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트리오 ‘별셋’으로 친근한 가수이자 한국연예협회 가수분과위원장인 김광진씨(58)가 가수 데뷔 37년만에 처음으로 ‘여화와 나의 하나님’이라는 이름의 찬양집을 내놨다.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평생 신앙을 지키고 살았던 김광진씨는 1966년 KBS부산방송 전속가수로 채용되면서 가수가 된 이후 찬양집을 내자는 제의를 수없이 받았으면서도 한 번도 공식적으로 성가곡을 부른 적이 없었다.
그 이유를 김씨는 “그동안은 신앙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고백한다. “주일마다 꼬박꼬박 교회는 나갔지만 나이 쉰 살이 넘도록 한 번도 가슴 속에 뜨거운 신앙을 느끼지 못한 채 살아왔다”는 그는 지난 한 해 동안 하나님께서 계획하셨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 고난을 네 차례나 겪으면서 비로소 주님을 다시 만났다고 말한다.
처음 그에게 닥친 시련은 재물을 잃는 것이었다. 절친했던 사람에게 사기를 당하고, 혹독했던 수해 피해로 경기도 광주에서 운영했던 라이브 레스토랑을 잃는 불행이 연이어 닥쳤다. 다음으로 그를 찾아온 것은 바로 ‘명예를 잃는 시련’. 지난해 연예계에 불어닥친 검찰 수사의 일환으로 가수분과위원회가 압수수색을 받은 결과 김씨가 횡령혐의로 집행유예에 처해진 것.
여기서 그치나 했던 시련은 마지막으로 건강까지 위협했다. 갑자기 백내장이 생겨 앞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지금은 수술을 통해 시력을 되찾았지만 김씨는 “하나님이 고난을 주실 때는 얼마나 철저하게 주시는 지를 깨달았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혹독한 시련 속에서 분노와 증오, 억울함의 감정들이 솟구쳤지만 결국 모든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는 그는 “이런 시련들 후에야 비로소 하나님께 확실히 붙들린 사람이 됐다”고 고백한다.
술자리 등 2년 전의 ‘세상적’이던 모든 생활을 끊은 대신 신앙에 대한 열정을 얻은 김광진씨는 “이제 내 신앙의 체험을 사람들과 나눌 자신이 생겼다”는 생각에 찬양집 ‘여화와 나의 하나님’을 내놓게 됐다.
이 앨범은 미국 버클리 음악대학에서 재즈를 전공하고 최근 가수 이문세의 노래 ‘빨간 내복’을 작곡하기도 한 딸 김미은씨(26)가 전곡을 프로듀싱, 편곡했다. 또 찬양집과 제목이 같은 타이틀곡은 미은씨가 작곡하고 김씨의 부인 이복주씨가(51)가사를 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