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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 설사는 세균에 의해 발생하는 설사로 여행객에게 발생하는 흔한 질병 중의 하나이다. 매년 전 세계적으로 천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여행하는 동안 설사를 경험한다. 특히 젊은 사람, 염증성 장 질환을 갖고 있거나, 제산제를 복용하는 사람, 당뇨 환자,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사람에게서 잘 발생한다.
가장 흔한 원인 미생물은 지역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대부분 장독성 대장균(Enterotoxigenic Escherichia coli)이 원인이다. 장독성 대장균에 의한 감염인 경우에는 물 설사와 함께 복통을 동반하며, 열이 나는 경우는 별로 없고 발생하더라도 미열이다. 그 외에도 다양한 바이러스나 기생충이 여행자 설사를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여행자 설사의 증상은 갑자기 발생하며 대개 물 설사가 발생한다. 하루에 4~5회 이상의 배변을 한다. 다른 증상으로는 구역, 구토, 복통, 복부의 불편한 느낌, 가스가 차는 느낌, 대변이 나올 것 같은 긴박감, 피로감 등이다. 대부분의 경우 치료가 없이도 1~2일 정도 지나면 증상이 좋아지며 생명이 위험한 경우는 거의 없다. 90% 정도에서는 1주일 이내에 완쾌된다.
대변 배양검사로 장독성 대장균을 검출해 볼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증상 완화를 위한 일반적 치료만으로도 상태가 좋아지므로 임상적 증상이 여행자 설사에 해당하면 균을 검출하는 검사를 하지 않아도 진단할 수 있다. 기생충에 의해 발생하는 설사의 경우 대변검사로 진단할 수 있다.
여행자 설사는 대부분의 경우 증상이 자연적으로 좋아지므로 특별한 치료가 필요 없고 집에서 자기 스스로 치료를 해도 된다. 탈수 증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입을 통해 수분 보충을 충분히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8시간 안에 3번 이상의 설사가 있고 이러한 설사가 구역, 구토, 심한 복통, 혈성변(피가 섞인 대변), 발열 등의 증상을 동반할 경우에는, 균이 장 표면에서만 병을 일으키지 않고 조직을 침투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으므로 항생제 치료를 한다. 항생제의 선택은 여러 가지 요인을 고려해야 하므로 의사와 상담을 해야 한다. 치료를 하여도 설사가 계속되는 경우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있으므로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설사가 있을 때는 장의 운동성을 떨어뜨리려 설사를 멎게 하는 로페라마이드(loperamide), 디페녹실레이트(diphenoxylate), 파레고릭(paregoric) 등의 지사제를 사용해 볼 수 있다. 그러나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심한 복통, 발열이 있는 경우에는 위험하므로 절대 의사의 처방 없이 환자 스스로 사용하지 않는다.
여행자 설사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다음의 주의 사항을 지키도록 한다.
- 위생 상태가 나쁜 길거리 음식이나 음료를 구입해서 먹는 것을 피한다.
- 고기나 생선을 덜 익히거나 날것으로 먹지 않는다.
- 생과일이나 채소의 경우 직접 껍질을 벗기지 않은 것은 먹지 않는다.
제대로 조리된 음식의 경우 대부분 안전하지만 수돗물, 얼음, 소독되지 않은 우유나 유제품을 먹는 경우에는 여행자 설사가 생길 위험이 높다. 예방적 차원에서 항생제를 사용하면 여행자 설사를 줄일 수 있다는 보고도 있지만 현재 이러한 예방적인 항생제 사용은 추천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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