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린 가지에서 새싹 잘 돋아 분재로 인기… 가뭄·더위도
소사나무
▲ 2009년 9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강화 참성단 소사나무. /문화재청
소사나무는 바닷가나 섬의 건조한 곳에서 흔히 자라요. 소사나무는 나무 모양이 반듯하고 균형이 잘 잡혀 멀리서도 쉽게 눈에 들어온답니다. 특히 잘린 가지에서도 잘 움터서 오래전부터 좋은 분재(화초나 나무를 화분에 심어서 가꾸는 것) 재료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답니다.
동아시아, 중부 아메리카 등 주로 온대 지역에서 자라는 서어나무속(屬)은 지금까지 25종류가 알려져 있어요. 우리나라에는 소사나무를 비롯해 까치박달, 서어나무, 개서어나무 등 4종이 자란답니다. 햇볕을 매우 좋아하는 소사나무는 주로 중국 중북부, 일본 혼슈 이남, 우리나라 서해안과 남해안에서 자라요. 동해안에선 강원도 삼척을 지나 함경남도까지 자라죠. 소사나무는 특이하게도 섬이나 해안뿐 아니라 강원도 삼척 석회암 지대 같은 내륙에서도 군락을 이룹니다. 바닷가에서부터 해발 2400m까지 동아시아 중부 지역에 널리 분포해 꽤 다양한 기후 지역에서 자라요. 넓은 지역에 분포하는 소사나무는 자연스럽게 잎 모양을 포함해 자연 변이가 꽤 많아요. 같은 나무임에도 부르는 이름이 6개나 있죠. 강화도 참성단 소사나무는 우리나라에서 2009년 9월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답니다.
소사나무는 키 3~10m로 자라요. 잎은 달걀 모양인데 길이가 2~5㎝로, 끝은 뾰쪽하고 가장자리에 겹톱니가 있어요. 잎의 주맥(主脈)에서 좌우로 뻗어나간 측맥은 8~12쌍으로 짙은 녹색인데, 잎 가운데 맥을 따라 매끈한 털이 있어요. 소사나무는 암꽃과 수꽃이 한 그루에 피어요. 4~5월쯤 잎이 나오기 전에 꽃이 먼저 피는데, 수꽃은 이삭처럼 아래로 처진답니다. 소사나무 열매는 달걀 모양 견과(호두, 도토리처럼 단단한 껍데기에 싸여 한 개의 씨만 들어 있는 나무 열매)예요. 소사나무 가지는 회갈색이고 가늘며 광택이 난답니다. 줄기는 보통 한 줄기로 자라지만, 동시에 여러 줄기가 함께 자라는 경우도 있어요. 나무껍질은 짙은 회색인데, 나이가 들수록 잘게 거칠어지거나 세로 방향으로 얇고 불규칙하게 갈라져요.
소사나무는 토양을 잘 가리지는 않지만, 햇볕이 잘 들거나 부분적으로 그늘진 곳, 배수가 잘되는 땅을 좋아합니다. 소사나무는 일단 자리 잡으면 바람, 가뭄, 더위에도 꽤 잘 견뎌요. 도시에서도 잘 적응하고, 특히 유지와 관리에 손이 많이 가지 않아 도시 지역 공원이나 제방 또는 비탈면에 심기에 잘 어울리죠.
소사나무는 지금까지 주로 분재나 조경 소재로만 이용해 왔으나, 전통적으로는 뿌리 부분을 피로 해소나 타박상 치료에 애용해 왔답니다. 최근 연구로는 소사나무 잎 추출물이 화장품에서 미백제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답니다. 소사나무는 꺾꽂이나 씨앗을 뿌리는 방법으로도 그리 어렵지 않게 번식할 수 있어요.
김용식 전 천리포수목원 원장·영남대 조경학과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