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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EQ쑥쑥영재교육원-가베로생각하기-(동해플레이가베) 원문보기 글쓴이: 이정옥
유아의 발달적 특성과 그림책(연령별 그림책)
오윤정(본회 회원, 어린이도서연구회 연구회원)
어른들은 대개 그림책에 써진 글의 양을 보고, 영아용 그림책, 유아용 그림책으로 나눈다. 또 화면에 그림이 가득 그려져 있는 책은 초등학생이 보기에 적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이들이 스스로 골라 보는 그림책을 살펴보면 꼭 그렇지는 않다.
아동의 도서 선호에 관한 연구들은 도서선호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을 크게 문학작품 자체의 특성, 환경적 요인, 아동의 특성으로 나누어 본다(Jalongo,1988). 여기에서 문학작품 자체의 특성은 문학형식, 장르, 그림의 유형, 내용과 주제, 문학의 질과 외형적 특성을 들 수 있다. 그리고 환경적 요인은 그 책을 읽어주는 성인, 친구, 책 읽어주는 상황을 들 수 있다. 세번째로 아동의 특성은 연령, 성, 인성, 심리적 요구, 사회 경제적 지위, 책과 독서에 대한 기호 및 성향, 인지 발달 수준 등을 들 수 있다. 이 세 변인은 서로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현은자, 유아에게 적절한 그림책과 그림책의 제시방법. 1998년 유치원 교원교육과정 연수).
여기에서는 유아의 발달적 특성과 도서선호와의 관계를 살펴보고, 좋은 그림책이 이러한 특성을 어떻게 고려하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Piaget의 인지발달이론에 따르면, 0-2세의 영아는 감각 운동기, 2-7세의 유아는 전조작기, 7-12세의 아동은 구체적 조작기, 12세 이후는 형식적 조작기로 본다. 감각운동기의 영아의 인지발달적 특성으로는 보고, 만지고, 빨고, 냄새 맡는 등의 감각 기관과 신체 활동을 통해서 배운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전조작기에는 언어와 상상놀이와 같은 상징체계가 급속히 발달하며, 물활론적 사고와 자기중심적인 사고의 특징을 보인다. 또한 상상의 이야기를 실제로 여긴다. 이 시기는 또한 타율적 도덕성의 경향을 보이며, 행동의 동기보다 결과에 초점을 두어 도덕 판단을 한다.
위에서 말한 유아발달특성과 그림책을 연결하여 이야기해보면 첫째, 마법, 환상의 세계가 존재하는 유일한 시절이다. 그러므로 그림책에서는 그 영역이 현실세계와 함께 자연스럽게 존재한다. 둘째, 물활론적 사고는 그림책에서 동물도 말을 하고, 인형도 말을 할 수 있다. 셋째, 인과응보식의 도덕 판단은 권선징악이 분명한 주제를 갖게 된다. 넷째, 자기중심주의와 인과관계에 대한 무시는 유아가 주요 등장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하게 하고 여기서 캐릭터의 중요성이 나온다. 또한 주제와 구성이 유아와 닮은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고 즐거움을 갖게 된다. 유아는 세계를 언어, 놀이, 그림을 통해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걸 배운다. 그 아이의 생각은 여전히 자기중심적이며, 직접적인 지각과 직접 경험에 기반을 둔다. 그 아이는 아직 보존이라는 걸 배우지 못한다. 보존 개념을 획득한 아이는 형태에서 얼마나 변화가 되었던 상관없이 그 마음속에 일정한 생각이나 이미지를 가질 수 있다. 이것이 왜 어린 아이들이 누적적인 이야기를 즐기는가를 설명해준다. 좀더 나이든 아이들은 연달아 일어나는 사건을 기억한다. 여기에서 그림책 구성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연령에 맞는 그림책을 고르기 위해서는 글의 양 보다는 책의 구성과 캐릭터(주인공), 발달단계를 고려한 주제를 보아야 한다.
