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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 북쪽 코스 답사
팔공산은 대구의 진산으로 알려져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자주 찾는 산이라고 한다. 특히, 갓바위로 더 유명한 산이라는데.....사실 대학 시절에 동화사를 구경 가 본 것이 고작일 뿐이다. 5월 12일 (음력 4월 8일) 석탄일 공휴일이자 단기 방학 마지막 날인 나에겐...... 가 보지 않은 산을 찾아 떠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셈이다.
부산일보 산 & 산 (2007년 10월 4일자) 에 소개된 적 있는 팔공산 산행 코스를 참고하여 산행을 하기로 계획하였다. 인터넷 검색창을 통해서 자세한 교통편과 상세 산행 지도를 뽑아 놓고 자세히 읽어 보고...... 등산 장비를 점검하는 등...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언제나 신선하고 가슴 떨리는 작업이고 기쁨이다. 마치 사랑하는 연인을 만나러 길 떠나는 여인의 심정이 이런 것일지도 모른다.
날씨기 궂을지도 모른다는 일기 예보 탓에 밤잠을 설치면서 아침을 기다렸다. 다행히 좋은 날씨였다. 아침 8시 남산동을 출발하여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동대구와 북대구 나들목 도동 분기점에서 청통 와촌 IC로 빠져 나와 청통 은해사 방향 919번 국도를 타고 계속 직진하니 영천시 신령면 치산리였다. 치산관광단지를 지나 조금 더 위쪽으로 가니 수도사가 나왔다. 이곳 절터에 주차를 할 수 있었다. 사실 이 곳 수도사가 오늘 산행의 기점인 셈이다.
수도사에는 석탄일을 기념하러 온 차량들이 많이 있었고.... 산행객 차량은 별로 없는 듯했다. 절터를 지나 숲 길을 걸어 오르니 맑은 물소리가 벌써 내 귀를 시원하게 해 주는 것이다. 이 계곡은 여름철엔 피서객들로 인해 발 디딜 틈이 없다고 하는데......오늘은 완전히 우리 일행이 다 차지한 셈이 되었다. 임도를 따라 10여분 이상 오르니 공산폭포(=치산폭포)가 삼단으로 큰 폭의 물줄기를 시원하게 내리 붓고 있었다. 여름에 수량이 많아지면 더 장관을 이룰 것이라 상상되었다.
팔공산 동봉(東峰)까지 가자면 아직도 4Km 남았다는 푯말이 서 있었고....계곡을 가로지르는 붉은 색 현수교가 설치되어 있었다. 이 곳을 지나면서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되는 셈이었다. 어머니의 포근함과 아늑함을 지닌 산이랄까? 짙푸른 신록의 원시림 숲길은 정말 사색하며 걷기에 좋았다.
계곡을 따라 시그널을 보면서 계속 오르다가.......잠시 진불암 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산길을 걸어 올랐다. 주봉인 비로봉 산자락에 아늑하고 사방이 산으로 둘러 싸인 명당 자리에 자리하고 있는 진불암을 둘러 보고 다시 계곡 능선길을 찾아 내려와 또 능선을 치고 올라야만..... 원래 가고자 했던 동봉으로 가게 된다. 진불암을 보고 가자면........ 그만큼 발품을 더 많이 팔아야 하는 셈이다.
능선을 계속 치고 오르느라 몸은 지쳐 왔지만.......곱디 고운 연분홍빛 화사한 산철쭉꽃을 보고 있노라니 피로가 싹 가셔지는 것 같았다. 정상에 가까이 갈수록 바람이 세차게 불고 추위가 느껴져서 바람막이 점퍼를 껴 입어야 했다.
팔공산에서 제일 높다는 비로봉(1193m)이 눈에 들어 왔다. 비로봉은 군사시설과 통신 시설들이 즐비하게 세워져 있어서 출입 통제를 받는 터이라.... 아름다운 풍광이 조금 반감되는 느낌이 들었다. 그 탓에 사실..... 동봉(1167m )이 실질적인 정상 노릇을 하고 있었다. 정상 표지석에서 기념 촬영을 할려고 경사진 나무 계단을 마지막 힘을 다해 올라야 했는데..... 마음은 앞서고....몸은 말을 듣지 않아서 마지막에 힘이 무척 들었던 것 같다.
