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유재학(雖有才學) 무계행자(無戒行者)
여보소도이불기행(如寶所導而不起行)
“비록 재주가 있고 공부한 것이 있더라도 계행(戒行)이 없는 자는 마치 보물이 있는 곳으로 끌고 가도 일어나 행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보물이 있는 곳에 가만히 앉아만 있으면 자기 것이 안됩니다. 일어나서 들고 가야 내 것이 되는데 계행을 지킴이 없으면 보배를 짊어지고 갈 힘이 없게 됩니다.
견성성불이라는 보배는 계행으로만 이뤄집니다. 마찬가지로 불자님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힘도 계행에서 나옵니다.
마음속으로 돈에 대한 욕심이 딱 끊어진다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 것 같습니까? 일가친척에 사돈에 팔촌까지 돈이라고 하는 돈은 다 나에게 맡기려고 할것입니다. 그러나 돈에 욕심 많은 사람 앞에서는 있는 돈도 없다고 하는 게 이치입니다. 돈에 욕심이 끊어진 사람은 그래서 부자가 돼 있습니다. 욕심으로 돈을 챙기려고 하는 사람에겐 돈이 숨어버린다고 합니다.
수유근행(雖有勤行) 무지혜자(無智慧者)
욕왕동방이향서행(欲往東方而向西行)
“비록 부지런하기는 하나 지혜가 없는 사람은
동쪽 방향으로 가고자 하면서도 서쪽으로 가는 것과 같다.”
사람들중에서는 동쪽으로 간다고 하고 서쪽에 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고는 그곳이 동쪽이라고 고집까지 부린다고 합니다.
지혜가 없으니까 그렇습니다.
공자가 말하기를 큰 부자는 하늘에 있고 작은 부자는 부지런한 데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영리하게 부지런해야지 미련하면 아무리 부지런해도 부자 될 기미가 없습니다.
야보 스님께서 『금강경』에서 말씀하시길.
“송곳으로 열번 찍는 것보다 가래삽으로 한번 찍는 게 낫다.”라고 하셨습니다.
지혜는 자기의 소견에서는 나오지 않습니다. 남이 행동하는 것을 보고 배우는 겁니다. 옆 사람이 하는 것을 보면서 지혜는 생기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모여서 기도하고 수행하며 공부하는 법회에 자주 가봐야 합니다. 자꾸 가서 보면 자기가 10년 동안 연구할 것을 한 번 보고 배워 버리게 됩니다. 오늘 우리의 간경염불 법회에 모인 불자님들의 모습이 그대로 지혜있는 모습들입니다.
유지인소행(有智人所行) 증미작반(蒸米作飯)
무지인소행(無智人所行) 증사작반(蒸沙作飯)
“지혜가 있는 사람의 수행은 쌀로 밥을 짓는 것과 같으며,
지혜가 없는 사람의 수행은 모래로 밥을 짓는 것과 같다.”
모래는 억겁을 불을 때도 밥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산다는 것은 전부 다 지혜로 살아갑니다.
어떻게 해야 지혜가 생기는지 말씀드린다면 기도하며 수행할 때
삼매를 체험해야 지혜가 나옵니다.
구정물통의 물을 가만 놔두면 맑은 물로 변하지만 흔들어대면 다시 흐려져 버립니다. 삼매는 구정물을 가라앉히는 도리입니다. 물이 맑으면 뭐든지 비춥니다. 사물을 갖다 대면 그대로 비추는 것, 이것이 지혜입니다. 우리의 마음도 이와 같습니다. 우리들의 번뇌도 가라앉으면 지혜가 생기게 됩니다.
우리의 지혜도 물과 같이 혼탁하면 지혜가 비추지 않습니다. 안 비추니까 자꾸 다른 소리만 하는 겁니다. 다른 소리만 하니까 서로 안 비추는 사람들끼리 이것은 하얗다, 저것은 검다 하면서 제대로 판단을 못하는 사람들끼리 네가 옳다 내가 옳다 난리를 치는 것이 현실이란 말입니다. 제대로 비추면 하얀지 검은지 알아집니다.
