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락적 근거로 파고든 한글 탄생의 비밀 이야기, <훈민정음 비밀코드와 신미대사> 책을 낸 후 많은 서평과 언론 보도, 방송 출연, 북콘서트, 깜짝 놀랄만한 전화 몇 통!… 기대했던 것들이 대부분 실현되었다. 이쯤 되면 내가 바랐던 소기의 목적은 달성된 셈이다.
그러나 예서 멈출 수는 없다. 왜냐하면 신미가 예사로운 인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가 만일 승려가 아니고 억불숭유의 조선에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벌써 조명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하여 나는 더 알아보기로 했다. 한글학자나 국어학자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그만의 눈물겨운 언해 작업! 언해란 한문을 한글로 풀어 썼다는 뜻이다.
신미가 직접 정음으로 번역하고, 우리 고유어 표기가 듬뿍 들어 있는 몽산화상법어약록 언해본을 공부하고 있다. 세종대왕기념사업회(김무봉 동국대 교수 역주,2002)가 펴낸 책을 텍스트로 삼았다. 몽산화상법어약록(이하 '몽법'이라고 한다.)은 원나라 고승 몽산의 법어(法語, 스님의 법문)을 추려서 엮은 책이란 뜻이다. '직지'의 원래 명칭인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도 같은 맥락이다.
몽법은 간겸도감에서 간행된 책이라고 하는데, 간기가 없어 정확한 연도는 알 수 없다. 당시 체재나 표기법으로 보아 월인석보가 발간된 1459년 정도로 본다. 더 앞당겨서 훈민정음 언해본이나 석보상절, 월인천강지곡과 같은 시기에 간행된 것으로도 본다.
모두 71장으로 되어 있다! 신미의 단독 언해본인데 읽으면서 눈물이 나올 정도다. 아, 훈민정음을 막 창제하고 난 후, 우리 말을 이렇게 썼구나, 그렇구나, 이렇게 쉽게 쓰려고 노력했구나. 이것이 오늘날 우리 한글이 되었구나. 그래서 우리나라가 문화강국, 경제대국이 되었구나. 중국의 일부가 되지 않고, 결국 나라를 되찾았구나!…
그 첫번 째로 종이로 첫장을 올려본다. 해석은 붙임 사진 밑에 달아 두겠다. 한글을 사랑하시는 당신이여. 신미의 '몽법' 언해를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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