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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바젤월드는 4월 25일부터 5월 2일 개최 - | |
등록일 : 2012.04.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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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8일부터 15일까지 8일 동안 열린 스위스 시계 박람회 바젤월드에서는 로렉스·오메가나 론진 등이 있는 스워치 그룹, 파텍 필립, IWC등 최고급 시계는 물론 패션 시계, 플라스틱으로 만든 최저가의 시계 등 전 세계 시장이 요구하는 모든 시계를 찾아볼 수 있다.
주얼리도 마찬가지로 스위스의 쇼파나 그리소고노, 랑송, 미국의 해리 윈스턴, 이탈리아의 가스파리 등 밤톨만큼 큰 보석을 사용하는 회사부터 은이나 스틸 제품 등 최저가의 주얼리까지 소매상들은 그들 매장의 스타일에 맞는 주얼리를 찾을 수 있다.
다이아몬드 딜러나 유색석, 진주나 산호 등 나석 판매자들은 큰 사이즈와 진귀한 보석들을 가지고 나온다. 스위스, 독일, 이태리, 미국, 일본 등의 기계와 재료상, 프랑스나 이태리, 유럽의 케이스와 디스플레이, 기타 주얼리와 시계 제작에 관련된 모든 산업은 바젤 월드에 집중되어 있다.
현재 시계와 주얼리의 소비시장은 양극화의 현상을 보인다. 유명 브랜드의 아주 비싼 고급 제품이나 무명의 아주 싼 제품들은 잘 팔리지만 어중간한 가격의 중저가 브랜드 제품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많은 제작회사들은 좋은 제품으로 소비자에게 직접 다가가려 노력하지만 누구에게나 잘 알려진 세계적 브랜드가 아니라면 소비자로부터 외면당하기 십상이다.
한 때 유명 브랜드의 제품을 구입하던 최고 부유층은 유명 브랜드의 제품이 대중화 되어 희소가치가 떨어지자 이제는 오뜨 꾸튀르의 맞춤형 제품을 소량 제작하는 신생 브랜드로 몰리고 있는 추세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랜드의 제품이 줄 수 없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고 디자인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주얼리도 마찬가지다. 똑똑한 소비자들은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에 충성스러운 고객이 되어가고 있다. 이런 회사들은 대부분 직접 제품을 디자인, 제작하며 모두 자급자족하고 하청을 주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바젤월드는 이런 소규모 지역 브랜드에게 많은 아이디어를 제공하며 디자인은 물론 판매 관련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업계 종사자는 물론 일반인들도 입장료만 내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주얼리 박람회보다 더 편하게 제품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주얼리 가격을 물어보면 질문하는 사람이 종사자인지 일반 소비자인지 모르는 참가회사들은 최종 소비자 가격으로 대답하며 최종 소비자가 제품구입을 원할 경우에는 전시가 끝난 후 우편으로 보내준다.
항상 붐비던 국제관(홀 6)는 전시 내내 한가했다. 이미 참여를 포기한 회사들이 많아 전시장의 끝부분은 빈 부스들이 많았고 홍콩쇼 직후라 그런지 사람들의 발길마저 뜸했다.
바젤월드 박람회 측은 2013년의 전시공관 확장 플랜을 공개했다. 베이징 올림픽 스타디움, 런던테이트 모던 갤러리, 비트라 하우스 등으로 유명한 건축사무소 헤르초크 앤 드 뫼롱(Herzog & de Meuron)이 설계한 새 플랜은 바젤월드 역사상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라 할 수 있다. 현재 메인 시계관으로 사용되는 홀 1은 한 층이 더 올라가 3개의 층으로 증축될 예정이며 1층에는 시티라운지, 콘서트 홀 등이 들어가고 2층과 3층에 각 회사들의 부스가 입점하게 된다. 외관도 건축가의 개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디자인으로 완전히 새롭게 바뀌며 보석과 기계관인 홀 3로 가는 연결통로가 만들어져 더 이상 이동할 때마다 검사대를 통과하지 않아도 된다. 증축 후에는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루이비통도 시계관에 입점할 예정이며 홍콩이나 아시아 국가들의 회사들의 전시공간은 지금처럼 동떨어진 곳이 아니라 시계관 맞은 편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증축과 리모델링이 끝나면 바젤월드는 구름다리와 연결통로로 이어진 여러 건물들이 하나의 거대한 전시장으로 사용될 수 있게 된다. 이 공사에는 총 4억 3천만 스위스 프랑이 지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 주얼리 트렌드
금년 용의 해를 맞이하여 용을 주제로 한 주얼리와 시계는 많은 회사들의 주요 신제품으로 등장했다. 이 현상은 유럽 주얼리와 시계 제작자들에게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국가들이 주요 시장으로 자리잡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시계 박람회 SIHH에서 카르티에가 용 시계와 주얼리를 선보였고 이번 바젤에서는 스페인의 카레라 카레라, 이탈리아의 로베르토 코인, 팔미에로, 다미아니, 중국의 TTF 등 셀 수 없이 많은 유명 회사들이 용을 주제로 한 주얼리를 브랜드의 개성을 살려 제작했다. 용은 또한 시계에도 장식 모티브로 사용되었다. 파텍 필립, 율리세 나르당 같은 최고의 스위스 시계 회사들은 화려하게 장식된 용이나 용 그림을 시계 다이얼 부분, 혹은 베젤 부분에 삽입해 장식적인 요소를 더했다.
