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에서 일으킨 대한민국, 지금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요즘 2기 내각 발표를 바라보는 내 마음은 참으로 착잡합니다.
범법 의혹을 받는 인사가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거론되고,
30대 정치인이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는 등,
청문회가 시작되기도 전에 여러 논란과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나는 한동안 말문을 잃었습니다.
문제는 한 사람의 나이나 특정 인사의 문제가 아닙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피땀 흘려 지켜온 대한민국이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6·25전쟁이 끝난 대한민국은 세계 어느 나라도 쉽게 다시 일어서기 어려울 만큼 처참한 폐허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일어섰습니다.
부모 세대는 굶주림 속에서도 자식을 공부시켰고, 산업현장의 근로자들은 피땀을 흘렸습니다.
누군가는 머나먼 이국땅에서 가족과 조국을 위해 일했고,
누군가는 젊음을 군복 속에 묻으며 나라를 지켰습니다.
나 역시 젊은 날 특전사 군복을 입고 조국을 지켰습니다.
그때 우리가 지키고자 했던 것은 어느 정권도, 어느 정치인도 아니었습니다.
대한민국 그 자체였습니다.
그렇게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일군 나라가 오늘날 세계가 주목하는 대한민국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나는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과연 선대가 피땀으로 일군 이 나라를 제대로 이어가고 있는가?
대통령의 임기는 유한하지만 대한민국은 영원해야 합니다.
정권은 바뀔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의 가치와 헌법, 자유와 책임, 법치와 안보가 정권의 이해관계에 따라 흔들려서는 안 됩니다.
늘어나는 국가채무와 막대한 이자 부담, 미래 세대가 짊어져야 할 빚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습니다.
정치는 국민을 하나로 묶어야 합니다.
그런데 오히려 서로를 갈라놓고, 나라보다 진영이 앞서는 정치의 모습을 볼 때면
대한민국의 앞날이 걱정스럽습니다.
나는 특정 정치인을 미워해서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닙니다.
대한민국 국민이기에 답답한 것입니다.
내 나이가 일흔을 넘고 보니 이제는 젊은 날처럼 무엇인가를 직접 바꾸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더욱 안타깝습니다.
내가 살아온 세월 동안 어렵게 지켜온 대한민국이 다음 세대에게 자랑스러운 나라로 남기를 바랄 뿐입니다.
우리는 폐허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던 나라를 여기까지 일으켜 세웠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분열과 갈등으로 나라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선대가 피땀으로 물려준 대한민국을 더욱 단단하고 당당한 나라로 만들어 다음 세대에 물려주는 것입니다.
그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아직 대한민국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걱정합니다.
절망해서 분노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에 가슴이 아픈 것입니다.
오늘 이 글을 읽는 분들께 조용히 묻고 싶습니다.
우리가 피땀으로 일군 대한민국, 정말 이대로 괜찮은 것입니까?
나만의 걱정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 질문에 공감하는 마음들이 하나둘 모여,
다시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는 작은 힘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윤화영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