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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풋볼뉴스(Football News) 원문보기 글쓴이: 블루문
‘왕중왕전 우승’ 수원공고, 세 마리 토끼 잡다 | ||||||||||||||||||||||||
'우승컵-자존심-미래' 모두 움켜쥔 승리… 앞으로도 '전성시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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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2년은 수원공고에 영광의 해였다. ‘선배’ 박지성이 월드컵 4강을 이끌었고, ‘후배’들은 전국고교선수권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12년 뒤. 박지성의 영예로운 은퇴에 맞춰 수원공고가 정상 고지를 탈환했다.
이학종 감독이 이끄는 수원공고가 제69회 고교선수권을 겸해 열린 ‘2014 대교눈높이 전국 고등리그 왕중왕전’ 우승을 차지했다. 2009년 왕중왕전 도입 후 첫 정상 및 12년 만의 선수권 제패는 그들 품에 세 가지 큰 선물을 안겼다.
[프로 산하 초강세 속 지켜낸 학교팀 자존심]
“일반 학교팀도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더 기쁩니다.”
13일 경북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대회 결승 포항제철고전 2-1 승리 직후 이 감독이 전한 소감이다. 포철고는 포항 스틸러스 구단 산하 18세 이하(U-18) 팀. 전력상 열세라는 예상을 보기 좋게 뒤집은 결과였기에 그 목소리는 더욱 들떠 있었다.
프로 산하팀 강세가 유독 두드러진 대회였다. 경기서부 권역 무패 우승(15승 3무) 팀 초지고가 K리그 주니어 8위 매탄고(수원 삼성 U-18)에 덜미를 잡히는 등 학교팀의 부진이 이어졌다. 전 경기를 통틀어 프로 산하에 승리를 거둔 학교는 수원공고와 언남고, 단 두 팀에 불과했다.
그나마 16강전에서 금호고(광주FC U-18)를 꺾은 언남고도 8강 상대 현대고(울산 현대 U-18)를 넘지 못했다. 32강 대건고(인천 유나이티드 U-18), 8강 광양제철고(전남 드래곤즈 U-18)를 누르고 유일한 학교 4강팀이 된 수원공고는 준결승 현대고전 승리로 언남고의 설욕을 대신하더니 포철고마저 제압했다.
수원공고 결승전 승리가 더욱 빛난 것은 그들의 ‘공격축구’ 때문이다. 앞선 8강과 준결승에서 이 감독은 스리백을 활용한 ‘선 수비 후 역습’ 전략으로 재미를 봤다. 5경기 17득점 막강화력을 과시한 포철고를 상대로도 같은 자세를 취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정공법을 택했다. 4-4-2 포메이션을 유지한 채 상대 공격에 맞불을 놨다. 조직력이 바탕 된 빠른 공격 전개로 포철고를 밀어붙였다. 결국 전반에만 두 골을 몰아치며 승기를 가져왔고 끝내 승리를 쟁취했다.
박지성은 한국 프로팀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수원 삼성 입단테스트에 떨어진 뒤 일본 J리그 교토 퍼플상가(현 교토 상가)에서 프로 데뷔를 알렸다. 이후 박지성은 한국인 첫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진출을 일궈내는 등 ‘축구 영웅’으로 발돋움하며 한국 프로 구단의 땅을 치게 만들었다.
프로 산하팀 상대 4전 전승. 프로팀들의 눈물을 쏙 빼며 왕중왕전 우승을 차지한 수원공고 선수들은 과연 ‘박지성의 후계자’다웠다.
[훌훌 털어낸 준우승 후유증]
“너무 힘든 시기였어요. 주장이기에 마음이 더욱 무거웠습니다.”
왕중왕전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순간, 주장 김민재(18‧DF)의 눈앞으로 올시즌 초반의 어려움이 스쳐 지났다. 지난 2월 백운기 전국 대회에 나선 수원공고는 결승서 광양제철고에 0-2로 무릎 꿇었다. 시즌 첫 대회 아쉬운 준우승의 ‘후유증’은 쉽사리 떨쳐지지 않았다.
수원공고는 3월 고등리그 경기중부 권역 개막 후 3연패 포함 4경기 연속 무승 부진에 빠졌다. 이후 10경기 9승(1패)으로 맹추격에 나섰지만 끝내 초반 격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2위에 머물렀다. 준우승이 준우승을 낳은 셈이었다. 7월 무학기도 16강에 그쳤다.
왕중왕전 출발도 좋지 못했다. 1회전(64강) 안동고, 2회전(32강) 대건고전 모두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대건고전 후반 추가시간 터진 극적인 동점골이 아니었다면 진작 짐을 쌀 뻔 했다.
‘외줄타기’는 계속 됐다. 16강 학성고전 후반 중반 연속골로 2-1 역전승을 거둔 뒤 8강과 4강전 연속 한 골 승부를 이어갔다. 김민재의 리드 속 짠물수비를 선보이며 결승에 진출했다.
천신만고 끝에 또 한 번의 우승 기회를 얻은 수원공고. 그들에게 더 이상의 좌절을 없었다. 조귀범과 장병호의 연속골을 묶어 ‘가을축구’ 우승을 차지한 수원공고는 지난 초봄부터 그들의 볼 위를 흐른 ‘2인자의 눈물’을 말끔히 닦아냈다.
[빛나는 우승컵, 더 찬란한 미래]
“모든 팀들이 두려워하는 수원공고를 만들겠습니다.”
결승에서 절묘한 스루패스로 추가골을 도운 2학년 임민혁(17‧MF)은 이미 내년을 바라보고 있었다. 당장의 우승에 만족하지 않고 기세를 잇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결승에 선발 출장한 수원공고의 저학년은 임민혁 포함 총 4명. 동갑내기 이현철이 중원을 지켰고, 1학년 정성욱(GK)과 윤지혁(DF)이 상대 공격을 틀어막았다. 후반 교체 투입돼 힘을 보탠 것도 2학년 수비수 임찬과 1학년 미드필더 김정연이었다.
대회 최우수상을 차지한 장병호(18‧FW)는 “1, 2학년 선수들과 호흡이 워낙 잘 맞았다”며 우승의 공을 후배들에게 돌렸다. 실제 수원공고 정상 등극엔 저학년들의 공이 적지 않았다. 임민혁은 32강 대건고전 경기 종료 직전 동점골을 터트리며 팀을 구했다. 백성현(16‧FW)은 16강 학성고전 결승골 포함, 두 골을 터트렸다.
수원공고 1, 2학년은 지난 8월 추계연맹전 우승 멤버. 저학년 대회 ‘최고의 별’로 떠오른 그들이 선배들도 이루지 못한 시즌 2관왕에 성공했다. 내후년 더욱 강해질 수원공고가 자신들의 ‘전성시대’를 천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