먼저 책의 구성을 살펴보자. 구성이란 이야기 속에서 일어나는 일과 사건들이 전개되는 순서를 말한다. 어린이가 그림책을 넘긴다는 것과 어른이 소설책을 넘기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어른의 책은 앞장의 종이가 모자라 그 다음 장에 글자를 이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어린이가 그림책을 넘겼다는 것은 앞 장에 써 있는 이야기를 그 다음 이야기로 이어가는 행위이다. 나이에 맞는 그림책이려면 먼저 그 구성이 연령에 따라 달라진다. 보통 소설은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 이라는 구성의 뼈대를 가지고 있는데 그렇다면 그림책은 어떤 구성을 가지고 있는가 살펴보자. 그리고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아이들은 자아중심성에 기초하여 주인공을 자신으로 생각한다. 그림에 그려진 주인공의 모습의 몇 세 아이 모습을 바탕으로 했는가 살펴보는 것도 연령에 맞는 그림책을 고르는데 도움이 된다. 또 영유아는 그 나이에 따른 흥미와 발달과제를 갖고 있다. 이러한 발달과제와 흥미가 그림책의 주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것을 바탕으로 각 연령별로 그림책을 골라보자.
1. 영아(0세~2세)
보통 10개월 내외의 아이들은 그림책에 흥미를 보인다. 물론 어른이 적극적으로 권할 경우이다. 초기 영아에게 그림책은 일종의 놀이감이다. 그러나 그 책에 어떤 그림을 발견하고, 어른이 그것의 이름을 불러줄 때(명명하기) 아이는 가지고 놀던 놀이감과 다른 것을 발견한다.
아기가 처음 대하는 그림책은 보통 사물그림책이다. 사물그림책은 과일, 동물, 탈 것 등이 그려진 그림책이다. 될 수 있는 대로 실물에 가깝고 그림 그 자체가 뛰어나게 아름다운 그림책이어야 한다.
구성은 한 장의 그림책 그 자체로 이야기가 완성되어 있다. <집에서 기르는 동물- 나도 태워 줘/보리출판사>를 보면 오른쪽 장에 닭 그림이 그려져 있고, ‘닭’이라고 써 있다. 다음 장을 넘기면 오리 그림이 그려져 있고, ‘오리’라고 써 있다. 이렇게 사물그림책은 그림 한 장과 사물의 이름이 써 있는 것이 보통이다(보리 아기 그림책의 경우 조금 다른 형식이기는 하다). 이런 구성은 영아 연령의 아이에게 적당한 구성이다. 언어발달 정도가 한 단어 시기이며, 이야기를 들을 만한 힘이 없는 시기이다.
조금 벗어난 이야기이긴 하지만 이런 사물그림책에는 집에서 기르는 동물이라는 분류 개념이 포함되어 있다. 그렇다고 사물그림책이니 어떤 지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림책을 좁게 바라보는 것이다. 사물의 이름을 그냥 가르쳐 주는 교사는 없다. “오리가 있네, 꽥꽥, 은영아, 안녕, 나는 오리야...”하면서 어른은 말을 만들어간다. 아기와 어른의 그림책을 가운데 놓고 말을 주고받으며 마음을 교류하고 서로의 존재를 확인한다면 그 결과로 아기가 언어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배우는 것이다. 이 시기 그림책은 순서에 따라 책을 넘길 필요가 없다. 그림책을 보면서 어른과 아이가 마음을 주고받으면 가장 좋은 그림책 보기가 될 것이다.
2. 2세 무렵의 아이
이 시기가 되면 아이는 앉아서 그림책의 마지막 장까지 볼 수 있게 된다. 이제 어른이 생각하는 책을 보는 셈이다. 사물그림책과 함께 생활그림책이 적절하다. 이 연령의 아이는 일상 생활습관 익히기(대소변가리기, 옷 입고 벗기, 숟가락질 등), 주위의 사물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다. 그리고 어휘 획득이 급속하게 이루어지면서 짧은 노래를 즐긴다. 자연히 이와 관련한 그림책이 아이들의 흥미를 끈다. <싹싹싹/한림출판사> 그림책은 이제 막 숟가락질을 시작한 아이가 좋아하는 그림책이다. 그리고 놀이와 관련한 리듬 있는 말 또한 즐기면서 그림책에 그러한 말이 나오면 아주 좋아한다. <꼭꼭 숨어라/보리아기그림책>에서 나오는 ‘꼭꼭 숨어라 개아자비 보인다.’하는 말을 노래처럼 외운다. 또한 <두드려보아요/사계절> 그림책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빨간문, 하얀문...’ 하면서 색깔의 이름을 익히기도 한다.
