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째 주 (7월 17-7월23)
Jul 17
경로: 옐로스톤 국립공원
숙소: Grant Village, Yellowstone National Park, WY
옐로스톤에 머문지 두 번째 되는 날입니다. 역시 어제와 마찬가지로 좋은 날씨였습니다. 오늘은 8자형 도로의 윗 동그라미에 해당되는 지역을 구경하기로 계획했습니다. 오늘은 특히 야생동물에 초점을 맞춰 구경하는 날입니다. 조금 올라가지 마침 사람들이 차를 세워놓고 언덕에 올라 망원경으로 앞산을 쳐다보더군요. 한 미국 어린이가 앞산에 곰이 있는 것 같다고 해서 우리도 언덕에 올라 봤는데 결국 곰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포기하고 차를 몰고 올라가는데, 이게 웬걸 바로 도로 옆에서 곰이 한가롭게 풀을 뜯어먹고 있었습니다. 바로 사진을 찍고 나니 이번엔 버팔로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좀더 멀리 가니 더욱더 많은 버팔로 무리들이 눈에 들어왔고, 나중엔 아예 백여 마리 넘는 무리들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너무나 많은 야생동물들을 보니 이젠 채플힐의 다람쥐를 보는 것 같은 기분도 든다고 가족들과 농담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이어서 8자형도로를 달리니 간헐천으로 석회수가 흘러넘치면서 만들어진 맘모스 지역이 나왔습니다. 맘모스 지역에서 도로와 집들로 넘어와 잠을 자는 사슴떼가 눈에 띄기도 했습니다. 역시 볼거리가 많은 옐로스톤 국립공원입니다. 저녁에는 다시 숙소로 돌아와 옐로스톤 호수를 산책하기도 했습니다.
Jul 18
경로: 옐로스톤 -> 질레트
숙소: Country Inn & Suites, Gillete, WY
오늘은 옐로스톤을 떠나는 날입니다. 아침에 약간 비가 내리지만 구경하기에 그리 불편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숙소 근처에 있으면서도 구경을 하지 못했던 호수가의 웨스트 섬에 가서 호수와 맞붙은 간헐천(Geyser)들을 구경했습니다. 그리고 서쪽으로 빠져나가는 도로를 타고 가면서 아름다운 옐로스톤의 마지막 모습들을 머릿속에 꾹꾹 눌러담았습니다. 비단 옐로스톤 만이 아니라 옐로스톤을 빠져 나와도 계속해서 계곡과 산 도로가 이어지면서 아름다운 모습들이 잇따라 펼쳐졌습니다. 저녁이 될 무렵 미리 예약했던 질레트의 한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수영장이 있던데 바로 옆에 붙은 다른 모텔 것이라면서 별도의 돈을 내라고 하더군요. 가격도 비싸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은 숙소였습니다.
Jul 19
경로: 질레트 -> 데블스 타워 -> 러쉬모어 마운틴 ->Oacoma
숙소: Chamberlain Days Inn Oacoma, Oacoma, SD
물가가 비싼 질레트를 빠져나와서 이번엔 미리 관광책자에서 봐왔던 데블스 타워(Devil's Tower)로 향했습니다. 국립공원은 아니지만 유명한 내셔널 모뉴멘트(National Monument)입니다. 산 하나가 커다란 나무 같이 하늘로 높이 치솟아있는 데블스 타워는 인디언 처녀들이 큰 곰에 쫒겨 달아나다 숨었고, 큰 곰이 발톱으로 긁어서 자국을 남기자 하늘로 올라가 북두칠성이 됐다는 인디언 신화가 남아 있는 곳입니다. 이곳도 역시 국립공원 애뉴얼 패스 하나면 별도의 돈을 낼 필요가 없습니다. 특이한 모양의 산 모형을 즐기다가 다시 두 번째 목적지인 러쉬모어 마운틴으로 향했습니다. 미국의 유명한 대통령인 워싱턴,제퍼슨,링컨,루즈벨트 대통령의 두상이 새겨져 있는 그곳입니다. 이곳은 국립공원(National Park)이 아니라 국립기념물(National Memorial)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국립공원 얘뉴얼 패스를 받지 않고 별도의 11불을 내라고 하더군요. 막상 공원에 도착하자 그리 생각했던 것보단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책이나 영화에서 자주 보던 곳이라 그런지 4명의 미국 대통령 얼굴이 새삼 정겹고 반갑더군요. 역시 우리 아이들은 주니어 레인저 뱃지를 따느라 바쁜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공원 구경을 마친 후 저녁에 3시간에 걸쳐 피곤한 몸을 이끌고 숙소로 달려갔습니다. 가는 도중에 차뒤로 구름과 석양이 어울린 아름다운 모습을 보기도 했습니다. 부인과 교대로 운전하며 숙소로 달려 밤늦게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너무 피곤해서 숙소가 어떤 모습인지 별다른 기억도 남지 않는군요.
Jul 20-21
경로: Oacoma, 사우스 다코다 -> 세인트 폴, 미네소타
숙소: Saint Paul, MN
다음으로 사우스 타코다에서 우리 누나네 부부가 살고 있는 미네소타로 이동해 이틀간 푹 쉬었습니다. 누나네 가족들과 함께 어울려 쇼핑몰(Mall of America), IKEA 등을 구경하고 함께 아파트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며 즐기기도 했습니다. 쇼핑몰 안에는 특히 우리 롯데월드 처럼 만화채널 Nickeloden을 캐릭터로 한 놀이동산이 있더군요. 미국에서 자라 한국말보단 미국말이 익숙한 사촌 아이들이 우리 얘들과 어울려 노는 모습을 보며 지친 여행의 피곤함을 날려보낼 수 있었습니다.