많이 지쳐서 그런가 배가 고파 그런가 표정이 별로네......ㅎㅎㅎ
동봉 정상에는 산행 할 때 볼 수 없던 많은 산행객들이 여러 갈래 등산로를 통해 올라 왔는지....참으로 많았다. 허기를 느낀 우리 일행은 식사할 자리를 물색하고........준비해 간 점심을 먹고 휴식을 취했다.
힘들게 올라왔으니...이제는 또 내려갈 일이 남은 것이다. 내려갈 길을 굳이 왜 올라가냐고 물을 사람도 있겠지만 산행의 진정한 묘미는 바로 고생하여 정상에 올라섰을 때 느끼는 성취감과 또 오르면~~반드시 내려가야 한다는 불멸의 진리를 몸소 체험하는 것에 있지 않을까 싶다.
하산길은 위험 요소가 도사리고 있는 곳이라서 하산로 지도를 꼼꼼하게 파악해 보고 신령재를 향해 출발했다. 동봉에서 신령재까지 구간은 2.7Km 라고 되어 있지만...... 동봉을 지나자 곧바로 기암 괴석들로 이루어진 암릉지대를 만났다. 한 발만 잘못 디뎌도 천길 낭떠러지 아래로 돌아오지 못할 영혼이 될 것만 같았다.
위태한 절벽 끝 암릉에서 사진을 찍으니...죽을 맛이다.
에구구 무서워라~~~어지럼증이.........
기암 괴석들이 장대한 모습으로 눈 앞에 펼쳐지며..... 염불봉까지 벌벌 기다시피하면서 내려가야만 했다. 실제로 염불봉에서는 염불을 중얼중얼 외며 조심 조심 산행하는 한 여인네랑 마추지기도 했다.
팔공산의 산행 매력은 바로 이 암릉지대를 통과할 때라고 하지만......더 이상 위험 부담을 안고 어지럼증을 참고 후들거리는 다리로 하산할 수가 없어서 우회길을 찾아서 잠시 안정을 취했다. 등산로 안내 표지가 거의 100m 간격으로 설치되어 있고...한참을 내려가니 드디어 신령재 푯말이 나왔다.
이제 공산폭포까지 또 끝없이 걸어야 한다. 3Km를........거기서 하산 기점인 수도사까지는 또 20 여분을 더 걸어야 될 것이고......정신만은 지치지 않게 가다듬고 나 자신을 다독이며 위로와 격려를 해야만 했다.
신령재에서 공산폭포를 향해 내려오는 산길은 인적이 드믄 곳이라 그런지 가을 낙엽이 그대로 쌓여 있어서 발을 디딜 때마다 푹 푹 빠졌다. 몸은 지쳤으나 ...여기 저기 예쁜 야생화들이 나를 보고 생글생글 웃으며 힘을 내라고 하는 것 같아서 견딜만 했다. 아무도 반겨 주지 않고 찾는 이 없는..... 이 깊은 산 속에서 외롭게 피어 있는 야생화들이 그렇게 정겨울 수가 없었다.
한 걸음, 한 걸음.......나의 이 작은 발걸음들이 모여서 완성해 가는 팔공산 북쪽 답사 코스 산행도 어느덧 막바지에 접어 들고 있음을 느낄 수가 있었다. 멀리~ 붉은 색의 현수교가 눈에 들어 오는 것이다. 산행 시작할 때 보았던 현수교! 원점회귀형으로 돌아오는 길엔....나무로 만든 아치형 다리를 만나게 되어.......그 다리를 건넜다.
와아~! 드디어 나의 소중한 발걸음들이 모이고 모여서 거의 12Km (약 30리 길) 긴 거리를 6시간 이상을 소요하면서 고생 끝에 무사히 산행을 마칠 수 있었음에 감사하며........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피로를 풀었다.
와우~~ 산행 ~~끝~~!!
