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 축제 학과장 축하 인사말」
어김없이 올해에도 철학과 학우들의 가장 큰 축제인 ‘미네르바 축제’가 시작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축하와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올해에는 그 주제가 「팔레트」 즉 ‘개성과 개성의 표현’에 관한 것입니다. 젊다는 것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개성을 추구한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되기에 ‘참 잘 선택하였다’ 생각이 듭니다. 우리시대에 무엇보다 개성이 요청되고 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그 만큼 우리시대에 개성이 사라지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프랑스의 상징주의 시인 랭보는 현대사회를 “세상을 단호하게 질식하게 할 눈이 내리는 겨울 밤 같았다”라고 표현한 바 있습니다. 온라인시대, 비-대면시대로 상징되고, 모든 것이 데이터화되고 균질화되는 사회란 그 자체가 ‘개성 상실의 시대’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철학자 라캉은 “상징이 살기 위해서 우상은 죽어야만 한다”라고 말하였지요. 우리시대에 우상은 다양하게 현실을 압도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때로는 경제라는 이름으로, 때로는 사회적 성공이란 이름으로, 때로는 기술발전이란 이름으로, 때로는 경쟁력이란 이름으로, 심지어 진리 혹은 진실이라는 이름으로 모두가 맹목적으로 마치 그것이 인생의 답인 양 추구하고 있는 것들이 사실은 우상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겠지요. 자연과 사람을 이용하기 보다는 자연과 사람들을 사랑하고자 하는 곳에서는 우상이 뿌리를 내릴 수가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사랑하는 사람만이 사랑받는 사람에게 수백 개의 이름을 부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연인들에게는 자신들의 사랑이 세상에서 유일하고 가장 위대한 사랑처럼 여겨지듯이, 우리가 우리 자신과 우리의 삶을 진정 사랑하고자 한다면 나는 ‘나 이상’이 될 것이며, 나의 인생은 ‘인생 그 이상’이 될 것입니다. 철학과의 모든 학우 여러분이 세상에서 유일한 참으로 자기다운 삶을 가지기를 바라며, 다시 한 번 미네르바 축제를 축하드립니다.
학과장 이명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