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은 전자상거래 업계도 가만두질 않았다. 지난해 수많은 인터넷 쇼핑 몰들이 일 평균 방문자 감소라는 초유의 사태를 경험해야 했다. 물론 모든 일 에는 예외가 있는 법. 옥션과 G마켓으로 대변되는 e마켓플레이스 업체들은 고 성장을 계속해 나갔다. 반면 종합쇼핑몰들은 전반적으로 부진했지만, 그 중에 서도 제로마켓과 KT몰은 각각 50%, 33%씩 일 평균 방문자수가 늘어나면서 10위 권에 신규 진입하는 성과를 거둬냈다. 몇 년간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옥 션을 제외하고 지난해 혜성처럼 나타나 급성장한 G마켓, 제로마켓, KT몰 등 새 로운 강자 3인방의 성공 비결을 알아본다. 1. G마켓
G마켓은 지난해 전자상거래 업계 최대 화제거리가 된 업체다. 그만큼 괄목할만 한 실적을 일궈냈다는 얘기다. 순위집계사이트 랭키닷컴에 따르면 G마켓의 일 평균 방문자수는 2003년 12월 2 1만명에서 2004년 12월 63만명으로 1년 사이 무려 3배나 증가했다. 주요 쇼핑 몰 중 가장 큰 증가폭. 쇼핑몰 순위 또한 8위에서 4위로 껑충 뛰었다. 거래액 또한 매달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해 1월 82억원에 불과하던 거래액이 지난 12월에는 380억원으로 증가했다. 그 결과 모기업 인터파크보다 훨씬 가능 성 있는 쇼핑몰이라는 평까지 나왔을 정도다.
구스닥이란 이름으로 2000년 문을 연 G마켓이 4년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 다 지난해 갑자기 급성장한 배경은 무얼까.
일단 2003년 10월 구스닥에서 G마켓으로 사명을 바꾼 게 기폭제가 됐다. 단순 히 사명만 바꾼 게 아니다. 경매시스템을 표방하긴 했지만, 완전 오픈마켓은 아닌 어정쩡한 형태에서 완벽한 e마켓플레이스로 변신했다.
지난해는 e마켓플레이스 업체들의 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대부분 상 위 쇼핑몰들이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와중에서도 옥션과 G마켓으로 대변되는 e 마켓플레이스 업체들은 성장을 멈추지 않았다. 이와 관련 구영배 G마켓 사장은 “불황에는 e마켓플레이스가 강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e마켓플레이스 판매가가 일반 쇼핑몰 판매가보다 1원이라도 더 싸다는 게 일반 적인 인식. 싼 대신 손품은 조금 더 팔아야 한다. 업체는 판매자와 구매자가 만나는 장만 제공해주는 것인만큼, 일반 쇼핑몰처럼 최상의 서비스를 기대하기 도 쉽지 않다.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서비스가 조금 떨어지고, 시간과 노력이 더 들더라도, 한푼이라도 싼 물건을 찾는 게 인지상정. 이런 분위기 때문에 e 마켓플레이스 업체들이 불황과 상관없이 승승장구 할 수 있었고, 때를 잘 맞춰 시장에 진입한 G마켓이 그 혜택을 톡톡히 봤다는 설명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온켓, 와와, 이쎄일 등 같은 e마켓플레이스를 지향하는 경쟁사들이 줄 줄이 나가떨어지는 와중에 G마켓만 선전했다면 분명 G마켓만의 독특한 스토리 가 있을 터. 여기엔 G마켓만의 독특한 각종 공격적인 마케팅 방식이 한 몫 톡 톡히 했다.
일단 G마켓은 등록수수료 무료 정책을 고수했다. 올린 상품이 판매됐을 때만 비로소 판매수수료를 받았다.
판매와 상관없이 등록수수료를 꼬박꼬박 내야 했던 것에 부담을 느꼈던 수많은 판매자들이 판매의 장을 G마켓으로 돌렸고, 결과적으로 G마켓은 품질 좋은 수 많은 상품이 줄줄이 올라오는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최근 유행인 미니숍을 처음 도입한 곳도 G마켓이다. 소비자들이 e마켓플레이스를 꺼리는 최대 이유가 판매자에 대한 신뢰가 없기 때문. 판매자 개인을 최대한 부각시키는 미니숍은 판매자와 구매자간 거리를 최대한 좁혀주는 연결고리가 된다. 이 외에 판매자 와 구매자가 상품 가격을 흥정할 수 있는 ‘1대 1 흥정하기’ 추첨식 낙찰을 통해 상품 가격의 10분의 1, 혹은 100분의 1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행운경 매’는 타 사이트에는 없는 독특한 서비스를 줄줄이 올리면서 젊은층의 폭발적 인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이처럼 지난해 탄탄하게 내실을 다진 G마켓은 올해는 브랜드 인지도 상승을 위 해 다소 공격적인 마케팅과 광고를 시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최근 미국 벤처 캐피털사 오크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로부터 80억원을 투자받아 실탄도 넉넉하다 .
