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괴담이 지지율 하락 부채질...야당의 자충수 됐다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Midjourney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얼마 전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를 25차례나 언급하며 정부를 공격했다. 당 회의나 SNS 등에선 거의 매일 ‘핵폐수’ ‘방사능 테러’ 등 극단 용어로 국민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장외 집회에선 “핵 방사능 물질이 바다에 섞여 있다면 누가 해운대 바다를 찾고 멍게를 찾나”라고 외쳤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오염수 공세로 돈 봉투 논란과 코인 사태 등 각종 악재를 덮으려는 전략은 통하지 않고 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코인 사태 직전인 4월 말엔 37%였지만 최근 31%로 떨어졌다. 반대로 국민의힘은 32%에서 35%로 오르면서 민주당을 추월했다. 케이스탯·엠브레인·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조사 회사 공동지표조사(NBS)도 같은 기간에 국민의힘은 31%에서 35% 올랐지만 민주당은 30%에서 25%로 떨어졌다. 민주당 지지율은 4개 조사 회사가 3년 전 NBS 조사를 시작한 2020년 7월 이후 최저치다.
최근 여야(與野) 지지율에는 정부의 ‘수능 킬러 문항’ 배제 방침도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있다. 오염수 문제가 모든 이슈를 빨아들여서 지지율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했던 민주당으로선 당황스러울 것이다. 더구나 민주당은 일부 여론조사에서 오염수 방류 반대가 80%에 달하는 것에 고무되어 반일(反日) 깃발을 들고 총력 투쟁에 나섰다. 그런데 당 지지율은 더 떨어졌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먹거리 불안감과 뿌리 깊은 반일 정서 때문에 오염수 방류는 반대가 많을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며 “하지만 오염수 방류 반대를 야당에 대한 지지와 동일시한다면 큰 착각”이라고 했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꺼림칙하게 여기지만 ‘괴담 정치’로 공포감을 조장하고 있는 민주당도 무책임하다고 보는 국민이 많다는 것이다. 광우병 선동, 사드 전자파 등 과거에 야당이 부추겼던 괴담이 모두 거짓으로 드러난 것도 오염수 공세가 잘 안 먹히는 원인 중 하나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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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오염수 괴담 정치는 오히려 지지율 하락을 부채질하는 자충수(自充手)가 되고 있다. 원자력 전문가를 돌팔이로 몰아세우는 등 도를 넘는 선동이 진영 논리에 덜 휩쓸리는 중도층과 청년층에게 역효과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NBS 조사에선 두 달 전 중도층에서 민주당(27%)이 국민의힘(21%)을 앞섰지만 최근엔 민주당(21%)이 국민의힘(25%)에 뒤졌다. 민주당이 우세했던 20·30대도 국민의힘 우세로 바뀌었다.
민주당이 오염수 공포 마케팅에 화력을 집중할수록 총선 캐스팅보터인 중도층과 청년층 민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표의 괴담 정치는 우리 수산업계뿐만 아니라 민주당 스스로도 크게 타격을 입는 부메랑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