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제주시 테마맛집정보]외국 관광객도 반한 특별한 맛 흙돼지구이 이야기
똥돼지는 ‘제주 흑돼지’를 가리키는 옛 이름으로, 말 그대로 인분을 먹고 자라는 돼지를 말한다. 1970년대 실시된 새마을운동을 통해 주택을 개량하고 대부분 가정에서 현대식 화장실을 사용하면서 재래식 화장실이 사라졌다. 그렇지만 1970년대 이전에는 제주도 농가에서 ‘돗통’ 혹은 ‘돗통시’라 불리는 제주 전통의 재래식 화장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제주에서는 돼지를 바로 이 ‘돗통’ 안에서 키웠다. 사람 먹을 곡식도 부족했던 제주에서 돼지가 먹을 음식 찌꺼기가 생기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일. 그래서 ‘꺼멍 도새기’(흑돼지의 제주도 말)들은 돗통에서 인분을 먹고 자랐다. 인분 외에는 특별한 음식을 줄 수 없었기에 보통 한 집에서 한두 마리 정도밖에 키울 수 없었다. 그러니 자연 집안에 큰일이 있을 때나 잡는 귀한 몸이 되었고, 요리방법도 단순해 그저 끓는 물에 푹 삶아 먹는 정도였다.
제주 흑돼지는 입과 코가 가늘고 길며 귀는 짧다. 복부는 늘어지고, 등허리는 처져 있으며 무게 24~38킬로그램, 길이 40센티미터 정도로 작고 까만 털에 윤이 나며 귀엽게 생겼다. 근섬유가 가늘고 조밀하고 육질 사이사이에 지방질이 고르게 섞여 있어 그 맛이 고소하고 씹는 질감이 부드럽다. 또 불포화 지방산을 많이 함유하지만 콜레스테롤 함량은 낮다.
몇 년 전부터 흑돼지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흑돼지 전문점이 많이 늘어났다. 그러나 요즘 판매되는 ‘제주 흑돼지’는 토종 ‘똥돼지’가 아니다. 현재의 제주 흑돼지는 제주축산진흥원이 개체 보존을 위해 1986년 제주 흑돼지 다섯 마리를 어렵사리 구한 후 덩치가 더 큰 일반 흑돼지와 교배해 받아낸 개량종이다. 하지만 개량종 제주 흑돼지도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도 감탄할 만큼 그 맛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