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0704 (월)
- 비비추와 옥잠화(玉簪花) - 알듯 말듯 한 식물들 (29)
- 식물이야기 (129)
지난번의 “은방울꽃”과 “초롱꽃”에 이어서 또 다른 비슷한 꽃들이며
요즘 한창 피기 시작하는 “비비추”와 “옥잠화”에 대하여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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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의 “은방울꽃”과 “초롱꽃”은 각각 “백합과”와 “초롱꽃과(도라지과)”로
소속이 달랐지만, 오늘 올리는 “비비추”와 “옥잠화”는 둘 다 “백합과”에 속하는
식물입니다.
“비비추”와 “옥잠화”는 잎의 모습 그리고 꽃의 모습과 색깔로 구분하는데,
약재로 사용할 때의 이름은 둘 다 “옥잠화(玉簪花)”라고 합니다.
1. 비비추

- 백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 우리나라 전역에서 저절로 자라는데, 산지의 계곡이나 냇가 등지의
약간 습기 있는 곳에서 잘 자라며,
- 최근에는 꽃과 잎을 감상하려고 집이나 아파트 등지의 화단에도
심어 가꿉니다.
- 전 세계에서 꽃의 색깔, 잎에 나는 무늬, 크기 등에 따라
수 백 가지가 넘는 품종이 개발되어 있습니다.
- 이름은 “비비추” 이외에도 “비비취”, “장병옥잠(長柄玉簪=긴 자루 옥비녀)”,
“장병백합(長柄白合=긴 자루 백합), 그리고 또 ”옥잠화(玉簪花)“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진짜 옥잠화와 헷갈려서 그렇게 부르는 모양입니다.
- 위에서 비비추나 비비취의 “추”는 상추, 배추의 “추”와 같고 “취”는 참취, 곰취
등의 “취”와 같은데 이들은 모두 “채소 채(菜)”에서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 높이는 약 40cm 정도이고, 땅속에서 많은 뿌리가 사방으로 뻗으면서 자랍니다.
- 줄기와 구분되지 않는 잎은 뿌리 근처에 모여 나서 비스듬히 퍼지는데,
- 길이 5~15cm로 긴 달걀꼴이나 심장꼴이고 끝이 뾰족합니다.
- 또 잎에는 나란히맥(=평행맥-平行脈)이 8~9개 생기고,
잎자루는 길이 약 20cm 정도입니다.
- 7~8월의 여름에 잎 사이에서 꽃줄기가 나와 그 끝에 보라색 꽃이 피는데,
길이는 약 4cm 정도입니다.
- 꽃줄기의 길이는 30~40cm로 꽃줄기의 한쪽으로 치우쳐서
여러 송이가 총상꽃차례로 나란히 달립니다.
- 꽃의 끝은 여섯 갈래로 갈라지면서 뒤로 조금 젖혀진 모습이
마치 나팔 같습니다.
- 수술이 6개, 암술이 1개이며 꽃 밖으로 길게 나옵니다.
- 꽃말은 “좋은 소식”, “신비스러운 사랑”, “기다림“, ”하늘이 내린 사랑“
등입니다.
- 열매는 삭과(蒴果)로 9~10월에 익는데, 긴 타원꼴로 비스듬하게 달리며,
다 익으면 3갈래로 갈라지면서 씨앗이 튀어 나옵니다.
- 벌을 키우는 집에서는 꿀을 얻으려고 집둘레에 심어 가꾸고
- 잎과 꽃이 독특하고 예뻐서 집이나 아파트 화단 또 길가나 공원 등지에 심으며
- 잎은 모양이 예뻐서 결혼식 날 신부의 꽃다발을 만드는 데에도 씁니다.
- 어린 싹과 연한 잎은 데쳐서 쌈이나 묵나물로 먹고
- 또 잎으로 샐러드를 해 먹거나 국을 끓여 먹습니다.
- 또 예로부터 꽃, 잎, 뿌리의 전초를 약으로 썼는데,
귀에 염증이 있거나 아기를 낳고 젖이 몹시 아플 때 등에 잘 듣습니다.
- 그리고 뿌리에서 짠 즙을 피부병에 바르면 잘 낫습니다.
* 흑산도비비추(홍도비비추) - 우리나라 특산식물
- 전남 흑산도와 홍도 등에서 자생하는 여러해살이풀인
“흑산도비비추(홍도비비추)”는 다른 비비추와는 달리 꽃대 끝에서
꽃잎이 360도 빙 돌려 핍니다.
- 그런데 이 “흑산도비비추”가 외국에서는 “잉거비비추(hosta yingeri)”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1980년대 중반에 배리 잉거(Berry R. Yinger)
라는 미국인이 식물조사를 위해서 한국에 왔다가 태풍 때문에
홍도에 갇히는 일이 생겼다고 합니다.
- 그 때 잉거가 이 예쁜 “흑산도비비추(홍도비비추)”를 발견하고 가지고 가서는
1993년에 자신의 이름을 붙여서 신품종 등록을 했다는 겁니다.
- 그래서 이후 우리나라 자생종인 “흑산도비비추”가
세계적으로 “잉거비비추”로 불리게 됐다고 합니다.
- 이 외에도 외국에서 우리의 자생종들을 가져가서 개량한 후에
상품화한 예가 많이 있습니다.
< 흑산도비비추 >

