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중국작가 가오싱의 글인데
처남이 독일어판에서 번역하여 이멜로 보냈군요.
처남의 아내와 몇 사람만 보여 주려고 번역했답니다.
처남이 독일에서 오래 살아서 맞춤법이 저 처럼 많이 틀릴겁니다.
같이 나누고 싶은 글이라 올려 봅니다.
<이십오년>
그렇게 빨리 모든 것이 끝나버릴 줄은 그는 정말로 몰랐었다고 했다.
그 모든 만남은 10분이 채 넘지 않았다. 아니 꼭 10분이 걸렸다. 그가 정문 수위실에서 방문객 서류를 작성하고 울렁이는 가슴으로 시계를 보았을 때가 10시 07분이였었으니까. 수위가 아르켜 준대로 복도를 걸어서 세번째 오른쪽 문으로 갔었다. 찾기는 아주 쉬웠다.
사무실 문들은 모두 활짝 열려있었고 그리고 바로 체조 휴식시간이였다. 넓은 뜰에 사람들이 흩어져서 라디오에서 나오는 네번째 체조순서를 아니 다섯번째 순서를 이미 따라 하고 있었다.
그는 그 당시 첫번째 체조 순서를 연습 하면서 그녀를 알게 되었었다고 했다. 그가 막 대학에 입학 했었을 때였었다. 1957년, 그러니까 그녀와 헤어진지가 25년 – 사반세기가 지나갔다. 그래, 참 인생이란, 그녀를 다시 만나 볼수 있을 줄이야 누가 생각할 수 있었을까 ?
그래도 그는 이 만남을 25년동안 기다리고 있었다고 했다. 사무실 문들은 활짝 열려있고 모두 뜰에서 체조를 하고 있었다. 짧은 머리카락의 중년나이의 한 여인만이 문을 등지고 창문가까이 놓여진 책상옆에 앉아있었다. 남자의 목소리가 떨렸다
죄송합니다. 펭이핑 동무 여기 계십니까 ? “
그 여자가 몸을 돌려 조금은 놀란 눈으로, - 그래 , 정말 놀란 눈길로 – 낯선 남자를 아래 위로 훑어보았다.
무슨 일로 왔는데 ? “
분명히 그 여자 펭이핑 (Feng Yiping) 이였다. 25년이란 세월이 흘렀어도 이 여자의 눈동자를 다시 기억하게 했다. 전에도 이 눈빛은 바로 쳐다 볼 수가 없어 이 남자를 당황하게 했었다. 그리고 반듯한 그녀의 입 모양도 다시 기억하게 만들었다.
얼굴 전체의 윤곽은 전보다 훨씬 부드러워졌다고 할 수 있으나 이목구비의 뚜렷한 , - 특히 아이들 처럼 떠들고 웃을때 나타났던 선은 아직도 분명히 남아있었다. 남자는 속으로 있는 용기를 다 내어 말을했다
나 못알아 보겠어 ? 우리 대학교 때 같은 과였지않아 !“
오- , 그녀는 알아보았다. 나이가 들었어도 그녀의 말소리는 아직도 빨랐다. 그리고 밝은 목소리도 여전했다. 서둘러 의자하나를 남자옆으로 당겨놓는다.
내가 너를 다시 만나 볼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
남자는 긴장되었던 숨을 풀고 곁에 앉았다. 어떻게 서서있을 수도 없었고 앉아서 처음부터 이야기를 해야했었다. 그는 아주 적당한 시간에 왔다. 바로 이 체조 휴식시간에 맞춘것이다. 이 시간을 기다리느라고 10분이상을 거리에서 배회했었다.
바로 이시간은 모두에게 휴식시간이였고 그래서 사무실에서 이야기를 나눌수 있기 때문이였다.
