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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연말 침대에서 열발자국이면 될 거리를 다 못채우고 남편이 또 쓰러졌다.
그때는 내가 손 수술을 하고 채 보름이 안 지난 때였다.
수술을 하고 뇌속에 찬 물을 복부로 빼내는 장치가 되어있는 남편의 머리를 다칠까봐
수술한 손으로 머리를 붙잡고 함께 넘어져 남편은 충격이 적었지만 나는 많이 다쳤다.
덕분에 수술한 손을 다시 손보기 위해 나는 응급실로 달려가야했다.
내 손은 그럭저럭 해결이 되었는데 남편은 넘어진지 하루 지나고 나서부터 이상 증상을 보였다.
911에 전화걸어 앰브런스 타고 병원 응급실로 들어간 후
Rahab.으로 옮겨진지 꼭 백일이 되는 날이 이번 토요일이고 그는 집으로 돌아온다.
두개의 보험으로 커버되는 백일을 꽉 채우고 완쾌도 안되었는데 집으로 보내진다.
한달에 팔천불이나 들어가는 병원 비용을 감당하기가 어려워서....
오늘은 하루 종일 바빴다.
남편이 쓸 병원 침대 주문하고,
그동안 창고에 넣어 두었던 윌체어랑 각종 의료 기구들을 깨끗이 닦아
남편이 사용하기 좋은 자리에다 배치하고,
이불이랑 침대 커버 다시 세탁하고,
옷과 잘 읽는 책 정리해 놓고,
집안 구석구석 깨끗이 청소하고,
집으로 와서 치료해 줄 물리 치료사와 간호사들 연락해 놓고.
등등의 일들로 하루가 너무 짧은 날이었다.
저녁에 잠시 어머니와 남편한테 빨래와 간식거리 가져다 드리고 집에 오니 녹초가 되었다.
비는 부슬부슬 오고
뒷마당 앞마당 사방 천지를 둘러보아도 잔디만 무성히 자라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이럴때 막막하다고 해야하는건가?
너무 답답하여 비 오는 흐린 하늘만 넋을 빼고 쳐다보다
무심코 고개를 숙이니 내발 아래서 세송이 자목련꽃이 미소를 지으며 날 쳐다보고 있었다.
삼년 전 제법 큰 목련 나무를 사다 심었는데 애초 자리를 잘못 잡은 주인탓에 수난을 당하고 있는 목련나무.
가까이서 잘 보겠다고 드리이브웨이 바로 옆에 심은 것이 나의 큰 실책이었다.
겨울에 눈이 많이 올때마다 눈에 묻혀 눈치우다 수난 당하고
겨우 차 지나갈 만큼만 뚫은 좁은 길로 차를 후진하다 차바퀴에 꺽이고...
그러면서도 죽지않고 난장이 목련나무가 되어 해마다 뒤늦게 몇송이씩 꽃을 피운다.
남편의 집으로에 마음 무거운 내마음을 위로라도 하려는듯,
오랫동안 집을 떠나 병원 생활한 남편이 집으로 돌아옴을 환영이라도 하려는듯
땅바닥에 거의 깔려있을 정도의 높이에서 피어 배시시 웃으며 인사를 했다.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맙고 반가운 목련꽃 세송이.
그래, 이 작은 목련나무도 그 모진 수난을 당하고도 죽지않고 살아남아
이리도 아름답고 고귀한 꽃을 피웠는데
하물며 이 나무를 심고 가꾼 내가 여기서 흔들릴 수는 없지.
용기를 내자.
기쁜 마음으로 현실을 받아드리자.
그리고 웃는 모습으로 남편의 집으로를 받아드리자.
마치 내 마음을 읽기라도 한듯 목련꽃이 활짝 웃고있었다.
"내사랑 목련화야 고맙다."
본 가지는 죽고 곁가지들이 살아남아 해마다 꽃을 몇송이씩 피우는 목련나무
거의 땅바닥에 붙어서 핀 세송이 목련꽃들.
