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영동군 용화면의 위치한 민주지산은 백두대간의 한줄기로
민은 산맥을 뜻하고, 주는 둘레를 의미. 다시말해 첩첩산중에 둘러싸인 산이라는 뜻이다.
새해 1월 막바지로 치닫는 넷째주 일요일.
비가 오려는지 흐렸지만 춥지 않고 포근한 아침
한 주간 지치고 힘든 영혼을 자연으로 헹구어 깨끗하게 정화시키고
싶어 떠나는 오감여행은 충북영동의 민주지산이다. 고속버스를 가득채운
만석의 기쁨이 회장님이하 집행부 임원의 얼굴에 밝은 미소가프리즘처럼 번진다.
사랑이란 열가지중에 9가지를 주고도 한 가지를 못줘서 안달하는 것이라고 했는데
희생과 봉사정신이 투철한 회장님과 총무님 팀장님은 베푸는것을 즐거움으로 알고
사시는분들이라 존경스럽기까지하다.
9시가 넘어가고 있는데 우리의 호프. 김용환 기사님이 깜빡 잊으신거지 아니면
집에 두고온 예쁜 색시를 생각하신건지 여하튼 간에
밥풀 시간을 안주시고 계속 달리기만 하시니 여기저기서 웅성거리기
시작. 아무래도 잊어버린게 틀림없다면서 여러사람이 가세하니
얼마안가 황간휴계소에 식사 장소를 마련해주셨다.
콩나물국과 김장김치를 넣어 맛을 낸 따끈하고 시원한 콩나물 김칫국
맛이 깔끔한게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 한그릇을 다비우고 또 먹었다.
김치국에 겉절이 뿐이데도 이렇게 맛있는건 순전히 분위기 때문이다.
평소엔 아침대용으로 야채과일주스 한잔만 마시고 출근해도
암시롱 안하는데 요상하게 산에 가는 날은 다르다.
분위기가 남다르니 몸도 스스로 반응하는 것일까. 아따 고것참 신기해
버스의 후미에 옥기 고문님과 파트너가 되어 정담을 나누다보니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즐거웠다.
11시10분 도마령 도착.
해발 800m란다. 어쩐지 어지럽고 메스꺼워 컨디션 난조인가 했는데
고도가 높아생긴 고산병이었다.
저지대에서 고지대로 올라오면 산소의 농도가 희박해지는데 우리몸이
적응이 안되 생기는 저산소증. 겨울산행이니 아이젠과 스팻치는 필수
올겨울 처음으로 장비를 착용했다. 다들 얼마나 날렵한지 나같은 초자는 당황스럽다.
얼렁뚱땅 걸치고 대열에 합류- 초입부터 눈길이다.
평지엔 하나도 보이지 않던 순백의 눈
우리를 보여주려고 짠하고 나타난 눈세상.
눈만보면 즐거운건 비단 나혼자만의 느낌은 아니겠지.
흰눈은 낭만의 대명사지만, 나이가 들면 눈길에 미끄러져
낙상할까봐 걱정이 앞선다는 어르신의 이야기를 듣고 쓴웃음을
지은적이 있다. 우리에게도 머지않아 그런 날이 올것이다.
그렇게 되기 전에 원없이 즐기고 그때는 지난날을 회상하면서
마음으로 즐기면 좋을 것이다.
미끄러운 등로를 아이젠과 스틱으로 꽉꽉 밟고 스틱으로 콕콕 찍으며 산을 오르는
재미가 제법 쏠쏠한게 힘든줄을 모르게 했다.
하얀솜 이불을 덮어 놓은듯 겹겹이 쌓인눈은 푹신한 침대마냥
쿠션이 되어주었고, 날은 얼마나 포근한지 조바심 없이 겨울산을
즐기기에 딱이다.
도마령에서 각호산까지는 계속 오르막이다. 웬 사람이 그리 많은지
사람에 치이고 길은 협곡이고 미끄러워 얼마나 더디던지... 거북이중에서도
상거북이가 되어 피난민 같은 행렬은 끝없이 이어지고 시간은 지체되어
점심하기 좋은 명당자리는 이미 동이나고 점심도 이산가족이 되어
따로 국밥. 몇 명이서 무리지어 비닐로 집을 만들고 그안에서
라면도 요리하고, 술도 한잔하면서 허기진 배를 채우니 따뜻하고 좋은게 행복 만땅이다.
지나가는 등산객들이 그런 우리를 얼마나 부러워하든지 어깨를 으쓱하게 만들었다.