2. 제로마켓
랭키닷컴 분석 결과 제로마켓의 지난해 일 평균 방문자 수는 21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인터넷 쇼핑몰 중 9위에 해당하는 수치. 매출액은 300 억원으로 늘었다. 2003년보다 50% 이상 성장한 수치다. 10위권에 들어와있는 업체들 중 제로마켓은 유일한 중소형 인터넷쇼핑몰이다. 인터파크, 다음 d&sho p 등 대형 업체나 LGe숍 등 대기업 계열이 줄줄이 차지하고 있는 순위 리스트 에서 그만큼 제로마켓 이름은 어딘가 ‘생뚱맞게’ 느껴진다. 수많은 중소 인 터넷 쇼핑몰이 난립했지만, 제로마켓만큼의 성공을 거뒀던 사례는 예전에도 없 었고, 현재도 없다.
중소형 쇼핑몰의 대표격인 제로마켓이 중소몰이란 한계를 극복하고 선전한 이 유는 어디에 있을까. 임재구 제로마켓 부사장은 “창사 이후 꾸준히 지속해온 브랜드 저가 정책이 이제야 빛을 보고 있다”고 답했다.
제로마켓에서 제로는 마진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미다. 2000년 설립된 제로마켓 은 대기업 계열 쇼핑몰이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최저가 정책 을 표방하고 나섰다. 특히 가격비교가 명확한 가전제품 중심으로 눈에 확 띌 만큼 낮은 가격대를 책정해 나가기 시작했다. 각종 가격비교사이트에서 제로마 켓이 가장 싸게 파는 쇼핑몰로 랭크되면서 싼 맛에 물건을 사러 오는 고객이 하나 둘씩 생겨났다.
이런 과정을 통해 제로마켓은 ‘어느 정도 믿을 수 있을만한 쇼핑몰 중 가장 싼 가격에 물건을 살 수 있는 쇼핑몰’이라는 이미지를 얻을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강점이 경기 불황이 심화된 지난해에 더욱 부각됐다고 할 수 있다. 아무 리 가격이 싸다 해도 뭔가 찜찜한 느낌에 e마켓플레이스를 선호하지 않는 고객 층들은 결국 종합쇼핑몰을 이용할 수 밖에 없다. 이들이 종합쇼핑몰 중 가장 가격이 싼 제로마켓에 대거 몰려들었고 그 결과 제로마켓은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게 된 셈이다.
3. KT몰
‘대기업 계열은 잘 안되고, 인터넷 전문업체는 잘 된다’ 전자상거래 업계에 서 알음알음 떠도는 얘기다. 때문에 다들 어떻게든 대기업 분위기에서 벗어나 려고 하는 판에, KT몰은 지난해 6월 바이엔조이에서 KT몰로 이름을 바꿈으로써 스스로 KT 울타리 아래로 들어갔다. 중소기업 느낌 브랜드로는 한계가 있다 보 고 KT 이름을 걸어 신뢰라도 얻는 게 남는 장사라는 판단에서다.
이런 계산이 맞아 떨어진 때문일까. 바이엔조이 시절인 2003년 12월 13위였던 KT몰이 지난해 말 처음으로 10위권 내 진입에 성공했다. 9만명 선이던 일 평균 방문자 수도 12만명으로 늘어났다. 900억원대이던 거래액은 1300억원으로 올라 왔다.
김선조 KT몰 사장은 “지난해의 성장세는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노력한 결과 ”라고 표현했다. 2002년 KT에서 분사해 나온 이후 계속 적자 상태. 하루 빨리 흑자전환에 성공해 홀로서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위기감에 전직원이 똘똘 뭉쳐 노력한 결과 얻어낸 과실이란 얘기다.
실제로 KT몰은 지난해 수많은 새로운 시도를 했다. 사명을 바꾼 데 이어 2만품 목에 불과하던 판매 상품을 일거에 10만품목으로 늘렸다. 9월에는 일부 품목에 한해 업계 최초로 ‘12시간 당일배송제’를 도입했다. 오전 12시 이전에 구매 하면 오후 6~7시까지 배송해주는 이 제도는 급히 물건을 받을 필요가 있는 사 람들에게 먹혀 들면서 매출액을 증가시키는 요소가 됐다. 지난 12월에는 ‘엔 조이뉴욕’이란 이름의 해외구매대행서비스도 시작했다.
올해도 KT몰의 공격적 행보는 계속될 예정이다. 파란쇼핑의 더욱 적극적인 운 영, 옥류관김치 등 다양한 PB상품 출시, B2B 확대 등을 통해 매출액 급상승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김소연 / 이용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