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종무기관, 전국교구본사주지, 중앙종회 의장단.상임분과위원장
교구행정 책임제 추진 등 종단현안 심도 있는 토론진행
2월 26일 저녁 7시부터 다음날 오전 11시까지 태화산 전통불교문화원에서는 전국교구본사 주지회의에 이어서 중앙종회 의장단 및 상임분과위원장, 총무원 부실장이 함께하는 워크숍이 열렸습니다. 종단 주요 소임자 워크숍은 종단의 주요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열린 토론을 통해 바람직한 종단운영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로 작년에 이어 또다시 마련 되었습니다.
총무원장 자승스님 인사말을 통해 “사찰과 교구, 종단의 역할 분담을 분명히 하고 교구단위 재정 집중과 책임적인 행정 집행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하고 “몇몇 교구에서 모범적으로 시행하고 있듯이 교육과 포교, 그리고 복지를 교구단위에서 실현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 교구의 행정력과 역량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이를 위해 총무원장 스님은 “중앙종무기관의 업무체계를 바꿔 나가겠다. 이를 위해 교구본사로 업무이관을 검토할 것이며, 준비된 교구부터 실질적인 인사와 재정관련 업무를 진행 할 수 있도록 논의를 진행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중앙종회 의장 향적스님은 “종단 예산규모나 우리와 유사단체의 활동을 볼 때 우리 종단이 퇴보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할 때가 있다. 이런 자리를 통해 종단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진지한 토론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총림법, 출가자 감소대책 등 중앙종회도 종도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비전을 만들어 가도록 역할을 하겠다”며 의미 있는 워크숍이 되기를 요청하였습니다.
(가칭) 지혜와 자비의 지역사회 회향을 위한 교구행정 책임제 및 종무개선
교구본사 역할을 강화하고 교구행정 활성화를 통해 지혜와 자비를 지역 사회에서 구현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총무원의 행정업무를 교구본사로 이관한다는 제안입니다.
토론과제로 제안한 내용은 말사주지 인사에 대한 자격심사 등을 교구가 하고 총무원장은 결재를 통해 임명장을 발급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승적관리, 교육관리 종무행정 프로그램에 대한 열람권을 교구본사가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그 외 사찰증명발급, 사찰변동사항관리, 포교소 및 산내암자 관리, 승려증 분실 및 재발급 등을 교구본사가 관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재무행정 영역에서는 사찰재산 처분이나 신규임대는 유지하되 기존 임대에 대한 재임대는 교구본사 주지가 위임받아서 승인토록 한다는 제안입니다.
이에 대해 참석 대중은 전체적인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교구여건과 전체적인 효율성과 관계 등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다양한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 교구행정 이관은 바람직하나 교구본사 행정능력을 고려하여 단계적으로 추진 되었으면 한다. 또한 종단 전체적인 기구(인력)에 대한 조정속에서 검토 되었으면 한다.
- 현재 제시된 계획안 전체로 볼 때 1인 또는 1.5인 정도의 추가인력이면 해결가능하다고 보며, 업무를 떠넘기는 차원이 아니라 교구본사 역량을 강화하는 차원이다.
- 사회흐름과 총무원의 예산,인력 운영의 장기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더라도 총무원과 교구본사의 역할조정이 필요하며 교구본사가 오히려 주도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더 나아가 교구본사의 인사,재정에 대한 통합운영 능력이 필요하며 교구차원의 직영사찰 지정권한도 검토해 나가야한다.
- 종단 사상 역사적인 전환점이 되는 토론시간이 아닌가 생각된다. 역사적으로 이렇게 중앙집중적인 교단운영을 한 적이 없다. 그런데 이렇게 권한을 이관한다는 생각한 것은 대단한 일이다. 점진적으로 검토해서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갔으면 한다. 만약 이렇게 될 경우 교구종회 운영개선도 필요하며 책임있는 교구종회 의원-말사주지 임명이 이루어져야 한다.
본사도 재정이 열악해서 일을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소수의 수사찰이 있으나 그나마 재정집중이 안되고 있다. 교구차원의 인사, 재정 운영 시스템이 개선되어야 한다.
- 이렇게 행정을 이관한다면 교구마다 다르겠지만 몇 사람의 종무원이 더 필요하다. 문화재구역 입장료 수입도 줄고 있는 형편이다. 면밀한 검토와 단계적인 이관이 되도록 해야 한다. 인사가 만사라고 했다, 교구본사도 그렇지만 총무원이 재차 확인해야 한다.
- 서울 총무원 종무원의 지방사찰 파견을 통한 인력소통이 필요하다. 교구활성화 필요에 대찬성이다. 총무원은 대사회 등 큰일을 해야 한다. 교구본사 역할 강화를 위해 본말사 주지가 제대로 선출 되어야한다.
- 재적승에 대한 수행연금, 의료, 거주보장도 교구가 상당부분 책임져야 한다. 교구본사가 열악한 가운데 공동 종무소 역할을 위한 것이 총무원이라고 본다. 낭비가 있는 것이 행정이다. 총무원을 규모로 보면 일개 교회, 사무실보다도 못하다. 사찰은 산중에 있으니 총무원 역할이 필요한 것이다. 교구마다 선별적으로 시작한다고 하는데, 종헌 문제도 살펴봐야 하고, 현재 교구의 행정능력 여건도 면밀히 살펴야 한다.