구정물을 맑히고자 한다면 절대 흔들어서는 안됩니다. 정지 상태가 되어야 구정물이 가라앉습니다. 따라서 삼매에 들려면 먼저 시선을 한군데 모으고 정지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관세음보살 정근으로 기도해 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제 1단계는 관세음보살님을 부르는 소리를 자기가 들어야 합니다.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제 2단계는 관세음보살님을 부르며 기도하면 관세음보살이 보여야 합니다. 자기의 소리가 보여야 합니다.
제 3단계는 관세음보살과 내가 하나가 되는 겁니다. 염불 속에 삼매가 있고 독경하는 속에 삼매가 있고 참선을 하면서도 삼매가 있습니다. 뜻이 있고 원력이 있는 사람은 삼매를 체험하게 됩니다.
일생동안 염불하면서 삼매 한번 체험하지 못한 사람은 이 세상에 안 올 사람이 온 겁니다. 구정물을 가라앉히는 데 무슨 재주가 필요하겠습니까? 그냥 놔두고 가라앉히면 됩니다. 기운도 필요없고, 재주도 필요없고, 나이도 필요없습니다. 가만히 놔두면 그대로 맑아질 때가 있습니다. 이렇게 쉬운 것을 더디게 다른 곳에서만 찾고 있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원을 세워야 합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관세음보살 하나만이라도 붙잡는 겁니다. 하나를 붙잡지 않으면 열 가지, 천 가지가 머릿속에서 계속 쏟아져 나옵니다. 백 가지의 생각들을 막는 방법은 한 가지만 붙잡는 것밖에 없습니다.
관세음보살을 24시간 동안 잡을 수 있다면 그야말로 일행 삼매요,
보통 끈기로는 안되는 일입니다.
오늘부터 하루에 한 시간 동안 관세음보살님을 염하는 운동을 하면 됩니다. 아침 먹고 나서 하루에 한 시간 동안 만사 제쳐두고 관세음보살만 염하는 겁니다.
설거지하는 시간이라도 설거지하면서 운전하는 시간에는 운전하면서 걸어다닐때는 걸어다니면서 한시간 동안 수없이 관세음보살을 불러보는 겁니다.
스스로 부르면서 더 부르고 싶을 정도로 불러봅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관세음보살을 놓지 않아야 합니다.
그렇게 1년 동안만 해본다면 삼매에 들어갈 때가 많을 겁니다.
수행하는 것 기도하는 것 공부하는 것들이 하나도 어렵지 않게 됩니다. 정말로 내가 기도 수행 공부하겠다는 마음만 내면 어렵지가 않습니다.
기도하고 수행하도 공부 하려면 일단 정해진 시간에 기도를 하거나 수행을 하거나 공부를 한 다음 나머지 시간에는 다른 일들을 해도 업장에 걸리지 않는다 했습니다. 나머지 시간들은 분명하고 자신있게 세상을 살 수 있다고 합니다. 자기 몫을 다 해놓고 다른 일을 하신다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업장들이 소멸되어 없어져 버립니다.
한 시간 동안을 관세음보살님을 붙들다 보면 어떤때는 1분도 안지난 것을 느끼게 됩니다. 삼매가 들땐 이런 현상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이런 경험을 체험했을 땐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남한테 웃으면서 다녀도 됩니다. 무슨 블랙홀 같은 곳을 통과해야 삼매인 줄로 아는데 그것은 착각입니다. 그런 삼매는 없습니다.
삼매의 과정을 거친 후에는 반드시 지혜가 나오는 것입니다.
부디 부비 부지런히 정진하여 삼매에 들길 축원합니다.
ㅡ도윤스님 법문 10/11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