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바글 식당
낮이나 방이나
열려있는 식당
참새 손님들이
와글바글 와글바글
잠자고 일어나 먹고
놀다 와서 먹고
먹어도 먹어도 넉넉한
까아아만 열매 밥
거저 나누어 주는
쥐똥나무 울타리
와글바글 식당.
비 오는 밤 유리창은
밤마다 찾아와 놀던
흰 나방, 검은 나방, 얼룩 나방
우산이 없어 못 올까?
나뭇잎 처마에서
비 그치기 기다리는 걸까?
불빛 환한 등허리에
빗방울 손님들
와글와글 모여들어도
유리창은
어둠 속을 두리번두리번.
시간을 자르는 가위
어제는
신나는 체육 시간을 잘라
금세 끝나게 했고
오늘은
신기한 실험 시간을 잘라
다 못 마치고 말았어.
절대 눈에 띄지 않게
절대 소리 나지 않게
자르고 남은 토막도 흘리지 않고
자른 자국도 남기지 않고
어디 숨어서
싹둑싹둑
가위질하는 걸까?
마주 보기
하늘에 흰 구름
바다에 흰 구름
하늘이 해맑게 웃으면
바다도 환히 웃고
하늘에 비바람 치면
바다도 흔들흔들 캄캄
기쁠 때도 슬플 때도
한 번도 돌아서지 않고
하늘은 바다를
바다는 하늘을
마주 보며 살아간다.
뻥튀기
웃음도
튀겨지면 좋겠다.
뻥!
하하하하하하하
헤헤헤헤헤헤헤
호호호호호호호
히히히히히히히
가득한 웃음
거리에 쌓아 놓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나눠 주고 싶다.
카페 게시글
♤ 추천하고싶은 동시
와글바글 식당 / 박소명 / 국민서관
박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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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3
24.08.23 18:05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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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언제 읽어도 맛갈 나는 박소명 작품, 짝짝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