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동동구리무요 동동구리무!
아부지는 한심한 짐통놀이꾼
동동구리무를 팔며 살았네
이 장터 저 난장판
골라 골라요 거저요 거저 고함치다가
천하일색 양귀비가 따로 없어
동동구리무 한 통씩 사다 발라봐
자, 동동구리무요 동동구리무!
그 너스레 처음 들은 중학교 1학년 때
땅 밑으로 푹 꺼져버리고 싶었네
분 바른 아부지 북장단을 치며
춤을 추며 하모니카 불며
고개 주억거리며 고맙씸다! 고맙씸다!
40대 넘기고 50대 넘기는 동안
울 어무니 주름살 늘고
술주정 함께 늘어갔네
얘기로만 들은 짐통놀이꾼의 나날
방값 밥값 밀릴 때의 야밤도주와
북과 보따리 땜에 태워주지 않던 버스들
달그림자 밟으며 고개 넘으면서 아부지
마누라 생각 자식 생각에
울기도 많이 울었다고요 웃기지 마소
그 동동구리무 우리 어무이
한 번도 얼굴에 바른 적 없구마
니 짐통놀이 배울래? 물어보실 때마다
석유 끼얹어 확 불질러 버리고 싶었을 뿐
아부진 저레 늙었는데도
망령도 안 들고 또다시
발로 북장단 치고 있네.
- 이승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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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동동구리무요 동동구리무
와봐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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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2.02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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