* 그 이외에도 우리 주변에서는 잎 가장자리에 흰 무늬가 있는 “무늬비비추”,
꽃이 줄기 끝에 모여서 두상꽃차례로 피는 “일월비비추” 등등을 볼 수 있는데,
그 이외에도 종류가 무척 많습니다.
< 일월비비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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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옥잠화(玉簪花)

- 비비추와 같이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입니다.
- 원래 중국이 원산으로 예로부터 우리나라 전국각지에서 관상용으로 심는
오래된 귀화식물로서
- 이름은 옥잠화(玉簪花), 옥잠(玉簪), 옥포화(玉泡花), 백학선(白鶴仙), 백악(白堊),
토옥잠(土玉簪), 옥춘봉(玉春棒) 등등으로 불리는데,
- 여기서 “잠(簪)”은 “비녀 잠”으로 “옥잠(玉簪)“이라 하면 ”옥비녀“를 뜻하는데,
즉 “옥잠화(玉簪花)”란 “꽃봉오리가 옥비녀처럼 생긴 꽃”이란 뜻입니다.
- 여러 가지로 “비비추”와 많이 닮았는데,
- 키가 조금 더 크고(약 50cm),
- 잎은 더 크고 둥글게 생겼으며
- 7~8월에 피는 꽃은 깔때기 모양이며 흰색입니다.
- 다른 내용은 “비비추”와 비슷한데,
- 특히 꽃이 아름답고 향기가 좋아서 향수의 원료로도 쓰입니다.
* 그 이외에 “옥잠”이라는 말이 붙는 것들로는 옥잠화와 비슷하지만
주로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같은 백합과의 “나도옥잠화”와
주로 물에서 자라며 “물옥잠과”에 속하는 “물옥잠”과 “부레옥잠”이 있는데
이들은 집에서도 많이 키우고 있어서 잘 아실 것으로 생각하여
별도로 설명을 붙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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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시기 적절하게 꽃을 선택해서 올려주셨군요. 요즈음 레인보우힐스에도 비비추가 한창인데 김학장님 덕분에 제대로 공부를 했습니다. 장마철에 건강 유념하세요. 최 경진
비비추는 기르기가 쉽고 번식이 잘 되어서 언제부터인지 아파트나 공원, 골프장 등등의 화단에서 잘 보입니다. 사실 함께 소개한 옥잠화가 잎이나 꽃이 더 크고 보기 좋고 예쁜데 비비추 만큼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고맙습니다.
비비추와 옥잠화에 대한 강의시네요. 정선배 말씀대로 레인보우 여기 저기서 쉽게 비비추를 볼 수 있습니다. 제가 다니는 홍제천 주변에서도요. 백합과군요. 느낌이 비슷하디 했더니..ㅎㅎ 홍제천변 예쁜 꽃들 이번 장맛비에 다 떠내려 갈까봐 걱정입니다. 감사합니다
학장님.
장맛비에 일부가 떠내려 가더라도 남아있는 일부의 뿌리에서 금세 퍼져 얼마 안가서 다시 번성합니다. 또 씨앗으로 번식하는 것들도 어느샌가 남아있던 씨앗에서 금방 다시 자라서 군락을 이루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옥잔화 얘기네요. 오늘 아침 산에서 내려 오다 비탈길 외진 곳에 있던 꽃이 바로 옥잠화네요. 그냥 모르고 지날 때는 그저 이름 모를 풀꽃으로먼 보았응 텐데 학장님 덕분에 이제 좀 눈이 뜨이네요. 감사합니다. 더위에 몸 조심하세요.
요즘 환경과 도시미관을 중요시 하다 보니 아파트, 공원 그리고 길가의 화단 등지에 여러가지 꽃을 많이 심어 놓고 있습니다. 전에는 비교적 단순하게 널리 알려진 꽃들을 심었었는데 요즘은 잘 모르는 외국 품종까지 더불어 무척 다양한 꽃들을 심어 놓고 있습니다. 저도 이름을 잘 모르는 꽃들이 많은데 그저 예쁜 꽃이구나 하고 지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