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19일
1983년, 호주에서 아주 이상한 참가자 한 명이 마라톤 출발선에 섰습니다.
나이는 예순한 살. 번쩍이는 러닝화도, 반짝이는 유니폼도 없었어요. 작업복에 고무장화를 신은, 그냥 시골 농부였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보고 웃었습니다. 코스는 시드니에서 멜버른까지 무려 875km. 세계에서 가장 혹독하다는 울트라마라톤이었거든요. 그런데 이 농부, 5일 뒤에 모두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어 버립니다. 오늘은 클리프 영(Cliff Young)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정말로 뛰고 싶습니다"
1983년 시드니-멜버른 울트라마라톤. 당시 세계에서 가장 길고 힘든 대회 중 하나였습니다. 그 등록 창구에 한 노인이 다가왔어요. 접수 담당자는 번호표를 달라는 그의 말을 농담으로 여기고 웃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클리프 영은 진지했습니다. "아니요, 저는 정말로 달리고 싶습니다." 젊고 탄탄한 프로 선수들 사이에서, 예순이 넘은 농부의 도전은 누가 봐도 무모해 보였죠. 출발 신호가 울리자 다른 선수들은 쭉쭉 앞서 나갔고, 클리프는 발을 질질 끄는 어색한 걸음으로 뒤처지기 시작했습니다.
밤이 되어도 그는 멈추지 않았다
당시 이 대회를 완주하는 데는 보통 엿새에서 이레가 걸렸습니다. 선수들에게는 암묵적인 공식이 있었어요. 낮에 열여덟 시간 달리고, 밤에 여섯 시간은 자면서 몸을 회복하는 것. 모두가 아는 이 전략을, 딱 한 사람만 몰랐습니다. 바로 클리프였죠.
첫날 밤, 다른 선수들이 잠자리에 들 때 이 농부는 그냥 계속 달렸습니다. 자야 한다는 걸 몰랐거든요. 전문가들은 하루도 못 버티고 쓰러질 거라며 혀를 찼습니다. 그런데 웬걸, 밤새 달린 클리프는 아침이 되자 선두권으로 성큼 올라와 있었습니다.
비결은 그가 평생 해온 일에 있었습니다. 가난한 농가에서 자란 그는 말도 트랙터도 없이, 2,000에이커 목장에서 2,000마리 양떼를 발로 뛰어 몰았습니다. 폭풍이 몰아치면 며칠씩 양을 쫓아 달리기도 했고요. 그 세월이 예순한 살의 몸에 지구력을 새겨 넣은 겁니다.
발을 끄는 걸음, '클리프 영 셔플'
사람들이 비웃던 그 어정쩡한 걸음에는 사실 비밀이 있었습니다. 발을 지면에서 거의 떼지 않고 끌 듯이 나아가는 이 주법은 에너지 소모가 적었거든요. 훗날 '클리프 영 셔플'이라 불리며 여러 울트라 선수들이 따라 하게 됩니다. 실제로 이 주법으로 시드니-멜버른 대회를 우승한 선수가 여럿 나왔어요.
멋 부린 폼도 아니고, 누가 가르쳐 준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농부가 자기 몸에 가장 편한 방식으로 오래 버틴 것뿐인데, 그게 정답이었던 거죠.
5일 15시간, 그리고 나눠 준 상금
클리프 영은 5일 15시간 4분 만에 결승선을 통과했습니다. 기존 기록을 이틀 가까이 앞당긴 압도적인 기록이었고, 2위와의 격차는 무려 열 시간이었어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우승이었습니다.
더 뭉클한 건 그다음이었습니다. 우승 상금은 1만 호주달러였는데, 클리프는 상금이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고 해요. 그는 함께 완주한 다른 다섯 명도 자기만큼 고생했다며, 상금을 나눠 주고 정작 자신은 일부만 챙겼습니다. 돈을 위해 달린 사람이 아니었던 거죠.
핵심 요약
• 1983년, 61세 농부 클리프 영이 875km 시드니-멜버른 울트라마라톤에 출전
• 작업복·고무장화 차림에 사람들은 그를 비웃었음
• 잠자는 공식을 몰라 밤새 달렸고, 그게 오히려 승부를 갈랐음
• 에너지를 아끼는 '클리프 영 셔플' 주법으로 5일 15시간 4분 만에 우승
• 상금이 있는 줄도 몰랐고, 동료들과 나눠 가진 겸손한 챔피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