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 출발 풍천님께서 준비하신 아침 줄무늬떡을 먹으며 100대 명산 중 하나인 백덕산으로 출발합니다. 새해 첫 산행이기에 오늘 참석하신 분들은 모두 2019년 만근산행 예정자가 됩니다.
산행신청 안했어도 빈자리 많으니까 나왔다는 소방차님, 어제 오대산에 이어 이틀째 강원도행을 선택하신 느림보님, 남사친 두 분을 이끌고 오신 이경희님, 1월 1일 신정 일출산행에서 뵀던 분들...... 모두모두 반갑습니다.
풍천 대장님께서는 10년전 2월에도 왔었다고 합니다. 그 당시에 산행기 담당은 체리콕님이었죠. ^^
양평휴게소에서 한 번 쉬고, 8시50분 해발 9백미터 백덕산 들머리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은 평창과 횡성의 경계선이네요.
산림수도(首都) 평창~ 누가 만든 말인지 아주 제대로 만든 문구입니다.
매송고문님 대신 제가 정자 위에 올라가서 간단하게 몸 푸는 체조를 진행했습니다.
발목돌리기, 발좁게 벌려 누르기, 발 넓게 벌려 누르기, 무릎돌리기, 허리돌리기, 손목돌리기, 어깨돌리기, 목돌리기 끝~~~~
매송님 체조에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아주 간단하죠? ㅎㅎ 오랜만에 후미에서 무전기도 장착해 봅니다.
백덕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에는 요즘 만들어놓은 듯한 나무팻말이 아주 잘 세워져있네요.
우리는 문재에서 백덕산 정상을 지나 먹골주차장으로 내려오는 6시간 코스를 잡았습니다. 점심 먹는 시간까지 대충 7시간 정도를 예상 소요시간으로 잡고 올라갔습니다.
1월이라면 당연히 눈산행을 기대하지만 올해는 가뭄이 계속되어 흙먼지 뒤집어 쓰지 않으면 다행입니다. 초입에는 눈과 얼음이 좀 보이네요.
건너편 산에는 미세먼지로 된 뿌연 띠가 마치 산안개처럼 보입니다.
오르막길 조금 올랐데 등에 땀이 차네요.
"더우니까 옷 벗어요~~ 출발!"
"아니되옵니다~~ 아직 다 벗지도(?) 않았는데...
출발하시다니~ 아니되옵니다."
한바탕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
희뿌연 구름 사이로 빼꼼히 해가 비칩니다. 가끔씩 파란 하늘도 보이고 다시 회색으로 뒤덮이기를 되풀이하는 하늘, 오른쪽에서는 매운 바람이 가끔씩 소매 사이로 파고듭니다.
바람도 잔잔한 능선길에서 쉬며 사과를 나눠먹었습니다. 인원이 별로 없어서 후미도 금세 합류해서 한 조각 얻어먹었습니다. ^^
작년에 떨어지지 않았던 단풍잎과 초록 소나무잎들에 하얀 서리가 내려앉았습니다. 상고대를 구경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햇빛이 직통으로 비추게 되면 사라질까봐 사진을 찍고 또 찍어봅니다.
일찍 시작한 산행 덕분에 이런 호사를 누리네요.
헬기장으로 보이는 곳에서 단체사진을 찍었습니다. 사방이 탁 트여서 가슴까지 시원해지는 곳이네요.
건너편 산에도 상고대가 하얗게 장관을 이루고 있습니다. 억새꽃에도 예쁜 상고대가 피었구요~
막대기 하나를 주워 나무줄기를 살짝만 건드리면 바람에 날려 머리 위로 분무기의 안개처럼 쏟아지는 상고대 눈조각들에 황홀해집니다.
들국화님이 넘어질 때 손을 잘못 짚어서 다쳤습니다. 점심시간이 되어 비닐셀터를 치고 같이 밥을 먹었는데 표정만은 아무렇지도 않게 보였지만 오른손잡이에게 식사시간은 참으로 곤혹의 시간이란걸 알기에 마음이 아프네요.
백덕산 정상까지 가야하는데 식사시간이 좀 길어지네요. 10명 정도는 백덕산까지 가는 길에 아이젠을 착용해야하고 다시 식사했던 곳으로 돌아와서 내려가야하기 때문에 아쉽지만 식사장소에서 바로 내려갔습니다.
저는 백덕산 정상으로 출발, 유명하다는 서울대나무를 지나니 몇 분 지나지 않아 정상이 나왔습니다. 정상에 5~6명만 있어서 독사진 여러 장 찍고 처음 보는 아저씨께 100대명산 수건도 빌려 멋진 포즈를 잡았습니다.
내려가려는데 좁다락 길에 우루루 수십 명이 올라왔습니다. 이제 줄을 서서 기다려야 겨우 독사진 찍을 차례가 옵니다. 우리 팀 사진 찍어주느라 저는 원래대로 후미가 됐네요.
무전기가 울립니다. 헬기장 나오면 직진하라고요~ 마지막 갈림길에서 직진을 해야 먹골주차장으로 가거든요. 길은 잘 들어섰는데 길이 만만치 않습니다. 급경사 구간에 눈도 중간중간 쌓여있고....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누군가 사고로 죽었다는 추모비도 보였습니다. 그만큼 위험한 구간이란 뜻이겠죠!
선두를 먼저 보내고 풍천 대장님이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2시30분, 왼쪽으로 꺾어진 길로 쭉 내려가니 임도가 나왔습니다. 중간중간 임도를 채운 얼음 때문에 조심조심 발을 떼며 내려갔습니다. 쉽지 않은 하산길이었지만 3시 15분 산행종료!!
4시에 <언덕 위에 장독대>라는 맛집에 도착했네요. 음식이 나오기 전에 볼거리가 많아서 기다리는게 지루하지 않습니다. 주인아주머니는 시인이라서 곳곳에 자작시를 써 놓았더라구요.
그게 다가 아닙니다. 블랙야크 100대 명산 완등한 미니 현수막이 벽에 붙아있을 정도로 등산 마니아라는군요.
드디어 닭요리가 나왔습니다. 메뉴는 묵은지닭볶음탕!!! 매운맛이었는데 희한하게 입에 착착 감기더라구요. 모두들 입을 모아 역대급 맛집이었다고 칭찬을 합니다.
5시 50분 출발. 하늘에는 보름달이 동그랗게 떴네요. 하산주에 달달하게 취하니 기분이 더욱 좋아집니다. 막걸리님이 주신 누룽지 깨물며 집으로 ~~ 언제나 분당산사랑과 함께하면 즐겁습니다.
2월은 문경 주흘산이네요. 만 7년을 다녀도 겹치는 산은 설악산 지리산 빼고 거의 처음 가보는 산들뿐입니다. 평생을 오르고 올라도 새로운 산이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은 우리나라입니다. ^^
첫댓글 1월산행에서라야 확실하게 볼 수 있는 상고대!
강원도 심심산골에서 제대로 보았군요.
주변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 조망도 끝내 주는데~~
산사랑에서의 산행이 그립습니다. ^&^
매송님 새해 건강 하세요
요즘 못뵈었는데 2월 산행 오신다니 좋습니다.
@짱구3 예! 일욜에 봅시다. ^&^
처음 들어본 백덕산~~ 하산 길이 길어서 쪼매 힘들었지만 산사랑님과의 산행은 언제나 즐겁고 행복 합니다. 새해 첫산행 첫산행기 꼭 기억 할께요. 싹수님 수고 많았어요.
눈도 안내리고 날씨도 그리 춥지 않은 올겨울에 상고대를 만난 건 큰 행운이었어요.
다음달도 멋진 산행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