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techho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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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전자제품 명문기업인 도시바가 중국 기업에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Business Journal이 1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도시바의 중국기업 인수설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이미 도시바는 원자력 사업에 7조1250억 원의 거액 손실을 계상할 정도로 재정적 형편이 나빠져 있다. 지난해 12월말 현재 1조9120억 원의 막대한 채무 초과가 일어난 상태기 때문이다. 경영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낸드(NAND) 플래시 메모리 사업을 분사하고 새로운 회사의 신주를 매각해 이익으로 채무 초과를 피하려는 것이 이 회사의 기본 속내이며 새로운 회사 이름도 벌써 ‘도시바 메모리 주식회사’로 정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도시바는 지금 진퇴양난의 상태라서 당초에는 주식 매각 수준을 2~3%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으나 최근에는 과반수 양도를 포함한 외부 자본 도입까지를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주목할 것은 한국을 포함한 10여개 기업의 참여 움직임 속에서 중국 칭화유니그룹((紫光集団)의 동향이 특별히 관심을 모으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반도체 업계의 신화적 존재인 칭화유니그룹은 최근 모바일 반도체 시장 선두주자 자리를 노리며 그룹 자회사 ‘유니그룹 스프레드트럼RDA’(Unigroup Spreadtrum RDA)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프레드트럼RDA는 칭화유니 모바일 칩 사업부문으로 삼성전자 등에 제품을 공급한다.
2016년 모바일 반도체 시장에서 미국 퀄컴이 33% 점유율로 1위, 대만 미디어텍(Mediatek)이 31%로 2위, 스프레드트럼RDA가 13%로 3위를 차지할 정도로 공격적 경영을 펼치고 있다. 중국 정부도 알게 모르게 자국 반도체 산업 융성을 위해 칭화유니그룹을 적극 후원한다는 후문이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미국 마이크로테크놀로지, 미국 웨스턴디지털(WD), 대만 홍하이, 한국 SK하이닉스 등이 도시바 인수전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고 칭화유니그룹과 홍하이그룹의 샤프, 일본 기업인 캐논, 도쿄 일렉트론 등은 참여하지 않는다고 했다.
비즈니스 저널에 따르면, 현재 세계에서 NAND메모리를 생산하고 있는 주력 기업들은 한국 삼성전자(33%), 도시바와 미국 웨스턴디지털(WD/34%), 미국 마이크론과 미국 인텔(24 %), 한국 SK하이닉스(8%) 등 4그룹이다.
2016년 3월말 XMC라는 반도체 메이커가 갑자기 240억 달러를 투자해 2020년까지 12인치 웨이퍼의 월 30만장을 생산하는 규모로 3차원 낸드 메모리를 생산한다고 발표해 세계를 놀라게 한 바 있었다. 물론 이 회사는 2차원 낸드 메모리도 제조한 적이 없어서 개발이 쉽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삼성전자의 3차원 낸드 메모리 양산 거점인 중국의 서안공장으로부터 삼성전자 엔지니어에 대한 고연봉 헤드헌팅 작업에 손을 대고 있다고 한다.
여기서 XMC를 산하에 거느린 유니그룹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시바 메모리의 3차원 NAND 메모리의 선진 기술을 탐내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유니그룹은 50조 원이라는 거금을 준비하고 있고 중국 정부의 보이지 않는 후원까지 힘입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모은다. 중국은 자국 반도체 산업의 강화를 위해 180조 원의 IC 기금을 마련해 놓고 있다. 자산가치가 15조 원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도시바 메모리는 바로 살 수 있는 모양새다.
비즈니스 저널은 지금 현재 WD, 마이크론, 한국의 SK하이닉스, 샤프를 인수한 홍하이 등의 기업이 인수의향자로 이름을 거론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WD, 마이크론, SK하이닉스는 NAND메모리 메이커라서 독점금지법에 저촉된다고 보았다.
물론 인수자금 측면에서도 불확실하다. 그렇다면 독금법에 걸리지 않고 인수 자금도 원활한 유니그룹이나 홍하이가 유력하지 않은가라고 보는 것이다. 특히 유니그룹은 3차원 메모리 기술을 강력하게 원하고 있기도 하다.
문제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라고 이 매체는 분석했다. 트럼프는 자국 내 생산거점과 미국인의 고용이 가장 큰 관심거리다. 그러므로 트럼프의 통상 압박이 어떻게 전개되는가에 따라 유니그룹의 인수 움직임도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이래저래 반도체 메이커들은 서로의 움직임에 한껏 예민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어느 쪽이 도시바를 인수하느냐에 따라 업계의 순위와 판매동향이 급변할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편 니케이 일렉트로닉스는 이와 같이 급변하는 반도체 시장의 동향을 제조업체 관계자와 B2B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3월 1일 반도체 관련 기술동향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 매체는 삼성전자가 3D 낸드 플래시 메모리와 18nm DRAM의 양산투자를 가속하고 있고, 인텔사는 반도체 파운더리 사업을 강화하고 있으며, 대만의 TSMC는 10nm 제품의 양산과 7nm 제품, 5nm 제품, 3nm 제품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반도체 설비투자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일본 반도체 업계의 효과적인 대응전략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