구성을 살펴보면, 이전 아기가 한 장의 그림으로 이야기와 끝날 때와는 달리 한 두 박자씩 떨어지는 구성의 형식을 갖추게 된다. <싹싹싹>을 살펴보자. ‘모두 모두 맛있는 스프를 먹자!’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고, ‘어? 생쥐가 수프를 흘렸네. 배에 흘렸네.’하고 한 장 넘어간다. 그 다음 장에 ‘닦아줄께. 싹싹싹.’ 이렇게 하나의 이야기가 끝나고 그 다음번에 또 ‘저런저런 토끼도 흘렸네. 손에 흘렸네.’ 하고 같은 이야기가 또 시작된다. 그 다음 장에 읽지 않아도 예상할 수 있겠다. 이렇게 반복되는 형식을 띤다. 한 두장으로 하나의 이야기가 끝나고 다음 번 이야기도 어른이 보기에는 별반 다를 바 없는 같은 이야기가 또 이어지고 하면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든다.
이 시기에 그림책은 아이에게 발달에 맞는 적절한 태도를 익히게 하고, 사물의 이름과 개념을 알아나가는 것 외에 다른 의의가 있다. 그것은 그림책과 생활이 교류된다는 것이다. <싹싹싹>을 읽다보면, 아이들과 아이이름을 넣어 그 행위를 실제 생활에서 하기도 한다. <꼭꼭 숨어라>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달님 안녕/한림출판사> 그림책을 본 아이가 귀가할 때 엄마에게 업혀 가면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엄마에게 이렇게 말했다. “엄마, 달. 달님 안녕.” 아이들은 그림책에서 본 사물을 실제 생활에서 받아들이고 자기 나름대로 적용시키기도 한다. 아이들의 마음에 그림책이 살아있는 것이다. 그림책에 나오는 주인공 역시 그 시기 아이의 모습을 담고 있다. <싹싹싹>에 나오는 주인공과 그림책을 보는 자신이 똑같은 모습인 것이다. 아이가 24개월쯤 되면 이 그림책은 인기 없는 그림책이 된다.
♬ 아이 반응
■성다운 (97.7. 22개월) / <싹싹싹> 책을 보고 난 후
어린이집에 있는 곰, 악어, 생쥐, 고릴라 인형을 꺼내 쪼르르 자기 앞에 늘여 놓았다. 그리고 소꿉놀이 그릇과 긴 나무블럭을 가져온다.
“맘마 먹자.”
“어, 흘렸네.”
그리고 닦아주는 시늉을 한다.
■이후현 (98.2. 24개월) / <두드려 보아요> 책을 읽어주는데
후현 : “똑똑똑”
교사 : “누가 있어요? 아이가 있네요. 북을 두드리네요.”
책장을 넘기자, 후현이는 책에다 똑똑하는 시늉을 한다.
후현 : (두드리면서) “똑똑똑, 초록문이예요.”
■<꼭꼭 숨어라>를 읽고
“꼭꼭 숨어라, 성다운이 보인다.”하니 아이들이 우르르 커텐 뒤 다락 계단 밑에 숨는다. “꼭꼭 숨어라, 박상지 보인다.”하고 교사가 부르자. 커텐 뒤에 숨어있던 상지가 헤헤 웃으며 나온다. 아이들이 따라서 스스로(?) 나오더니 다시 숨는 척하며 자기 이름을 부를 때까지 기다린다. 안 부른 아이 한마디 “나는 나는?”
■박기원(98.6.12. 96년 8월생), 이재훈(94년 2월생)
등원한 아이가 재훈이와 기원이 둘뿐인 아침시간이다.
