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길을 가면서>
- 2006. 6. 13. 화. 백장미-
빈 날은 다 지나가고
또 다른 전쟁 속으로 들어가며
새로운 각오를 해 본다.
신은 삶의 색채를
매 순간 마다 달리 보이게 하기에
울렁울렁 가슴이 설렌다.
아마도
이번 여행은 상당히 길 것임을 알기에
챙겨야 할 것도 많다만
여전한 일상생활처럼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가
마구 담든 손을 멈추게 한다.
오랜 동안 내 색은 주황색인데
이번엔 짙은 푸름이 아닐까
짙푸른 파도를 연상해 보면서
일렁거리는 잎새 따라
물 흐르듯 흘러가리라
숙연하게 다독거려도 본다.
생동감 넘치는 세상 밖
조금만 내 디뎌도 함께 동화 될 것 같은
싱싱함이 묻어 올 것 같잖나?
나이만큼 뒤로 앉기 보담
자연도 담아 보고
세상도 안아 보면
모자란 시간
못 다한 삶
모두 모두 해결 할 수 있을 것 같아
남은 날은
고통이더라도 사랑하고
어려워도 사랑하리라.
남아 있는 주변
다가오는 인연
찾아오는 삶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더 넓은 가슴을 가지러 가는
미지의 길이 더욱 신 날 것 같다.
<초여름 밤의 산책길에서>
- 2006. 6. 19. 월. 신형호-
흐르는 시간이 물위에서
찰랑거리는 해질 무렵
수성호반을 찾았다.
초여름이 이제 겨우
자리를 깔았건만
한낮의 열기는 폭염과도 같고
붉게 마음 설레며
서편 하늘 가득 휘몰아치듯
능선에 기대어 손 흔드는
저녁노을만
선선한 마음을 쓰다듬고 있었지.
녹음으로 일렁이는 호수주변에는
오리배들이 둥둥 떠 있고
정다운 가족들
사랑스런 연인들
그리고, 아름다운 벗들이 함께
군데군데 모여 앉아
맑은 웃음과 녹음속에 젖어
하루를 갈무리하는 정담으로
온통 황홀한 수채화였다.
반시간 남짓 걸리는
호수 주변의 산책길에는
스치는 사람마다
밝은 웃음과 아름다움의 얼굴이
가득 걸려있고
저녁 운동겸 거니는 사람들의
가슴에선 더없는 정겨움을 흘리더구나.
야외 간이 공연장에는
마침 정동관현악연주회가 공연을
펼치고 있었지.
근처 아리아나 호텔 맞은편의
정동교회라는 아담한 교회에서
매달 셋째 번 주일 저녁에
선교겸 시민을 위한
무료 콘서트였다.
한 시간 반 정도 진행된 콘서트.
너무나도 편안한 무대였다.
프로는 아니지만
매달 열리는 정기 공연인 만큼
정성과 열정으로
산책 나온 시민들의 가슴에
클래식의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간간이
전문가 수준의 연주도 맛보이고
연주하는 사람이나
감상하는 사람이나
모두 한마음이 되어
즐거움으로 계절을 밝히는
멋진 밤이었다.
마지막 연주곡인
우리 민요 '울산 아가씨'와
'밀양 아리랑'을 연주할 때는
앞에 앉으신 할머니 한 분이
흥에 겨워 무대로 나가셔서
덩실덩실 춤을 추는 모습
한없는 정겨움과 아름다움에
취할 수 있었다.
관객과 연주자가 하나가 되는 공연!
월드컵 응원 율동인
꼭지점 댄스로 모두가
즐거움과 그리움과 추억을
한아름 가득 안고
공연을 마무리 지었다.
호수 주변의 산책길로 다시
접어드니
물위에 꽃송이처럼 환하게 피어나는 온갖 불빛들.
건너편에 있는 레스토랑의
네온사인이 붉게 또는 푸르게
물속에서 일렁이는 풍경 또한
잊을 수 없는 정경이었다.
산책길 가득 채운 사람들
저마다 낭만과 사랑이 뚝뚝 젖은 얼굴에는
꽃보다 더 아름다운 미소가 흘러나오고
살랑 살랑 고개를 저으며
밤바람을 부르는 가로수들의
잎들도 초여름 밤의 정겨움을
연신 토해내고 있는 일요일 밤이더구나.
길게 꼬리를 끄는
불빛을 뒤로하고 돌아서는
귀가 길에는
초하의 낭만과 그리움과
사랑이 꽃불처럼 살아나더라.
카페 게시글
메일 보관방
20여 년 전 이메일을 펼쳐보며 250
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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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09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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