그러나 바로 이 시간에 그녀가 거리에 야채라도 사러 나갔었더라면 ? 많은 직장인들이 이 휴식시간을 이용해서 반찬시장을 본다는 것도 이 남자는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먼저 정문입구에서 몇분을 기다렸다가 그녀가 나오지 않음을 확인 한 후 수위실로 갔던 것이다. 그때가 10시 5분.
그래 , 지금 어디서 사니 ? ?
그녀가 묻는다.
무엇이라고 대답해야 하나 ? 생각하다가 남자는 이사했다고 말한다
아, 그래 물론이지 ? 여자가 말한다
그래, 이사했어, 25년 동안 ? 남자가 웃으며 말한다
야, 참 어떻게 세월이 ....57, 67, 77... 25년이나 지났어. 믿어지지 않아 ?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너를 보러 왔겠니 ? ? 남자가 말한다
지난 일은 과거로 묻어두어야 겠지 ? 여자의 말에 한숨이 섞여있다
물론이지, 다른 선택이 있겠어 ? 실제로 모든것은 과거로 지나갔으니까. – 그러나 그 당시에 내가 너를 사건에 연관시켰었지 ? 남자는 먼저 이 사과를 하고 싶었다
아니, 나 한테는 별 문제가 없었어 ? 여자가 바로 대답했다
아니야, 정말 너한테 용서를 받고 싶다. 그때 당시 항상 .... ? 남자가 여자의 말을 끊고 말한다
나에게 그 일로 인해서 큰 영향이 있었던 것은 아니야. 그렇지 않다면 나를 <중급> 으로
처리하지는 않았을 거야. 그렇지 않아 ? 그것도 훨씬 뒤늦게 내 인사서류에 <중급>으로 기록
되어 있는 것을 알았지 ?
아니야, 너는 그 당시 나를 위해서 많이 힘썼어“ 남자는 굽히지 않고 계속 이야길 한다 . 그는 꼭 사과를 해야만 했다.
당시에 우리는 모두 어렸어. 우리가 무얼 안다고 했겠어 ? “ 여자가 말했다
그래도 나는 우리과에서 행해졌던 비판모임에서 네가 나를 위해 했던 말들을 아직도 기억할 수 있다.“
내가 뭐라고 얘기했는데 ? 나는 기억도 못해 ? 여자가 웃으면서 말을 한다. 그리고 처녀시절 학생회에서 그녀가 말을 할 때 늘 하듯이 손으로 머리카락을 쓸러올렸다.
너는 참 멋있는 학생대표 였었지. 학교 동창들이 만나면 지금도 그런 얘기를 한다 ?
정말 ? ? 여자가 기뻐한다
그럼, 정말이다. 야, 참 25년.....“
한숨섞인 소리는 내지 말아야 하는건데, - 바보처럼 습관이 되였어. 기쁜 마음으로 돌아와야지. 남자는 다시 정신을 가다듭는다. 이 순간을 위해서 25년을 기다리지 않았던가.
반 우익운동 이전의 시간에 관해서 , 대학 학생시절의 멋있는 추억담들을 이야기 하기 위해서 - 여름옷을 걸치고 기숙사에 모여앉아 < 산사나무 숲> 이나 < 작은 거리> 노래를 부르던 때. 그래, 토요일 저녁마다 춤파티가 있었지. 종이 뱀과 제등을 만들어 달고 – 춤 추는 것 자체가 불량스럽다고 하던 시절에.
여자의 눈이 빛났다. 머리카락끝이 약간 은색들을 띄고 있었지만 그녀는 아직 그대로 였다.거기에 비해서 그의 머리카락은 이미 많이 희여있었다.
너 대학졸업 후에 무슨 직책이 주어졌었니 ?“
나는 졸업 못했어“ 남자가 말했다
아, 그래, 맞았어, 그런데 나중에 네가 어디로 보내졌는지 내 말은 그 뜻이야“ 여자가 황급이 설명한다
2년 동안 농장에서 일했고 다음으로는 가까운 작은 동네의 중학교 교사로 발령을 받았지“
그리고 나서 ?“
그 이후로 부터 쭉 그 시골에 있는 거지 뭐 ?
