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앗이로 살다보니 따로 월동 준비를 하지 않고 살고 있습니다만 우리시대는
연탄을 이 백장쯤 들여다 놓고 김장은 무조건 했습니다. 딸내미 대입 시험과
학원 이사문제로 서울을 들락거리면서 경비가 솔솔 합니다. 마지막 남은 비빌
언덕 포천 누나를 찾아갔는데 매형이 반겨줘서 하룻밤을 사치스럽게 지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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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가 싸준 김장김치 두 통을 가져왔으니 저도 엄동설한에 월동준비는 한 셈입니다.
탈탈 털어 냄비 밥을 짓고 김장 김치가 담겨진 빨간 고추장 통을 열어보니 눈물이
날 지경입니다. 에스더가 알아서 잘 하고 있는데 학원 이사를 해놓고 보니 인테리어
문제가 하루 종일 신경이 쓰입니다. “걱정 시키는 게 너무 미안해서. 얼른 씩씩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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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 부러진 어른이 되고 싶은데 사실 많이 약해서 , 걱정시켜서 미안해. 그래도 난
엄마든 아빠든 나는 너무 걱정 말고(아빠 말대로 난 경쟁력 있는 인간이야), 본인들
행복했음 해. 짐이 되고 싶지 않은데 참 인연이 이상해. 미안해 고맙고. 아빠 난 늘. 응.
내일은 그냥 밝게 봅시다(2018.11.25.sun). “ ”원장님에게 기다려지는 통화만 하고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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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이 있답니다. 요샌 카 톡이나 문자로 코드가 바뀐 것 쯤 애비도 알고 있습니다.
해서, 님이 원하는 데로 맞출 것입니다. 제발 내치지만 마시라. “ 기집 애, 기어이 애비를
울리고 맙니다. 그래 이제 너의 시대구나. 딸아, 펄펄 날거라. 아빠는 그거면 됐다.
퇴근 하고 비주얼이 형편없이 찌그러진 토네이도를 타고 극장을 찾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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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요금이 5천원이냐고 물었더니 문화의 날 프로모션을 한다고 했습니다.
수출100억불 달성, 박정희, 김영삼, 벽보에 붙인 대선 후보자 이회창 김대중, 이인제,
빛바랜 사진들이 인트로를 10분 쯤 장식하면서 증권 회사 상황판이 어지럽게 지나갑니다.
'아시아의 네 마리 용'으로 불렸습니다. 물가는 안정됐고 실업률은 사상 최저, '선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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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인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가입했으니 당연히 경제 선진국에 진입했다고
자축했습니다. 그로부터 채 1년이 되지 않은 1997년 11월 21일 한국은 IMF에 구제
금융요청을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12월 3일 IMF는 한국에 550억 달러 긴급지원 협정을
체결했고 아무도 예고하지 않았던 경제 재난이 시작됐습니다. 이후 한국의 경제 체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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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뀌었고 IMF 사태가 빚어낸 부작용은 현재까지 유효하다는 것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일
것입니다. 각본을 쓴 엄 성민 작가는 실제 IMF 협상 당시, 비공개로 운영됐던 대책팀이
있었다는 기사를 보고 작품을 구상했다고 합니다. 국가 부도까지 남은 시간 일주일을
배경으로 위기를 막으려는 자와 이를 이용하려는 자, 위기에 베팅하는 자, 회사와 가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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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키려는 평범한 자까지, 크게 세 줄기로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펼쳐냈습니다. 김 혜수, 유아인, 허 준호는 믿고 보는 배우들입니다.
대한민국의 경제 대호황을 모두가 믿었던 그때,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 시현(김혜수)
은 국가 부도 사태에 직면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냅니다. 정부는 뒤늦게 비공개 대책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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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립니다. 경제 위기를 예감한 종합금융회사의 '금융 맨' 윤 정학(유아인)은 "위기에
투자하겠다."는 일념으로 사표를 제출하고 국가 부도의 위기에 투자하는 역 베팅을 합니다.
이런 상황을 모르는 하청 공장의 사장이자 평범한 가장인 갑수(허 준호)는 대형 백화점과의
어음 거래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말았습니다. 이때 저는 호박 죽 대리점을 때려치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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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유리 외삼촌댁에서 렌터카 일을 도우면서 일당을 받았을 것입니다. 삼촌이 지입 택시로
사업을 일으켰기 때문에 저도 가끔 저녁 타임을 영업용 택시를 끌고 영업을 했는데 손님
들이 영삼이가 나라 말아먹었다고 난리 난리를 치던 것이 생각이 납니다. 허 준호는 실미도
찍을 때 조교로 강한 인상을 주었는데 동네 아저씨도 잘 어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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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하려고 아파트 난간에 올라갔다가 벽에 붙어진 아이들 그림을 보면서 우는데
남의 일 같지 않아서 저도 눈물이 나더이다. 국가 부도까지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
에서 한시현은 위기 대응 방식을 두고 재정 국 차관(조 우진)과 강하게 대립합니다.
차관은 국제통화기금(IMF) 국제금융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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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받아서 싸대기를 한 대 때리고 싶을 만큼 조우진도 연기를 잘합디다.
이 자식 캐릭터가 김현철 이를 닮지 않았나요? 한시현의 반대에도 IMF 총재(뱅상 카셀)가
협상을 위해 비밀리에 입국합니다. 구조조정, 대량해고, 비정규직 양상 등 고용불안과
높은 실업률, 빈부격차, 높은 자살률, 치열한 경쟁까지. IMF 이후 바뀐 대한민국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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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니다. IMF 구제금융 위기라는 선택의 소용돌이 속에서 힘겹게 견뎌냈지만 그 후유증은
여전하다는 말로 들립니다. 영화적으로 단점을 찾는다면 플롯 전개가 너무 다큐멘터리 적
이고, 정의의 사도' 한시현과 마치 '악의 축'으로 그려진 차관의 대립은 전형적인 선악
구도가 조금은 아쉽지만 그래도 좋은 영화 정직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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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혜수의 연기력은 역시나 탁월했습니다. 섹시한 여자, 글래머, 청용영화제 안방마님인
그녀는 이제 제게 뇌섹녀입니다. 유창한 잉글리시스피치, 눈빛, 손짓까지 진심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김혜수 리스펙트. 한시현처럼 위기를 직감하지만 이를 인생 역전
삼는 윤정학 역의 유아인은 현 청춘들이 가장 많은 감정을 이입할 인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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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은 요새 제가 우리 에스더를 대하는 느낌입니다
"위기는 반복된다고. 당연한 건
당연하지 않고, 깨인 눈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고“
2018.11.29.thu.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