교사가 말했다.
“재훈아, 기원이 책 가져와서 좀 읽어줘.”
재훈이는 <호호 매워>, <나도 태워줘> 그림책을 가져온다. 동생 읽어준다고 어린 아이책을 골라 온다. 먼저 <나도 태워줘>의 책장을 넘겼다. 옆에서 앉아 있던 기원이가 닭 그림을 가리키며 말한다.
“꼬꼬 닭”
재훈이가 이야기를 시작한다.
“애기야, 애기야 나도 태워줘.”
다음장을 넘긴다.
“애기야, 나도 태워줘.”
“멍멍멍, 애기야, 나도 태워줘.”
기원이는 큰 사물 그림에, 재훈이는 왼쪽 편의 작은 그림에서 이야기를 찾는다.
<호호 매워> 책을 넘기는 재훈이가 생쥐가 있는 작은 그림을 보더니, “어, 이게 뭐지?” 한다. 교사가 거들었다.
“감자?”
기원이가 말한다.
“감자.”
재훈이 다음 장을 넘기며 “이게 뭐야?”하고 기원에게 묻는다. 그러더니 내 입을 손으로 막으며 다급하게 말한다. “알켜주지마, 알켜주지마(가르쳐 주지마).” 기원이가 대답한다.
“호가(호박)”
끝까지 보고 덮으면서 혼잣말을 한다. <나도 태워줘>를 집으며 “이게 재밌다.”한다. 앞장을 보며 하는 말, “애기가 갑니다.”
교사가 묻는다. “어디 가는데?”
“시장 가지.”
기원이는 재훈이가 놓고 간 <호호 매워>그림책을 한장씩 빠르게 넘기며 큰 소리로 사물 이름을 말한다. “빠(파)” “마널(마늘)” 다음엔 <나도 태워줘>를 펼친다. “꼬꼬 닭, 꿀꿀 떼지”하면서 의성어와 이름을 함께 말한다.
3. 3세 이후의 그림책
이 시기의 아이는 매우 활동적이며 모험적인 놀이를 즐긴다. 또한 또래와 함께 하는 놀이가 점차 많아진다. 인지발달 면에서 자아개념이 발달하고, 여럿이 하는 사회극놀이를 즐기기 시작하고 성 개념을 습득하기 시작한다. 아직 시간에 대한 개념이 거의 없다. 그리고 말하는 동물들과 마법이 등장하는 가상놀이의 세계를 매우 현실적으로 여긴다. 언어발달 면에서 보면 어휘의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말하기를 즐기며, 주변의 글자에 관심을 갖는다. 사회성발달 면에서 보면 아동은 자신의 세계의 중심이며, 세상에 대해 궁금해 한다. 가족과 가까운 주위의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따뜻함과 안정감을 찾는다. 도덕성발달 면에서 보면, 타율적 도덕성을 갖는다. 벌이 무서워서 행동한다. 옳고 그름을 절대적인 것으로 본다. 행동의 동기를 고려하지 않고 결과에 초점을 두어 도덕 판단을 한다(현은자. 위 책). 유아의 발달 특성에서 비롯된 유아문학이 갖는 특성은 애니미즘, 마술, 자기중심성-캐릭터이라고 할 수 있다. 주제로 넘어간다면 김세희와 현은자(1994)는 <어린이의 세계와 그림이야기책>에서 다음과 같이 분류하고 있다. ① 내적세계- 자아개념, 일상생활 습관, 책임감, 정의감, 상상과 모험, 장애, 유머, 두려움, ② 가족세계 - 가족, 형제, 조부모, 입양 ③사회적 세계- 친구, 협동, 선생님 ④자연적 세계- 자연, 계절, 환경문제 ⑤종교적 세계 이러한 주제는 한 권의 책에 섞여있기 마련이다. (예-“야! 우리기차에서 내려”)
장르로 본다면 옛이야기, 환상동화, 사실동화, 동시, 동요로 나눌 수 있다.