여자는 낮은 한숨을 쉬고 더 이상 묻지를 않는다. 아니 남자는 여자에게 모든걸 이야기 할려고 하지 않았던가 ! 그가 지난 모든 날들을 견딜 수 있던 유일한 힘이 그녀였었다는 것을. 그는 오늘까지 그녀에게 쓴 편지를 보내지 못하고 간직하고만 있었다.
물론 오늘 방문의 목적에 특별한 의도를 포함한 것은 아니다. 그는 오래전에 이미 시골서 결혼해서 살며 자녀를 두고 있다. 남자는 그녀에게 자기 아내는 아주 마음씨 고운 시골여자라고 말하고 싶었다.
당시에 자기가 우익분자라고 낙인이 찍혔음을 알고도 자기와 결혼할려는 마음을 가졌었고 지난 많은 세월 속에서 늘 위안을 주었다고. 그리고 자기아내는 마음씨가 고웁기만 한 것이 아니라 퍽 이해심이 많은 여자라고. 그의 아내는 그가 이 편지를 간직하고 있음도 알고 있다고.
그는 자기 아내에게 그녀의 사진을 보여주었고 – 아니, 소풍가서 여럿이 같이 찍은 사진이였는데 그 사진을 보물처럼 간직하고 있었다고, 그의 아내도 남편이 그녀를 그리워하고 있음을 알고있다고, -
아니, 말을 끝까지 다 하게 내 버려 두어줘. 그는 자기 아내가 그 옛날의 일을 다 알고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한다. 대학 비판 모임때 그녀가 남편을 위해 변호하는 발언을 하다가 같이 사건에 연류되는 어려움을 겪었던 일도 아내도 알고 있다는 것을.
물론 그녀가 그동안 결혼했음을 남자는 알았지. 그럼, 그녀는 결혼했어야지. 결혼해서 좋은 남자를 인생의 배필로 삼아야지. 그는 그녀에게 행복을 빌테고.... 그는 결코 그녀 가정의 평화를 깨트리러 온 것은 아니야. 어떻게 그가 그럴 수가 있겠어 ?
그 자신도 이제는 시골서 뿌리내린 시골사람이 되지 않았는가. 그는 도시의 생활과는 거리가 멀어졌었다. 이젠 정치적으로 도시의 삶이 그에게 어려움을 줄 이유도 없고 하등에 장애가 없지만 시골의 삶이 이젠 그에게 좋아졌다. 집에는 야채밭이 있어서 항상 신선한 야채가 식탁에 오를 수 있는 반면에 도시는 모두가 비싸지. 시골서는 두 자녀들과 같이 그 래도 큰 책임을 지고 살아가는 반면에 도시에서는 이런 책임적인 일을 할려는 마음도 안 생길것이다. 지난해 그는 승진도 되었다.
그의 대학졸업 자격이 인정되어 한 계급 승진이 된것이다 . 그의 삶은 대체로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그의 아들이 대학입학시험에 합격하고 딸이 중학교를 졸업하면 일자리를 얻는 일이다. 그러면 그는 만사에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한다.
삶이란 그저 그런 것이고. 인생을 원망해서는 안되는 것임을 안다. 모든 사람은 자기 운명에 따라 사는 것이다. 그가 인생에서 얻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이미 다 잘 알고 있다. 논에서 개구리 우는 소리를 듣지 못하면 잠을 잘 수 없을 것이라고 그는 생각한다. 그가 여기에 오늘 오게된 것은 가까운 곳에서 열리는 중학교 교재에 관한 현청 회의 에 참석하기 위해서 였다 그런데 작년에 그 땅딸보로 부터 그녀가 이곳에 전임되었음을 알게되었다
너, 그 땅딸보 기억하니 ? ?