어디서 그런 반짝 아이디어가 나왔을까. 상이라도 내려야 할 듯 정말 감동이다.
식후 1,242미터 민주지산 정상에 우뚝 섰다. 한국의 100대 명산이라는 작은 표지판이
나무에 걸려있는데 표지석은 인산인해. 감히 인증샷은 찍을 엄두도 못내고-
민주지산을 겹겹이 에워싼 많은 산은 산새가 웅장하여 아름다웠고 흰 눈을 이고 있어
마치 얼룩말을 연상케하는 모습. 과연 명산임에 틀림없다
아 얼마나 고대하던 순간인가~~~
이걸 보려고 내가 왔지 싶다. 언저리에서 추억을 사진으로 남기고-
목표달성 후 하산길은 눈밭이다.
경사도 심하고 눈이 많으니 눈썰매 타기에 딱이다.
Take the change.
장난기가 발동하여 그대로 철퍼덕 눈바닥에 앉아 스틱으로 조정하여 미끄러져 내려오니
얼마나 빠른지 속도감에 짜릿하고 스릴만점 마치 철부지 어린시절로 시간여행을 한듯 즐겁다.
여행이란 생각지 못한 경치와 경험에서 감동 받고 행복을 느끼는 것인데 참으로 신나는
하산길이다.
잎사귀를 죄다 떨어내고 알몸이 된 나무가 풍진세상을 맨몸으로 맞서는겨울나무
숲을 헤집는 기분을 그누가 알까. 해본사람만이 아는 비밀이다.
5시간의 산행을 마치고 갈무리
덕하 총무님이 시린손을 호호불며 깨끗이 씻어온 상추에 삼겹살과
쭈꾸미가 별미다. 산행때마다 먹는 음식이지만 맛이 새롭다
술은 혼자 마시면 쓰다-괴롭단말이다.
둘이 마시면 단조로와 홋홋하고~
셋이 마시면 품격이 있다는데-
여럿이 둘러앉아 왁자지껄 분위기속에 마시는 지금의 시간이 최고이다
많이 마시지 않아도 과음한것처럼 기분이 고조되니 어떤 보약보다도
좋을 것이다. 그날을 생각하니 뒷풀이하는 곁에서 견과류를 안고 맴돌며
‘오빠하나만 팔아 주세요’
하던 어린 소녀들의 환청이 들리는 듯하여 마음이 편치 않다
한창 발랄하게 깔깔거리면 웃고 자라야할 나이인데 추운날 생활비를 벌기 위해
목청껏 외쳐야했던 아이들을 외면했던게 못내 미안하다.
박애정신으로 아이들에게 기쁨을 주었음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후회를 남겼다.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길.
배은망덕하게 회장님을 통로에 앉게 하고 세상사는 이야기를
끝없이 이어갔다. 어쩜그리 생각이 깊으시고, 솔선수범하며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이 하해와 같은지,,, 병자와 약자를 도와주고 싶어 고뇌하시는
모습에서 인간미가 느껴지고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회장님. 귀한시간 함께 하게 되어 두루두루 감사합니다.
종일 흐렸던 구름은 끝내 울음을 참지 못하고 어두운 밤에 몰래 내리니
비 또한 우리를 배려한 것 같아 흡족케했다
갈 때 올때 발이 되어준 도걸아
덕분에 편하고 즐거웠다. 고마워^&^
옥기 고문님. 영동의 명물 곳감 맛있게 잘먹었어요.
맛보라고 하기에 하나 먹었다가 딱걸려서 그만.
그리고 산에 참석할때마다 반색해주시는 산하님들.
후한 인정에 머리를 조아리며 두손을 모읍니다.
쎄쎄-중국식
아리가또 고자이마스-일본식
땡큐-미국식
삼마삼마-말레이시아
어꾼 찌란찌란 -캄보디아ㅎㅎ
첫댓글 오랫동안 마음에 두었던 오대산
드디어 내일이네요. 기회주셔서 고맙습니다.
한가족되어주셔서 감개무량이옵니다 문학소녀 호기심천국같은 세세함에 보배와도같아옵니다
김 지현 작가님!안녕하세요?민주지산 겹겹이 애워쌓인 아름다운 환경을 일목요연하게 아우른 감칠 맛 나는 기행문 감사합니다.
그리구(한깅발원지 대덕산의 아름다운 인연)을
존경하구 사랑합니다.
오늘도 소통일상에 행운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행복가득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