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개천사(개천산, 천태산)
2021.3.6.(토)
○ 정 선생의 초대
며칠 전에 느닷없이 정 선생이 카톡에 친구들의 산행을 초청한다. 본인이 운전 겸 가이드까지 책임진다고 한다.
오늘 세 사람이 출발한다. 모든 일정은 정 선생의 가이드에 따른다.
10:00 전대 앞 우리 아파트에 정 선생이 차를 대령한다. 찔레향과 함께 무임승차 즐거운 여행을 시작한다.
○ 홍남순 변호사 생가
화순군 도곡면 홍남순 변호사님 생가에 도착하다. 홍 변호사님은 우리나라 대표적 인권운동가일 뿐만 아니라, 법조계의 대선배이시다. 초보 변호사인 나를 예삐 봐주시고 칭찬도 아끼지 않으셨다. 화순 출신임은 거의 공지의 사실이었으나 생가가 이렇게 단장되어 있음은 이번에야 알게 되었다. 앨범에서 보니 1987년 10월에 광주지방변호사에서 설악산 단체 산행 때 함께 찍은 사진이 있어 더욱 반갑다.
○ 고인돌 유적지
홍 변호사 생가 인근에 고인돌 유적지가 있다. 도곡면에서 춘양면으로 이어지는 일대 넓고도 넓은 지역이다.
12:00. 유적지를 떠나 개천산으로 향한다. 엘리체 CC(구 남광주CC) 들머리를 지난다. 이곳에서 골프 운동을 했던 것이 벌써 20여 년 전의 추억이다. 강산이 두 번 바뀐 세월이니 골프장 이름도 변했지만 골프장 분위기도 많이 변했으리라.
○ 개천사 산행(천태산, 개천산)
12;15 개천사 입구에 들어선다. 멀리서 보이는 개천산 봉우리는 마치 종(鐘)을 거꾸로 엎어 놓은 듯 우뚝 솟아있다.
12:20 개천사 주차장에 도착한다. 15년 전쯤에 향산회 초창기에 정 선생의 안내로 부부동반 산행을 한 곳이다. (나중에 향교초등 카페에서 보니 2006.9.9. 산고수장 부부, 요산요수 부부, 정 선생 5명이 개천사에서 천태산, 개천산을 산행했다).
지금도 개천사 절은 아담하고 검소하고도 단정하다.
일주문도 따로 보이지 않고, 주차장 부근에 오래된 부도 몇 기가 단정하다. 절 구경이 일목요연하다. 바로 넓은 광장 정면이 대웅전, 왼쪽은 천불전, 오른쪽은 요사채이다. 대웅전 앞을 지나는데 홍매화가 수줍은 듯 붉은 꽃을 살포시 피워낸다. 대웅전 현판을 바라보니 [鶴亭] 낙관이 찍혔다. 학정 이돈흥 선생이 최근 유명 사찰 현판에 많이도 자취를 남기셨다.
법당 옆 고사목이 잘 보존되고, 고사목 몸체에 뿌리를 내린 새 나무가 자라고 있다.
○ 천태산
12:30. 대웅전 옆 공터에서 바로 산행이 시작된다. 비자나무 숲을 지난다(천연기념물 제483호로 지정되어 있다). 급한 경사길이다. 10분 거리에 거북바위가 나온다. 바위 표면에 왕(王)자 무늬가 선명하다. 옆으로 돌아서 보니 거북 모양이 맞다.
계속되는 급경사 길이 쉽지 않다. 초봄이지만 급경사를 오르다 보니 얼굴에서 땀방울이 뚝뚝 떨어진다.
한두 번 주저앉아 쉬다 보니 능선이 나온다. 경사가 심해 봐야 1km 거리,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
13:00 능선이 나오고 삼거리 이정표(좌 개천산, 우 천태산)가 있다. 홍굴재이다. 쉴 수 있는 의자 하나가 있다. 서울에서 왔다는 산악회원들이 하나 둘 지나간다. 음료수라도 보충하니 금새 원기가 회복된다.
오늘 두 개의 산을 가기로 했는데, 천태산으로 먼저 간다. 천태산 턱밑에 밧줄을 잡고서 바위 고개를 넘는데, 찔레향이 그만 가자고 우긴다. 칠십 넘은 늙은이들의 고집이 부딪친다. 어떻든 정 선생과 둘이서 멈춤 없이 계속 간다, 13:30. 천태산 도착. 표지석에 [천태봉]이라고 써 있다.
사진만 찍고 내려와 홍굴재에서 점심 식사를 한다. 14:00
○ 개천산
개천산에 갈 것인지 의견이 또 나누어 진다. 정 선생은 힘들어 그냥 하산을, 찔레향은 혼자라도 가겠다고 출발해 버린다. 옝~
14:20 여기까지 와서 개천산을 포기하기도 아쉽다. 내일 막가산행 팀 산행 약속이 있어 오늘 무리가 걱정되지만, 언제 또 이곳에 오겠나 싶어 먼저 가버린 찔레향을 쫓아가 합류한다.
14:50 개천산 정상에 도착한다. 497.2m. 표지석 글씨가 희미하다.
14:55 하산
15:10 홍굴재
15:30 절 도착
도곡 식당가에서 정 선생이 오리 주물럭 식사까지 제공한다. 오늘은 정 선생 덕분에 크게 호강한 날이다.
○ 2006년도 개천산 산행 --- 15년 전에 개천사에서 출발하여 천태산, 개천산을 다녀온 사진이 보인다.
15년 기간에 산천은 그대로인데, 사람은 많이 변했다. 15년 후에 우리 모습은 어떠할까 궁금하다.
(2021.3.10. 정리, 요산요수)
첫댓글 거봐, 15년 전에 왔었잖아.
산 이라면 15년 전 전성기 한참 좋아할 때 죽마고우
정 선생 리딩으로 지금은 추억으로 각인돼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