까레라 까레라
까레라 까레라
다미아니 |
용과 함께 인기 있는 모티브로 자리잡은 것은 인어, 메두사, 키메라, 피닉스 등 전설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동물이다. 이들은 큰 목걸이의 중앙에 자리잡거나 머리핀 부분장식, 혹은 반지의 옆면과 보석 아래 부분에 완벽한 형상으로 표현되었다. 현미경으로 들여다봐도 한 치의 오차도 없을 정도로 정교하게 제작된 형상은 감탄이 절로 나오게 한다. 이런 전설 속의 주인공들을 주제로 다룬 회사들은 프랑스의 라릭, 스페인의 마제리트 등 주로 유럽 회사들이다.
마제리트
마제리트 |
용과 함께 최고의 모티브 중 하나로 부상되고 있는 것은 뱀이다. 뱀은 십이지간과 상관 없이 유럽 주얼리 시장에 항상 등장하는 모티브지만 이번 해는 유달리 더 눈에 띈다. 뱀은 팔찌, 목걸이, 귀걸이에는 물론 불가리나 다미아니처럼 시계에도 모티브로 사용되었다.
지난 2년 동안 가장 인기 있던 동물모티브의 사용은 줄어든 대신 단순하고 기하학적인 선과 면, 보석의 형태, 그리고 추상적인 느낌을 중시한 제품들이 떠오르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동물 주얼리로 도배를 하던 쇼파는 금년에는 동물을 모티브로 한 신상품은 선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동물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부쉐롱을 비롯한 많은 회사들은 코끼리나 백조와 흑조, 개구리나 학 등 상징적 의미가 있는 동물들을 모티브로 사용한 주얼리와 워치를 금년의 신상품으로 내놓았다.
디올과 해리 윈스턴 같은 회사들은 진짜 새의 깃털을 삽입해 하이 주얼리 시계를 선보이기도 했다. 깃털은 수십 차례 가공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거나 공기에 접촉해도 손상되지 않는다. 해리 윈스턴은 펜던트 주얼리 시계에 깃털을 장식으로 덧붙일 수 있도록 별도로 제작하기도 했다.
현재 유럽의 트렌드 메이커로 성장하고 있는 프랑스 회사 메시카를 비롯해 쥴라, 이탈리아 스테판 하프너, 스타우리노 등 레이스나 아르누보 스타일의 장식이 사용된 극도로 화려하고 여성스러운 제품을 신상품으로 소개한 회사들도 많았다.
스테판 해프너
스테판 해프너 |
저가의 루비나 사파이어를 납작하고 넓게 절단해서 사용한 컬러풀한 주얼리들은 최대의 절정기를 누리는 듯하다. 19세기에 사용되던 다이아몬드 연마형태인 로즈 커트로 절단된 블랙 다이아몬드는 풍성하게 긴 목걸이나 테니스 팔찌에 화이트 다이아몬드와 함께 대량 사용되어 흑백의 대비효과를 극대화시켰다.
목걸이의 길이는 점점 길어지고 풍성해졌다. 로즈 커트 다이아몬드와 진주, 혹은 컬러 스톤이 믹스된 롱 네클리스는 확실한 트랜드다. 적은 양의 금을 사용해서 큰 사이즈로 만든 귀걸이나 목걸이도 대세다.
컬러는 루비의 초록색, 검정색, 그리고 커런덤에서 나오는 온갖 종류의 사파이어 색상이 가장 많이 보였다.
내년 바젤월드는 4월 25일부터 5월 2일까지 열린다.
/ 글: 김성희 디자이너
이태리 스텔라-비 대표
본지 객원기자
출처 : 귀금속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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