James Galway - Un Break My Heart
첫댓글 네 글을 읽고 있으면 내가 얼마나 나약한지 알게 된다.
나 같으면 도저히 해내지 못할 일을 너는 하고 있으니...
많은 상처에도 꽃피우는 목련을 보면 생명력이 참 대단하고 끈질긴거라는 말이 실감난다.
아니 위대하다. 인간보다도 더 더 많이...
영자야! 목련처럼 용기내고 잘 해 내렴. 멀지만 이 곳에서 기도할게.
선례의 기도가 내게 큰 힘이 될것이다.
우리에겐 서로에게 다른 여려움으로 힘든 시간을 견디어 내었던 시간들이 있었을 게다.
내가 견디고 있는 지금의 시간을 너는 어쩌면 훨씬 더 먼저 , 더 많이....
하느님은 인간이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시련을 주시는 분이라더라. 선례와 난 할 수 없을 일을 능력이 있는 영자는 할 수 있다아자 아자
가끔 나는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
그리고 각자에게 준 시련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본다.
그리고 네가 말한것 처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어떤때는 능력 이상의 힘든 일이 닥칠때 어찌할 바를 모르고 망연해질때가 너무 많다.
그럴땐 그냥 숨죽이고 가만히 기다린다.
내가할 수 있는 일만큼만 최선을 다 하고.
그러고 나면 그 시간은 저절로 지나가 버리더라.
지나간 시간은 우리 인생의 나이테가 되어 남을거야
훗날 각자의 나이테를 보며 즐거운 수다를 떨자
지금은 성애가 만들어준 이곳에 만족하고.... 덕분에 우리 모두 이곳에서 힘을 얻는다 서로를 격려하며^^
영자와 목련!
둘 다 장하도다~~~아자아자 화이팅!!
아자아자 화이팅~~
너의 넘치는 사랑이 화이팅을 통해 내게 전달되었으니
이젠 코트위의 운동 선수처럼 열심히 뛰는 일은 내 몫이겠지?
응원하는 벗들을 위해서라도....
너는 이미 답을 알고 있었구낭~
내가 할수있는 만큼만하고나서는
그냥 가만히 기다리는 것!!!
그때 그분이 일하시지....
난 널잘모르겠지만 네글을 읽다보면 참 대단한 아이라고 느껴진다 열심히 살고 있는 네모습이 아주 보기 좋구나 힘내라!!!
대단한 아이는 머리가 단단한 아이?ㅎㅎㅎ
농담이다.
고맙구나 친구야.
주어진 삶을 열심히 사는것은 우리들의 몫.
격려에 힘이 난다.
어쩔수 없는 환경을 이겨 내야지..
살다보면 좋은 날이 있겠지,, 아자아자 화이팅
날마다가 좋은 날이다.
눈 뜨고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어 좋은 날.
움직이며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힘과 능력이 있어 좋은 날.
매사가 생각하기 나름이겠지?
가끔 네 글을 읽으면 가슴이 짠 하게 아려진다.
어젠 딸과 함께 여의도 벚꽃길도 걷고 훌륭한 요리도 먹고 찻집에서
한가로이 차를 마시며 많은 얘기를 나눴는데,..
네게도 이런 시간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보았다...
나때문에 마음 짠하지마라.
속상하다.
하지만 누군가가 날 위해 마음 아파하고 있다는 걸 알면
그 마음과 사랑이 나에게도 전달되어 위로가 된다.
혜경이와 가졌던 좋은 시간 마음으로 상상해 본다.
엊그제 남편 집안에서 물리 치료 받으며 운동할 동선때문에
가구 이리저리 옮기다 책꽂이에서 너와 요비따 혜경이가 보내준 편지를 발견하고
읽으면서 추억에 잠겼었는데...
혜경이 보고 싶구나.
안부 전해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