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4잔 이상 마신 환자그룹 재발률 42% 감소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를 수시로(regular) 마시면 대장암 재발을 예방하고 치료성과를 높이는 데 도움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술과 항암제 치료를 받았던 대장암 3기 환자들 가운데 1일 4잔 이상의 카페인 함유 커피를 마신 그룹의 경우 상당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으리라 사료된다는 요지의 연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4잔의 커피에는 460mg 안팎의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다. 카페인을 함유한 커피와 대장암 재발 예방의 상관관계를 시사한 연구결과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소재한 다나-파버 암센터 산하 위장관계암센터의 찰스 S. 훅스 소장 연구팀은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가 발간하는 학술저널 ‘임상종양학誌’(Journal of Clinical Oncology) 온라인판에 17일 게재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대장암 3기 환자들의 커피 섭취와 재발률 및 사망률 실태’이다.
보고서는 커피를 마신 대장암 환자들의 재발률이 커피를 마시지 않은 그룹과 비교했을 때 42% 낮게 나타났을 뿐 아니라 암과 기타 다른 원인들을 모두 포함한 이유로 사망한 비율 또한 34% 낮게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또한 1일 2~3잔의 커피를 마신 환자들도 1일 4잔 이상의 커피를 마신 그룹에 버금가는 효과를 나타낸 반면 1일 1잔 이하의 커피를 마신 그룹에서는 별다른 상관관계가 눈에 띄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훅스 박사팀은 총 953명의 대장암 3기 환자들을 대상으로 항암치료 초기에 식생활을 파악하기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후 1년에 같은 내용의 설문조사를 반복했다. 이 같은 방식의 연구에서 흔히 수반될 수 있는 조사대상자들의 착오를 배제하고자 했던 것.
그 결과 커피를 마신 그룹의 암 재발률이 훨씬 낮게 나타났을 뿐 아니라 생존률과 치료성공률 또한 높게 나타나 주목됐다. 반면 카페인을 제거한 커피나 허브차 이외의 차를 마신 그룹에서는 이 같은 상관관계가 관찰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대장암 3기 환자들은 암이 처음 종양이 발생한 부위에서 가까운 림프절에서도 관찰되는데, 여기에 해당하는 환자들의 재발률은 약 3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훅스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가 매우 고무적이지만, 환자들에게 커피를 마시도록 권고할 수 있으려면 후속연구를 통한 재입증 절차가 우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대장암을 치료받았고 현재 커피를 마시고 있는 환자라면 커피를 중단해야 할 이유가 없고, 커피를 마셔야 할 것인지 주저하고 있는 환자라면 먼저 의사에게 상담을 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커피가 폐경기 후 유방암과 흑색종, 간암, 진행성 전립선암 등 일부 암을 예방하는 데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을 것임을 시사한 연구사례들은 최근들어 다수 공개된 바 있다.
훅스 박사는 “커피를 마신 환자들의 암 재발률과 사망률이 낮게 나타난 것은 카페인의 영향에 기인할 것일 뿐, 커피에 함유되어 있는 다른 성분들의 영향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단언했다.
아울러 카페인이 그 같은 효과를 나타내는 이유는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아마도 카페인이 체내의 인슐린 감수성을 높여 염증 발생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암과 당뇨병이 발생할 위험성을 낮추는 것으로 보인다는 하나의 가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