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대리구 양평본당(주임 박현성 신부)은 설립 제70주년(2013년)을 준비하고 본당공동체의 화합과 일치를 위해 9월 10일~12일 사흘 동안 ‘제67주년 본당의 날’을 기념하는 특강·음악회·바자회 등을 열었다.
‘본당의 날’ 첫째 날 저녁 성경경시대회와 미사에 이은 특강을 통해 용인대리구장 김학렬 신부는 양평성당과 그 인근의 순교사를 강의했다.
김학렬 신부는 “가장 큰 계명인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힘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루카 10, 27)는 말씀대로, 이곳 양근(楊根) 지역은 고귀한 삶으로 하느님께 다가간 순교자들의 얼이 서려있는 곳”이라고 전했다.
“무릇 ‘역사’와 ‘신학’을 결합한 것이 교회사”임을 설명한 김 신부는 “한국천주교회의 요람지인 이곳 양평의 양근성지 인근 남한강변에서 최근 발견된 ‘감호암(鑑湖岩)’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신부는 이어 “순교자성월을 맞는 이 시기에 우리는 위대한 선조들의 후예답게 ‘기도하고 공부하는 신앙인’이 되자”고 신자들에게 청했다.
김학렬 신부는 특강 말미에 이벽(1754~1786) 성조의 훌륭한 신앙고백인 4·4조의 한글가사 <천주 공경가>를 또박또박 낭독했다.
어화세상 벗님네야 이내말씀 들어보소 집안에는 어른있고 나라에는 임금있네
내몸에는 영혼있고 하늘에는 천주있네 부모에게 효도하고 임금에는 충성하네
삼강오륜 지켜가자 천주공경 으뜸일세 이내몸은 죽어서도 영혼남아 무궁하리
인륜도덕 천주공경 영혼불멸 모르며는 살아서는 목석이요 죽어서는 지옥이라
천주있다 알고서도 불사공경 하지마소 알고서도 아니하면 죄만점점 쌓인다네
죄짓고서 두려운자 천주없다 시비마소 죄짓고서 두려운자 천주없다 시비마소
아비없는 자식봤나 양지없는 음지있나 임금용안 못뵈었다 나라백성 아니런가
천당지옥 가보았나 세상사람 시비마소 천당지옥 가보았나 세상사람 시비마소
있는천당 모른선비 천당없다 어이아노 시비마소 천주공경 믿어보고 깨달으면
영원무궁 영광일세 영원무궁 영광일세 이내몸은 죽어져도 영혼남아 무궁하리
본당의 날 전야제로 11일 밤 열린 음악회는 이철수 씨가 지휘봉을 잡고, 안젤루스 만돌린 앙상블(단장 서영자)ㆍ아르스 노바 합창단(단장 은성기 요한세례자, 영성지도 최재용 신부)ㆍ독창(바리톤 이병철)ㆍ오르간 독주(임경희) 등의 노래와 연주를 통해 남한강변 양평성당의 깊어가는 가을밤을 아름다운 선율로 수놓았다.
본당 주임 박현성 신부는 12일 제67주년 기념미사 강론에서 “한국천주교회 요람인 양근 땅에 자리한 양평본당 공동체 구성원들은 피를 흘리며 신앙의 열매를 맺은 선조들의 순교신심을 계승해야 한다”며 신자들에게 “하느님께 대한 그 지고지순한 사랑인 순교영성을 이어받아 하느님 말씀 속에서 교우들 상호간에 친교를 이루며 성숙하고 모범적인 신앙공동체로 거듭나자”고 청했다.
기념미사에 이어 성당 마당에서 개최된 바자에서는 생활필수품·골동품·의류·주류·먹을거리·추석용품 등 다양한 물품이 판매됐으며, 그 수익금 전액은 본당 설립 제70주년 준비 일환으로 대성전과 교육관 등의 리모델링을 위한 건축기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바자회가 진행되는 동안 제기차기·투호·윷놀이 등 어울림 한마당이 함께 펼쳐지기도 했다.
본당 총무 강병국(바오로·47) 씨는 “사흘 동안 축제형식의 본당의 날 행사를 통해 ‘공동체의 일치와 화합’을 재확인했다”며 “선조들의 신앙을 이어받아 설립 제70주년에는 ‘지역과 함께 하는 신앙공동체’로 거듭날 것”이라고 전했다.
1943년 용문본당으로부터 분가·설립된 양평본당은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양근7리 332에 위치해 있으며, 주보는 성 정하상 바오로다. 신자 수는 3,700여 명에 이른다. 양평성당과 그 북쪽 2km 거리 양근성지 사이에는 양근천이 남한강과 만나는 지점인 일명 오밋다리(서울로 가는 다리) 부근이 ‘순교 터’로 추정되고 있다.[※문의 ☎031-771-2071 양평성당]
성기화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