이 시기의 유아는 이야기를 즐긴다. 한 권의 책을 수십 번 읽기도 하고, 어른에게 이야기를 해 달라고 조르기도 한다.
주인공-등장인물을 살펴보자. 주로 어린이가 등장하지만 동물, 인형 또는 물건일 수도 있다. 이 시기의 그림책에는 여러 등장인물들이 등장하기 마련인데 이 등장인물은 이야기의 필요에 의해 등장하여야 한다. 그림책에서의 등장인물은 다른 문학에서처럼 치밀하게 성격과 심리가 글로써 묘사될 필요는 없다. 유아의 모습과 어린이의 감성과 정서가 잘 반영되어 어린이가 쉽게 동일시되고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나랑 같이 놀자/시공사>에 나온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 영락없는 그 나이의 어린아이 모습이 보인다.
구성의 측면에서 보자. 유아의 그림책은 단순하게 시작하여 이야기가 막힘없이 전개되다가 절정에 이르러 빨리 만족스러운 결말에 도달해야 해야만 아이의 눈을 끈다. 줄거리를 전개하는 형식에는 단선적 형식, 누적적 형식, 연쇄적 형식이 있다(세계의 그림책, 우리의 그림책. 1996. 한림출판사) 단선적 형식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순서적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으로 <괴물들이 사는 나라/시공사>, <은지와 푹신이/한림출판사>를 예로 들 수 있다. 누적적 형식은 비슷한 사건들이 반복되는데, 앞의 사건이 그 다음 사건의 원인이 되어 다음 사건이 생기는 결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장갑/다산기획> <야, 우리 기차에서 내려!>의 책을 예로 들 수 있다. 연쇄적 형식은 사건들이 반복은 되지만 사건들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어서 중간의 어느 사건이 빠져도 줄거리 진행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경우이다. 이러한 구성 형식 구분은 어린 유아의 경우와 큰 유아에 맞는 구성형식 간의 차이를 알려주지만, 유아 문학에 있어 되풀이 되는 말을 많이 쓰는 것과 반복구성은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주제는 앞에서 언급한 어린이의 세계와 그림이야기책에서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으므로 여기서는 장르별로 그림책을 살펴보자.
먼저 어린이집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생활그림책(생활동화)를 살펴보자. 어린이집에서 읽는 많은 생활동화는 교훈성에 치우쳐 본래 가진 생활그림책의 의미를 잃고 있는 경우가 많다. 유아는 현실에서 부딪치는 여러 문제를 그림책의 주인공을 통해 해결하는 모습을 보고 배울 수 있고, 현실에서 느끼는 심리적인 어려움을 공감하고 치유받기 때문에 생활그림책을 즐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교훈을 직접적으로 제시하는 그림책은 아이가 공감할 대목이 없다.
구성을 보면 주인공이 직면한 문제를 처리하고 해결해 나가는 방식이다.
소개하자면 <이슬이의 첫 심부름/한림출판사>, <병원에 입원한 내 동생/한림출판사>, <순이와 어린 동생/한림출판사>, <지각대장 존/비룡소> 등이다.
환타지 그림책은 실제로 일어날 수 없는 일에 관계되거나,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나 생물에 관한 일로 꾸며진 이야기인데, 엉뚱한 이야기라기보다는 사실성에 바탕을 둔 환상 그림책이어야 한다. 환상적인 이야기이나, 그럴 법하다라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 소개하면 <괴물들이 사는 나라/시공사>, <도깨비를 빨아버린 우리 엄마/한림>, <구리와 구라의 빵 만들기/한림>, <나무숲 속/한림>, <난 병이 난게 아니야/한림>, <꼬마곰 코듀로이/비룡소>, <마녀 위니/비룡소>, <말광량이 기관차 치치/시공사>, <딸기밭에 꼬마할머니/한림>, <멋진 뼈다귀/비룡소> 등이다. 유아 문학의 특성상 환상과 현실이 공존하는 그림책이 많다. 그래서 생활그림책과 환상그림책을 분리하기 쉽지 않을 뿐더러 아이들에게 무의미할 수 있다.