오, 그래, 그 작고 뚱뚱하고 과에서 제일 막난이던 땅딸보“ 그녀가 대답했다
그애는 4인방 그룹이 숙청될때 재기를 위해서 모든 직책들을 두루 찾아다녔었지. 그동안 한자리 차지했는지 알고있어 ? ?
그럼, 벌써 오래야. 지금 연구기관의 부의장인데, 결점이 있다면 그가 1957년의 사건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는 것이지 ? 그녀가 말했다
너는 그동안 사는게 어땠어 ? ? 그가 다시 묻는다.
뭐 대체적으로 별 어려움 없이 살고 있다고 말 할 수 있지“
그래, 다행이구나“ 남자가 말한다
그녀가 약간 웃음을 띄었다. 남자는 더 이상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른다. 무엇이라고 더 얘기를 해야하나? 수 많은 지난 시간 그녀의 이 웃음을 기다리지 않았던가 ? 그리고 한번 다시 만나 볼수 있기를 ! 그녀와 그녀의 웃음. 25년동안 그의 가슴에 살아있던 것이였다.
담요를 말아서 옆에끼고 학교를 떠났었다. 그녀에게 한마디 말도 주소도 남기지 못하고. 그 스스로도 자기가 어디로 갈지를 몰랐었었다. 그리고 혼자만의 상상을 하지 않았다손 치더라도 그녀와 다시 만날 용기도 없었을 것이다.
물론 그녀도 그가 수 많은 해를 그녀를 생각하고 있었던 것을 알리가 없었을 것이다. 또 그녀에 대한 비밀스런 사랑의 감정도 알리가 없었을 것이다.그녀에게 줄려고 썼던 편지는 건네줄 용기가 없었었다 .편지는 빗물에 젖어 곰팡이가 나기 시작했었고 누런 얼룩이 생겨져 있었다. 그래도 그 편지는 그의 삶 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기념물로 남아있었다.
이곳으로 출장을 나오기 전날 저녁, 남자는 큰 용기를 내어서 아내에게 이야기를 했다. 그녀를 만나기 위해서 좀 돌아서 오겠다고. 지금까지 모든 어려움을 같이 나누며 살아오는 아내에게 이 일를 비밀로 할 수가 도저히 없었다. 아내는 별 다른 감정없이 말을 했었다
정말 다시한번 만나야지요. – 이제 당신은 별 어려움이 없지 않아요“
남자는 실은 그 동네의 특산품을 가져 갈려고 했었다. 그 동네 산물인 붉고 마른 대추는 이름이 있었다. 아니면, 참기름 - 도시에서는 봄의 축제때나 100 그람씩 분배되는 귀한 것이라고 하는 말을 들었었다.
예전에 군청 시내에 가서 어떤 이유로 사람들에게 부탁을 할 때는 집에서 농사지은 참깨에서 뽑은 참기름 한병을 가지고 가지 않았던가. 그런데 이번에는 이런 일이 갑자기 퍽 촌스럽게 느껴졌다. 또 사람들이 그렇게 볼것 같았다.
남자는 그녀에게 그렇게 보이고 싶지 않았었다. 그래서 아내가 준비해준 대추와 참기름도 책상위에 그대로 놓고 왔었다. 그는 그녀에게 그녀의 남편에 대해서 물어보지 않은것에 후회했다. 당연히 예의에 관한 일인데. 또 그녀의 자녀들에 대해서도 물었어야 했었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아이들이 벌써 다 대학에 다닐지도 모르지. 도시에서는 시골보다 교육받을 수있는 여건이 훨씬 좋고 그녀는 분명히 자식들 교육에 깊은 관심으로 돌보고 있을 테지. 그런데 이런 모든 것을 그는 묻지 않았었다.
