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흑석산의 모습은 검정색으로 변한다. 산의 색깔이 검다하여 유래된 듯하다. 흑선산에서 가학산(577m)~별매산(465m)으로 이어진 능선은 영암 원출산의 여세가 남서로 뻗으며 솟구쳐놓은 산줄기다. 주능선은 영암군 학산면과 해남군 계곡면 의 경계를 이룬다.
설악산 공룡릉을 뺨치는 암릉 풍치와 지리산의 일맥처럼 길게 뻗은 능선줄기는 누구든 감탄사를 연발하게 하지만 아직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이는 물론 영암 원출산의 유명세에 밀려서다. 하지만 이 산줄기의 주인이자 배경으로 버티고 선 월출산의 후광을 걷어내고 이 산이 가진 고유의 멋에 주의를 돌린다면 내륙지방의 어지간한 산은 모두 부끄러이 몸을 숙이고 이 산의 뒤로 물러서야 할 것이다.
이 산은 기암들이 서로 업치고 덮친 모양새가 멀리서 볼때 마치 밤하늘의 별처럼 아름답다고 하여 별매산이라 부른다. 단단한 화강암 덩어리가 줄지어 얹힌 능선 곳곳에는 소나무들이 억세게 뿌리를 박고 있다. 한겨울에도 눈이 쌓이는 일이 별로 없어 등행을 즐기기엔 문제가 없다. 또한 이 산은 기품 높은 난의 자생지로도 유명하다.
<참고문헌> 전남의 명산, 조선일보사 월간산부, 전라남도, 1999. 땅끝(해남안내지도), 천기철, 도서출판 땅끝문화, 199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