나의 육신이 건강하고........ 걸을 수 있는 힘이 있을 동안에.........나의 산행은 끝이 없으리라! 아무리 힘이 들어도 다시는 산에 가지 않겠다는 마음은 전혀~들지 않을 것 같다. 언제나 설래는 마음으로 미답사 산행지를 찾고... 준비하여.... 떠나고 싶은 ......의욕을 가지게 될 뿐이다. 팔공산의 사계절 변하는 모습도 궁금하고....... 아직 밟아 보지 않은 다른 등산로를 통해서 또 오르고 싶다. 유명하다는 갓바위도 구경한 적이 없으니.....다시 가 봄직하지 않은가?
부산에서 8시에 출발 ~ 10시 40분 산행 시작 (수도사) ~ 공산폭포 ~ 동봉 정상 (점심) ~ 신령재 ~ 공산폭포 도착 (오후 4시 40분) ~ 휴식 ~ 수도사 주차장에 도착 (5시 30분) ~ 부산으로 출발~~!
오늘 팔공산 북쪽 영천에서 시작한 원점회귀형 산행은.... 걷는데만 꼬박 5시간이 소요되었고, 휴식 및 식사, 사진 촬영을 포함하면 대략 6시간 반이 소요되었음.
다시 한 번 나의 고생한 두 다리와 두 발에 감사와 찬사를 보내면서......... 산행기를 접습니다.
( 2008. 5. 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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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교육학인가 뭔가 공부하지말고 좋아하는 산에가고 산행기만써도 월급주는데 없으까 있을거같은데 튼실한 파트너도있겠다
글쎄다.. 교육학 거의 공부 안하고 있다. 뭐 다른 일 할거 없으까 궁리 중이다. 집에서 팍 놀면 넘 심심할거고..... 정 없으면....산에 다니며 건강 관리하면서...사진 찍고 부족한 글이나 쓰면서.... 신랑한테 얻어 쓰고 좀 덜 먹고 덜 쓰지 뭐...아직 내일 일을 나도 알 수가 없네요....
여산적 대단하다,웬지 존경과감동이가슴깊이 밀려오네.....
아이구노대감 감사하우 간만에.....댓글도 다 아 주시고....내가 감동 먹었네그대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믿으오 다시 갈 때에는 동행하실라오 대구에 산다는 성숭경, 설천수도 연락해서 같이 갈까나
나무로 만든 아치형 다리에서 찍은 사진이 제일 멋저 보입니다...뭔가 해 냈다는 가슴벅찬 얼굴!!!!산꾼이 아니면 느끼지 못하는 희열의 순간입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신 갱인샘께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팔공산이라는 산이름은, 신라말 견훤과 맞 싸우던 고려 태조의 여덟 장수가, 이산에서 모두 전사했다 하여 유래된 것이라 합니다. 동봉에서 갓바위능선까지는, 위험한 암초가 도사리고 있어 해마다 많은 사고가 일어나는 곳입니다....팔공산 북쪽 코스는 가을단풍 또한 절색인데 가을엔 우리 동항산행팀의 깃발을 힘차게 한번 꼽아봅시다.
산대장님 울 친구들이 함께 하는 추억의 소중한 시간도 만들어 봅시다. 그런데 친구들이랑 가을에 좋다는 곳 가자고 했던 곳이 무궁무진 해서리 고민이구만요...어느 산부터 갈꺼나 힘 있을 때 부지런히 다닙시다
점점점~ 신록이 아름다워 집니다. 떠나고 싶은 여행~ 그래서 아름다워 질수 있다면 기력을 되살리려고 합니다. 유혹하는 산사의 절경이 아름다운 것은 스스로 변하는 자화상이 살아 있기 때문이라 선생님도 그중에 있습니다. 힘뿐 아니라 향이 느껴지는 美가 흘러 넘쳐요!~
댕큐속히 기력을 회복하시고 연구하는 업무들에 박차를 가하여 더 좋은 성과들을 얻으세용 맛있는거 드시고 싶걸랑 연락하 힘을 길러야지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