그는 왜 이런것들을 묻지 않았는지 스스로 알지 못했다 아니 뭘 도대체 물어야 될지도 몰랐고, 어떻게 할을 해야 할 지도, 아니 왜 그가 이곳에 찾아왔는지 조차도 나중에는 모를지경이고 머리가 혼돈스러워 졌다.
그녀가 조용한 웃음을 띠기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 남자는 무엇을 어떻게 말하고 처신해야 할지 깊이 생각할 수 있었으며 알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아무것도 알 수가 없다. 그가 어떻게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
그는 그냥 같이 웃어보였다. 후에 그 남자는 자신의 그 웃음이 퍽 쓴웃음이 되였다고 말했다.
그가 웃을때 이마에서 부터 얼굴전체에 퍼지면서 생기는 눈 언저리의 많은 주름살로 차라리 웃지 않는것이 낫았었을 것이라고.
복도에서는 휴식시간이 끝나서 사무실로 돌아오는 사람들의 시끌적한 소리들이 들려왔다.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체조 연습순서가 네번째, 아니면 다섯번째 순서였든가 ? 아니 왜 그는 이런것에 신경을 쓰고 있는가 ? 삶은 다시 현실의 일상으로 돌아왔다. 그래, 일상의 삶.
25년 ...“ 남자가 다시 말을 꺼냈다
참 25년이나 - 믿을 수 없어“ 그녀가 말했다
사람들이 다시 자기들 책상으로 돌아와서 앉는다. 그는 다른 사람의 의자에 앉아있었기에 얼른 일어나서 의자를 내어 놓는다.
앉아 계십시요. 그냥 계세요 ? 한 남자가 손짓을 하며 말한다
아, 아니 더 이상 여기 있을 일이 없지. 이제 가야지“ 여자에게 남자가 말한다
공무상의 출장이지 ? ? 여자가 물었다
그래, 출장길이야 ?
조금 더 앉아있지“ 라고 말하면서 여자는 벌써 일어서 있었다
뭐, 일이 많은 것 같은데. 나도 가 보아야지 !“ 그가 단호한 음성으로 말했다.
며칠동안 이곳에 머므르니 ?“ 여자가 물었다.
어, 내일 다시 출발해. 학교에는 항상 일이 많거든 ? 그가 대답했다
너, 밖에까지 나올 필요없어. 널 다시 봐서 참 반가왔다 ? 한마디 덧 붙여 그가 말한다
아냐, 네가 이렇게 오랫만에 왔다가 가는데 같이 나가지“ 여자가 분명히 말한다.
남자는 아무말없이 걸어나간다. 여자도 묵묵히 뒤 따른다. 관청 정문 앞에서 여자는 남자에게 좀 목소리를 높여서 말을 건넨다.
왜 그렇게 빨리 떠나니, 리 (Li) . 다음번에는 꼭 우리집에 들리도록 해 ! ?
그가 잘못 들었나 ? 아니야, 남자가 혼자 대답한다.
두 단어를 잘못 들었을리가 없었다.
그는 리가 아니였고 창 (Zhang)이였다.
예전에, 25년전에 동료들에게 그는 창 주안으로 불렸었다. 당시에는 흔히 별명을 만들어 불렀는데 그의 이름인 창 치유안(Zhang Zhiyuan)을 빨리 발음하면 창 주안이 되어서 과 선생까지도 출석을 부를 때 < 꼬마 주안>으로 부르지 않았던가.
그녀도 그래서 그를 자주 놀렸었는데... – 물론 25년전이지만 - 그런데 어찌 그녀가 그의 이름을 잊을 수있단 말인가 ? 그러나 이것으로 그녀에게 화를 낼 수 있는일인가 ? 누가 25년전 옛날 학교 동창 이름 하나 하나를 기억해 낼 수있단 말인가 ?
그는 그녀에게 죄송하다고 하고 작별인사 몇마디를 했다. 여자는 그에게 반복해서 다음 번에는 꼭 식사를 같이 하자고 했다. 이번에는 정말 시간이 없어서 유감인데 다음번에 오면 꼭 같이 옛 이야기를 나누자고 했다.
