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 종사자들 처우개선 강조하는 이재민 원장
"야간에 별일 없었나요?
더위가 이어지는데, 음식 상하지 않게 주의해주세요. 물도 자주 드실 수 있게 살펴주시고요. 번거롭더라도 가림막은 잘 해주시고, 배변일지도 잘 써주세요. 변비가 생기면 고생하시니까요."
가인요양원 이재민 원장의 당부가 이어진다.
"따뜻한 마음이 전달되게 해주세요. 어르신들이 여기에 계시는 동안 따뜻함을 느끼게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나이든 것도 서러운데 따뜻한 말도 못 듣는다면 애처롭잖아요. 위로받을 수 있도록 말로라도 따뜻하게 부탁드립니다. 특별한 건의사항 있나요? 이번 주도 다치지 않게 조심하면서 건강하게 보내도록 합시다."
따뜻함을 강조하는 아침 조회가 끝나자, 모든 직원들이 국민체조를 한다. 인천 남동구 가인요양원의 월요일 아침 풍경이다. 어르신들은 아침식사를 일찍 드시고 아침잠을 즐기시는 시간이다.
이재민 원장은 요양보호사 양성교육을 하다가 요양원을 운영한지는 십수년이 되었다. 일제 때 태어났다면 총들고 무력독립운동을 하셨을거라는 그는 임진왜란 때도 의병대장을 했을거란다. 그런 일에 뒷짐지는 스타일이 아니란다. 그에게 요양원 운영과 에로사항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요양원은 어르신들의 생활공간입니다. 어르신들이 일상생활을 하시는 곳이기 때문에 즐겁고 편안하게 지내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오늘도 무사히 입니다.' 사고가 나지 않아야 해서 항상 예방에 신경쓰고 있습니다."
가인요양원은 현재 100세 어르신도 있고, 아들과 며느리가 자신의 엄마들을 모셔서 안사돈이 함께 지내기도 한다. 부부가 함께 들어와 생활하시다가 홀로 남은 어르신도 몇 년째 계신다.
이재민 원장은 "저희 요양원에 들어오고 싶어하시는 분들이 있어도 자리가 없을 때는 거절할 수 밖에 없는데, 그걸 갑질한다고 표현하셔서 속상할 때도 있습니다."하며 난처한 표정을 짓는다.
"저희는 자녀들을 대신해서 어르신들을 모시는 것입니다. 어떻게하면 좋은 환경에서 즐겁고 편안하게 지내시게 해드릴까 늘 궁리합니다. 그래서인지 어르신들 표정도 밝고 분위기도 좋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모두가 직원들이 잘 하기 때문입니다."
이재민 원장은 요양 종사자들에 대한 처우개선의 중요성과 아이디어도 언급한다.
"요양원은 사람이 운영하고 사람이 사람을 관리하는 곳입니다. 사람을 구하지 못해서 문닫는 요양원도 있습니다. 요양종사를 기피하는 것이 출산기피처럼 문화가 되어버리면 고령화시대 사회문제가 심각해질 겁니다." 예방법을 제시한다.
"요양보호사가 요양기관에 몇 십년 이상 근속하면, 의료급여혜택을 준다든가 하는 노후보장이라도 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조리사님도 마찬가지입니다. 못 구하면 문 닫아야 합니다."
이재민 원장은 사회복지사도 업무량이 상당하다고 강조한다. 날마다 프로그램을 진행해야하고, 행정업무도 많아서 안타깝다고 한다. "현재 프로그램 지원정책은 외부 강사를 초청해서 프로그램을 진행해야지 그 외부 강사에게 강사비를 주는 방식인데, 전업으로 하기엔 비용이 적어서인지 강사도 없어 초청할 수도 없습니다." 하면서 컴퓨터로 전자관리시스템을 열어 전무한 내역을 보여줬다.
"차라리 그 강사비를 요양원 내부에서 날마다 오전 오후 프로그램 진행을 위해 애쓰는 사회복지사들에게 어느 정도 산정해주면, 자연스럽게 처우개선에도 도움될 것인데, 그런 생각을 못하는 것인지, 안하는 것인지 궁금하단다.
초고령화시대는 다가오고 인구는 줄어들고 있는데, 요양기관 종사자들은 늘어날까? 그들이 지치지 않아야 가능하다. 규제가 아니라 인센티브 같은 지원이 있어야 한다. 영화처럼 케어로봇이 등장하기까지는 사람이 사람을 돌봐야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실무자의 독백일지라도 현장의 소리라면 귀기울여 들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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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파이낸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