- 어느 종단은 사설이 없다. 모두 삼보정재인데 그것으로 사설 설립하는 것은 문제다. 지금이라도 사설 설립을 금지해야한다. 이렇게 근본적인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할 때다.
그 외 승적(수계)관련 특별조치법 제정안, 총림법-법인법 제정안, 산중총회법 개정안에 대해 설명하고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인사말
존경하는 중앙종회 의장스님과 교구본사주지스님, 그리고 중앙종회 의장단 및 분과위원장 스님 여러분, 오늘 이렇게 불교중흥을 화두로 한 자리에 모여, 종단의 미래를 위한 탁마의 장에 함께 해주신데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금일 진행하는 워크숍은 우리 종단 중흥을 위한 의미있는 한걸음이 되어줄 것이며 이 자리를 통해 중요한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총무원장에 취임하고 ‘소통과 화합으로 함께하는 불교’, “불교중흥은 교육과 포교를 통해 하겠다.”는 서원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한국불교를 대표하여 한국 사회와 세계의 많은 지도자들을 만나 그들의 경험과 조직 노하우를 엿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전 세계 모든 국가와 조직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생존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종교 역시 생존을 염려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우리 종단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현대 과학 문명과도 막힘없이 소통할 수 있는 위대한 부처님의 가르침이 있습니다. 1,700년의 역사를 거쳐 가꾸고 다듬어 온 가람과 소중한 성보 문화재가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사회에서의 영향력은 계속 감소하고 있습니다. 사회 지도층에서 불자의 모습은 잘 드러나지 않고, 사찰에서 어린이들과 청년들의 활기찬 웃음소리는 잦아들고 있습니다. 치열한 수행의 결과가 뭇 중생들의 삶으로 제대로 회향하고 있는지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어떤 선지식과 지도자가 바로 서서 종단의 앞길을 밝히고 불교중흥의 묵묵한 한걸음을 걸어나갈 것인지, 바로 이 자리에 있는 우리들이 해답을 찾아야 합니다.
우리는 지난해 신흥 불교 종단의 비약적인 발전 모습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재정통합과 중앙집권적인 종단운영을 바탕으로 약진하고 있었습니다. 주요 종책 현장에 한정된 자원과 역량을 집중적으로 투입한 것이 그 비결입니다. 우리 종단의 일개 교구 규모일 수도 있는 종단들이 우리 종단 전체가 해 내지 못한 일들을 성사시키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 종단을 비추어 보고 또한 그간의 종단 운영의 경험과 고민을 통하여 보면, 교구단위로 행정 책임제를 시행하는 것이 하나의 수승한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중앙 집중식 행정체계로는 종단의 현안과 미래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어려워졌고, 심지어 중앙행정의 규모와 절차는 불필요하게 비대해지기까지 했습니다. 더불어 분담금의 규모는 물론 이에 의존한 종단운영은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기도 합니다. 중앙은 관리의 효율성에 노력하고 교구본사는 중앙의 행정을 나누어 권한과 책임 그리고 실질행정을 늘려가야 할 것입니다.
현 시대는 자유로운 자본의 이동을 통해 치열한 부의 축적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경쟁에서 밀려난 많은 이들은 소외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를 극복할 방안은 결국 지역 단위의 공동체라고 합니다. 때문에 성공적인 많은 사회적 전략들은 마을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최근 천주교가 마을 단위 성당 건립을 통해 생활에 밀접한 선교와 조직 관리를 강화하고 지자체들이 마을 공동체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 한 예라 할 것입니다.
현실은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함에도 우리 종단 구조상 중앙으로 재정을 통합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사찰과 교구, 종단의 역할 분담을 분명히 하고 교구단위 재정 집중과 책임적인 행정 집행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은사와 상좌가 전통적인 도제식 관계를 통해 교육과 복지를 책임지던 구조는 이미 낡은 것이 되었습니다. 몇몇 교구에서 모범적으로 시행하고 있듯이 교육과 포교, 그리고 복지를 교구단위에서 실현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교구의 행정력과 역량 강화가 필수적입니다. 지혜와 자비를 지역 사회에서 구현해야 합니다.
종단의 미래를 위해 결단하고 본사의 행정력과 실무력 향상을 위해 진력한다면 종단도 교구별 직영사찰 지정 권한 등, 종단 운영의 새로운 가능성을 종도들과 함께 논의해 결정할 준비를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준비된 교구부터 실질적인 인사와 재정관련 업무를 진행 할 수 있도록 중앙종무기관의 업무 체계를 바꿔 나가겠습니다.
불교중흥의 씨앗이 되겠다고 했던 집행부의 마무리 과제입니다. 해묵은 종단적 과제를 해결하고 중흥의 길을 걸어가는 것은 결국 여기 계신 여러분의 몫입니다. 신심과 원력, 공심만이 종단의 미래를 밝힙니다. 오랜 경륜과 빛나는 지혜를 내어 주시고 애종심의 열정으로 토론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불기2557(2013)년 2월 26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 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