남자가 혜여지면서 손을 흔들고 여자에게 이제 들어가 보라고 큰 소리로 말했다. 여자는 계단위에 서서 웃으면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때 전차가 도착했다. 끝없이 긴 전차. 전차가 관청 정문앞을 지나가자 그는 더 이상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팔목시계를 올려다 보았던 것을 기억한다. 10시 17분. 그러니까 모든 것이 약 10분 걸렸었다고. 이것이 바로 지난 25년과의 이별이였다. 이렇게 해서 그는 지난 25년 동안 가슴에 품고 있던 꿈과 결별한 것이 였다 . 있을수 없는 상식 밖의 일. 그러나 그것 대로 의미가 있었다. 그는 한편으로 텅빈 느낌이 들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행복하게 느껴졌다
그는 이제 한 백화점 앞에서 서 있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멋있게 재단된 여자 옷들이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고 했다. 무엇인가 그는 사고 싶은 마음이 들었었다. 갑자기 그는 자기 아내에게 저런 유행하는 옷 한벌을 사 주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결혼 이후 이제까지 그는 한번도 아내에게 선물을 한적이 없었다. 얼마 안되는 적은 월급 전부를 그는 매달 아내에게 건네 주었다. 아내는오랫동안 저축을 해서 모은 돈으로 재봉틀을 산 이후로는 가족들의 옷을 손수 만들었다고 했다.
남자는 이제 진열장에 전시된 멋있는 옷 한벌을 아내를 위해서 사기로 마음 먹는다. 주머니에는 공무 여행비로 남은 돈과 아내가 떠나기 전에 준 50전이 있었다. 그의 딸을 위해서는 고무 장화 한 컬레를, 그리고 털 담요처럼 보이고 색갈이 고운 면으로 된 담요 한장을 살려고 한다.
집에 있던 헌 담요는 군청 동네에서 이제 기숙사 생활을 시작한 아들이 가지고 갔기 때문이였다. 그리고 군청 동네에서 사는 담요들은 한번 빨면 곧 색이 바래져 버리기 일 수였다.
그는 또 군청 교육과장인 왕씨를 위해서 2통의 단 과자를 살까도 생각한다. 그가 중학교 교재에 관한 현청 회의 참석자로서 사람들로 부터 더욱 존경을 받고 있었었다. 그리고 이런 모든 뒤에는 아내의 힘이 컷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남자는 제일 먼저 아내를 위해서 목 옷깃에 예쁜 꽃 무늬가 있는 새 옷 한벌을 사기로 결정했다.
첫댓글샬롬! 먼 이국 땅에서의 감동적인 글을 대하니 감동이오며 가슴이 두근거리고 행복하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선배님과 친구들 후배의 글을 보며 서로 교환함을 항상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길.... 25년 꼭 우리 친구들이 헤어졌다 만난기간이라 의미가 더욱 깊어지군요.ㅎㅎㅎ
첫댓글 샬롬! 먼 이국 땅에서의 감동적인 글을 대하니 감동이오며 가슴이 두근거리고 행복하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선배님과 친구들 후배의 글을 보며 서로 교환함을 항상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길.... 25년 꼭 우리 친구들이 헤어졌다 만난기간이라 의미가 더욱 깊어지군요.ㅎㅎㅎ
글이 길어서 궁금했는데 다~읽고나니까 감동적인 글이네요!!25년 전의 그감정을 고이 간직한 그 마음은 내꺼고 상대방은 기억조차 못하는 그마음 알것같아요~~화살 쏘신것 잘 받았어요~~^*^
명순분님,인형모친님, 어제 문정희선생님과 긴 통화를 했습니다. 예전의 그 목소리를 듣고 30년 전으로 돌아간 듯 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