국립중앙도서관이 그렇습니다
서초구 성모병원 맞은 편에 있지요
제가 사는 곳에서 아주 가깝습니다
난 요즘 거의 매일 도서관 가서 박완서 작가책을 다 읽어보구 있습니다(집에선 집중이 잘안됨) 신문연재소설이었던 휘청거리는 오후 나목 도시의 흉년 엄마의 말뚝 등등 수십권인데 읽은것 안 읽은것 다 정독 하려 합니다 사람 맘속에 들어갔다온것 같은 필치가 너무 좋고 우리시절 정서에 딱 맞아서일까 읽을때 마다 잔잔한 감동 입니다 토지도 다시 읽어보구 싶은데 너무 방대해서 엄두가 나질 않네요 내가 좋아하는 자리에 앉아서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책 보는 재미는 요즘 나의 행복 이랍니다
독서를 좋아하시는군요
박완서 작가를 좋아하시는군요
예전에 절친이 박완서씨 이웃에 살았습니다
구리시 아천동이라는 곳인데
워커힐에서 과히 멀지 않은 곳이죠
주부로서 비교적 늦은 나이에 등단한 작가
좋은 작품들 많이 쓰신 분이시죠
토지는 대학생 시절에 문학잡지에 연재됐지요
학교 도서관에 가서 읽던 생각이 납니다
길상이라는 이름 하나만 기억나네요
행복한 독서 이어가시길 빕니다
감사합니다
전공서적들 지금은 읽지 않고 많이 변했지만
책장에 몇권은 간직 하고 있답니다 우리아이들은요
많은 지식의 보고는 역시
책 이라 할수 있지요
청솔님의 학구적인 글들
보며 독서열의 무궁무진을
알수 있는듯 합니다
저도 전공서적 중에 몇 권은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 Feeds and Nutrition이란 책이 있는데
사료와 영양이라는 뜻입니다
엄청나게 크고 두꺼운 책인데요
들기가 어려울 정도로 방대한 책입니다
축산에서 가장 중요한 영양과 사료에 관한 책
거의 백과사전 수준이지요
맞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피와 살이 되는 글 들
책 속에 길이 있고 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고 저야 그저 겉핥기 지식이지요
뭐 하나라도 똑 부러지는게 없습니다
제 전공 빼구요
늘 후하게 봐주셔서 무한감사드립니다
편안한 일요일 보내시길 빕니다
소공자, 소공녀, 보물섬.
이 책을 보니 어릴 때 감회가 서립니다.
그리고 한국 문학전집 동서문화 출판사인 세계 문학전집 철학서 조금.
지금은 점점 읽기가 안됩니다. 그래도 사기는 열심히 사들이죠.
오래 만에 책에 대해 글을 올립니다.
네 어려서 많이들 읽는 책들이지요
문학서적은 전집류가 많았지요
철학서도 읽으시는군요
아직 책을 사신다니 대단하십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