Jul 22
경로: 미네소타 -> 일리노이주
숙소: Country Inn & Suites, Bensenville, IL
오늘은 오전에 차를 고치고 느지막하게 누나네 식구들과 이별을 했습니다. 그리고 미네소타에서 시카고 근처로 내려왔습니다. 별다른 관광코스는 잡지 않고 그냥 시카고로 향해서 내려만 왔기에 별다른 기억에 남는 관광지는 없습니다. 다만 보다 많은 관광을 내일 하기위해 일찍 숙소에 들어가 잠을 잤습니다.
Jul 23
경로: 시카고 관광 -> 데이톤, 오하이오
숙소: Ramada Plaza Dayton, Dayton, OH
아침 일찍 시카고 중심부의 밀레니엄 파크로 향했습니다. 공원 지하에는 대형 주차장이 있어 차를 주차하기 편리하게 해 놓았더군요. 밀레니엄 파크로 나와보니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춤을 추는 행사가 열리더군요. 여러 기념물들을 관광하면서 시카고 중심부를 도보로 이동하며 관광을 했습니다. 시카고의 별명은 바람이 많이 분다 해서 ‘Windy City', 그 별명에서 영감을 얻어 영화 ‘7년만의 외출’에 나오는 마릴린 먼로의 대형 동상이 설치돼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더군요. 마릴린 몬로 동상과 사진을 찰칵 찍었습니다. 또 최근 시카고는 영화 ‘트랜스포머 3’편에도 등장하고 있답니다. 시카고의 명물인 Deep Dish Pizza를 먹기위해 유명한 “Giordano's" 식당을 들렀습니다. 마침 12시 이전에 도착해서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고 피자를 먹을 수 있었습니다. 과연 치즈와 내용물이 많은 피자더군요. 그리고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를 거쳐 유명한 필드 뮤지엄을 구경했습니다. 필드 뮤지엄을 구경하고 난뒤 가족 모두 너무 다리가 아파 자전거로 이동하는 인력거를 함께 탔습니다. 원래 20불로 필드 뮤지엄에서 차가 주차된 밀레니엄 파크까지 가기로 했는데 예상을 뛰어넘은(?) 우리 가족의 몸무게 때문인지 중간쯤가서 자전거가 고장 났다며 더 못가겠다고 자전거 운전자가 고개를 젓더군요. 그래도 미안한 마음에 애초에 약속했던 20불을 다 줬습니다. 그래도 절반쯤은 쉬면서 왔기 때문에 무사히 주차장에 걸어갈 수 있었습니다. 차를 타고 이어서 아쉬운 마음에 시카고와 작별을 하고 남쪽으로 내달려 숙소가 있는 데이톤에 밤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Jul 24
경로: 오하이오 데이톤 -> 채플힐
Notting Hill Apartment Chapel Hill, NC
이제 여행도 마무리할 때군요. 오하이오주를 거쳐 남쪽으로 달리다 보니 산이 많기로 유명한 웨스트 버지니아를 거치게 됩니다. 웨스트 버지니아는 산길이 많아서 그런지 규정된 속도를 조금만 넘어도 바로 경찰이 사이렌을 울리며 달려와 벌금을 매기기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쉬지 않고 달리니 버지니아를 거쳐 드디어 노스 캐롤라이나에 도착하게 됐습니다. 그린스보로에서 한식당을 찾아 저녁을 먹고 다시 집으로 I-40를 타고 달렸습니다. 밤 9시쯤 될까요, 드디어 눈에 익은 동네 입구가 보이고 채플힐을 알리는 표지판이 보입니다. 캠코더로 집에 돌아오는 길을 찍으면서 드디어 집에 도착하자 어른 아이 할 것없이 모두 환호성을 울렸습니다. 집에 무사히 돌아온 것은 어른이나 아이나 마찬가지로 기쁜 것 같습니다.
교통사고 한번 없이, 딱지 한번 안 떼고, 장장 5주에 걸친 만2천 마일의 대장정은 이렇게 마무리하게 됐습니다.
6) 귀국 뒷이야기
-저희는 2011년 8월3일쯤 짐을 부쳤는데 한국 집에 온 것은 10월 5일에나 도착했습니다. 2달이나 더 걸린 셈입니다. 나의 경우는 특히 늦은 경우지만 다른 사람의 경우도 한달 반 정도는 걸린 것 같더군요. 이렇게 늦어지는 이유는 일단 이사업체에 짐을 부쳐도 당분간은 이사업체가 보관하고 있다가 정해진 배 편이 떠날 때 실제로 짐을 보내기 때문이죠. 그래서 한국에 짐이 언제 도착할지 정확히 알려면 이삿짐 업체에게 배편이 언제이고 짐이 언제 한국의 항구에 도착하는지 따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1년 이상 미국에서 산 경우라면 대부분의 물건은 까다로운 통관 절차없이 쉽게 통과되더라구요. 저는 미국에서 살면서 소파와 55인치 TV를 샀는데 한국에와서 잘 쓰고 있습니다. 참고로 소파는 1인용 작은 소파 없이 큰 소파만 샀는데 한국에 와서 비슷한 색깔로 1인용 소파를 사려고 하니 큰 소파와 가격이 맘먹더군요. 아무튼 잘 골라서 구입하는 것이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끝)
첫댓글 덕분에 간접여행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