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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탓인 것을
이토록 시리고 아린 것
다 내 몫이다
분별없이 찰박찰박
갯벌에 들어선
내 잘못이다
파도에 넋 빼앗겨
해조음에
흰 포말에 홀려서
짐짓 무릎 적셔가며
신들린 듯이 빠져든
내 탓이다
이제
나 스스로 질 짐
단단하게 메고
쓰러지더라도
일어서는 용기
눕지 않는 힘 길러야지
질퍽거리는
흙 갯벌을
맨발로라도 걸어서
저 먼 방파제까지는
가야 한다
목숨이 있는 동안
빼앗긴 돛배 다시 찾아
바다에 띄워야 한다
누구를 탓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