지식그림책은 지식을 전달하는 책으로 수학, 과학, 글자와 관련된 그림책이 많다. 지식그림책은 사실을 전달하는 책이다. 그래서 그 정보는 현재 가장 정확한 내용이어야 한다. 소개하면 <기차 ㄱㄴㄷ/비룡소>, <함께 세어보아요/마루벌>, <엄마가 알을 낳았대/보림> <새벽/시공사>, <비오는 날/시공사>, <나무/시공사>, <고사리손 요리책/길벗어린이>, <어린이가 처음 만나는 수학그림책/한림> 등이다.
옛이야기 그림책은 전해온 이야기를 그림책화 한 것이다. 유아교육학자들은 아동문학의 장르 중 유아의 인지 발달적 특성에 가장 잘 부합한 것은 옛이야기라고 말한다. 유아의 전래동화에 대한 선호도가 6-8세에 가장 최고조에 달한다고 하며, 전래동화의 주제, 구성, 주인공의 성격이 아동의 사고방식에 적합한 특성을 가지므로 아동은 전래동화에 쉽게 몰입하게 된다고 하였다. 즉 전래동화에는 권선징악이라는 주제가 뚜렷하게 부각되며, 명확한 시작과 만족스런 결말이 있으며, 마법과 환상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으며, 주인공은 선한 인물로 묘사된다. 이러한 전래동화의 특성은 유아로 하여금 등장인물에 쉽게 동일시 할 수 있게 하며 내면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준다.
옛이야기는 그림책만큼 반복구성이 뚜렷하다. 이러한 반복은 두 사람이 대립되는 이야기형식, 세 사람이 나타나는 구성, 한 인물이 여러 고난을 이겨내고 행복한 결론을 맺는 이야기의 형식으로 나타난다. (콩쥐팥쥐, 여우누이, 구렁덩덩 신선비)
요즘 옛이야기가 많이 그림책으로 출판되고 있는데, 현재 그림책 작가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이야기가 있는 것으로 그림책을 만드는 형편이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다만 옛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드는 데는 쉽지 않은 대목이 있다. “옛날 어느 산골 마을에 아들 딸도 없이 혼자 사는 할머니가 있었대.” 라고 이야기하면 되는 것을 그림책에서는 그 할머니가 사는 집 주변을 그려야 한다. 그리고 입말도 많이 문어체로 바뀌기도 한다. 그래서 말의 재미가 덜하기도 하다. 그리고 그림책은 제한된 문장과 쪽수가 있음으로 그에 맞게 그림책에 맞춰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그림책과 원래 이야기의 느낌이 다르게 느껴지기도 하고 잘못된 그림책은 이야기의 맛을 앗아가기도 한다. 옛이야기를 자주 들려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나와있는 옛이야기 그림책은 <재주 많은 다섯친구/보림>,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보림>, <팥죽 할멈과 호랑이/보리>, <견우직녀/보림>, <빨간 모자/시공사>, <반쪽이/보림>, <여우누이/보림>, <우락부락염소 세마리/시공사>, <백만마리 고양이/시공사>, <제달다와 거인/비룡소>, <태양으로 날아간 화살/시공사>, <훨훨 날아간다/국민서관>, <호랑이와 곶감/국민서관>, <까막나라에서 온 삽사리/통나무> 등이다. 유아에게 들려주기 위한 옛이야기 책으로는 <구렁덩덩신선비/웅진>, <도둑나라를 친 새신랑/웅진>, <옛이야기 보따리 시리즈/보리>, <옛이야기 들려주기/보리>, <옛이야기 100가지/현암사> 등이 있다.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영유아를 위한 좋은 그림책은 유아의 발달적 특성에 기초한다. 그러나 아이마다 그림책에 대한 선호도가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그것은 그 아이가 처한 환경이나 성향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동생을 둔 아이가 공감하는 그림책이 있는가 하면 과학그림책을 좋아하는 아이들도 있기 마련이다. 가장 중요한 전제는 아이가 좋아하는 그림책이 바로 그 아이에게 맞는 그림책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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