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익(金東翊)
성대의대 삼성서울병원 혈관외과 교수
혈관(血管)은 말 그대로 피가 흐르는 관입니다.
피에는 각종 영양소와 산소 등 인체에 꼭 필요한
요소들이 담겨있으며 이를 필요로 하는 인체 곳곳으로
옮겨주는 운반체의 역할을 합니다. 그러므로 몸속에서
피가 막힘없이 잘 돌아야 건강하게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노화, 질병, 식생활, 흡연 등의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게 됩니다. 이럴 경우 인체는
SOS 신호를 보내게 되고 심한 경우 생명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혈관 관리는 자신의 생명관리라고 할만큼 중요합니다.
혈관질환 중 동맥 혈관 협착 또는 폐색에 의해 혈액 공급이
잘 안되어 나타나는 증상을 통틀어서 동맥허혈증상이라고합니다.
이러한 증상을 해결 하려면 혈액 순환을 원활히 해 주면 됩니다.
실제 의료계에서는 수술적 치료로 좁아진 혈관을 넓혀주는
혈관성형술 또는 새로운 혈관을 만들어주는 우회술식이 있으며,
풍선기구를 이용하거나 스텐트라는 그물망을 혈관에 삽입하여
좁아진 혈관을 넓혀주는 중재 시술 등이 있습니다. 또한 혈관
확장제, 항혈소판제 등의 약제를 사용하여 혈류의 흐름을 원활히
해주고 혈액이 응고되는 현상을 막기도 합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새로운 혈관을 만들어내는 줄기세포 치료법이 연구되어 제한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고, 조만간 줄기세포 치료법이 동맥협착
및 폐색증에 대한 주요 치료법이 될 것으로 예견되고 있습니다.
혈관에 이상이 생겨 치료하는 것은 이처럼 다양하면서도 전문적
지식이 필수입니다.그러나 자가 진단 및 자가 약 처방에 의해
불필요한 약제를 장기 복용하면서 시간을 끌다가 치료 시기를
놓친 환자들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실례로 하지의 동맥의 막히는
경우 전문병원에서 조기에 진찰을 하게 되면 하지동맥 뿐만 아니라
전신의 혈관 특히 심장 및 뇌혈관계 및 대동맥 등에 대한 전반적인
검진을 통해 현재 유발된 증상뿐만 아니라 향후 위험성이 있는
혈관 질환까지 악화되는 것을 예방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소위 혈관강화제, 혈액순환 개선제 등의 비특이적인 약물에
의해 증상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로 무작정 장기간 자가 치료를
하다가 증상이 악화되어 병원을 찾는 경우가 우리 주변에는
예상외로 많습니다. 허혈 증상을 유발할 정도의 동맥혈관 폐색
혹은 협착증의 경우 이러한 약제로 증상의 완화를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더군다나 신경통 혹은 근육통으로 환자 자신이 생각하여
뜸을 뜨는 치료를 하여 피부에 상처를 유발하는 경우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이러한 증례는 너무 자주 접하기 때문에
전문가의 입장에서 답답한 심정을 말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