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날수록 대공증상이 하나씩 하나씩 늘어간다.
거기에 따라 내 마음도 참 많이 괴로운것 같다.
뭘 잘못하지도 않았는데 괴로워하고 죄책감같은 죄의식같은것이 늘 따라다닌다...
아...난 왜 이런거야..왜...
고통스러울수록 증상은 하나씩 나도모르게 생기고 있다.
최근...
시선공포에 이어 얼굴도 빨개지고 심장이 두근거려서 숨을 쉬기가 힘들다.
그냥 혼자 있을때도 아무 생각없이 있을때도 나도 모르게 두근거리고 호흡이 힘겨울때가 있다.
그땐 얼굴이 빨개지지 않지만 모르는 사람이나 혹은 안면있는사람 아니 모든 사람에게서 증상이 나타난다.
이젠 가족도 예외가 아니다.어린아이도 예외가 아니다.
내 증상이 나타나는 범위는 이제 전 세대에 걸쳐있다.
얼굴 빨개지고 시선어색하고 어눌한 행동..
이런 내가 싫어 온갖 부정적인 비하가 머릿속에서 이어진다.
그리곤 그 상황이 죽기보다 싫어진다.
벗어나고 싶다..벗어나고 싶다...싫다..싫다..이 상황...
어제...
간만에 외출을 했다.
정말 나가기 싫었지만 어쩔수 없이 책을 사러 나갔다.
서점이라는 곳도 내겐 참 무서운 곳이다.
책은 좋다.그러나 그 근처에 있는 사람들이 너무 싫다.경멸스러워서 싫다기보단 무서워서 싫은것..
우리집 근처에는 서점이 없다.할인마트가 존재하지만 그 안에 내가 사려는 책은 없었다.
그래서 집근처에 있는 역내 서점이나 시내서점까지 나가야 했다.
물론 우리집은 역과 시내와도 가깝다.
그래서 역내 서점을 이용하기위해 빨리 준비를 해 나왔다.
요즘 아이들이 시험기간이라 길거리 돌아다니면 일찍 마주쳤기 때문에 난 빠른 걸음을 옮겼다.
몇일전...시험기간인 중고등학생이 대낮에 돌아다니다 나의 얼굴을 보고 저 누나 어쩌구 하는걸 보고..미치는줄알았기에 되도록 점심전에 나오기 위해 서둘렀다.....
10시쯤 준비하기시작하여 나와서 역에 도착을 했다.
순간...내 얼굴은 굳어졌다.
그곳은 대전역 뒤쪽 작은 광장...
논산훈련소때문인지 뭣때문인지 군인들이 가끔 엄청난 수로 몰려오곤 한다.
쭈욱 줄을 서서 끝이보이지 않게 꽉꽉 차도록...
근데...하필 그 시간에 딱 마주친 것이다.수많은 군인 무리를...
게다가 아직 내려오지 않은 사람들이 계속 차례로 오고 있었다.
-_-;웃을수 없었다.순간 표정이 싹 굳어져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 수많은 인파옆을 지나가는 일반인으로서 뭔가 다르다는 느낌...
군복이 주는 그 무겁고 답답한 중압감과 수많은 시선들...
고개를 들고 걸을수 없었다.
군인들은 계속 밀려왔다.
몇백명이나 되는 무리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타나니 숨고 싶었다.
화장실이라도 있었더라면 거기가서 숨으련만 화장실은 그들이 지나간 곳 너머에나 있었다.
고개도 못들고 얼굴이 발그래해졌다.
그들을 보고 쑥쓰러웠던 것이 아니다.대공증상의 하나가 더 나왔을 뿐이였다.
한참을...그리 꽉 채운 그들 무리를 피해서 좁은 복도를 걷기도 힘겨웠다.
그리 그 짧지만 긴긴 곳을 통과하고 나니 역내 서점이 보였다.
그러나...
대합실에 많은 사람들...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 군인무리에 대한 충격이 가시지 않은상태에서 또 그리 그곳에서 물건사고 다시 돌아가자니 그 군인무리와 부딪칠수도 있고 또 이 공간이 싫다는 생각이 들었다.
답답한마음에 그냥 더 먼 시내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시내라고 사람이 적은것은 아니였다.
그러나..적어도 한 실내공간이라기 보다는 실외라는 넓은 범위였기에 이어폰으로 음악 크게 틀어놓고 이 사람 저 사람 피해다니고..시선 어색해질려치면 핸드폰 꺼내서 그냥 어색한 시선을 처리했다.
휴...그렇게 시내서점 도착...
다행히도 그 곳에서는 많은 사람이 있지 않았다. 점원들과 몇명의 손님뿐..
편안했다.전보다...
원했던 책을 산뒤 이것저것 책을 살펴봤다.
딱히 앉아서 보고 싶다기 보단 이책 저책 왔다갔다 뭐있나 보고 그랬다.그 충격때문인지 집중을 해서 뭘 하기가 힘들었었기 때문이였다.
한 한시간쯤 그곳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을때...교복입은 학생들이 보였다.
여학생들이 무리로 자기들끼리 떠들고 얘기하는데...두려운마음이 들어 오래 버티지 못하고 나왔다.
서둘러 걸음을 옮겨 집으로 왔다.
짧은 외출..그 두어시간가량 되는 외출이 내겐 왜 이리 길고 두렵게만 느껴졌었는지 모른다.
대공은 사람들과 접촉을 하면서 그 증상을 완화시켜야 한다는데 나는 만나면 더 두렵다.그리고 차라리 혼자일때가 편하다.
휴...언제쯤 이 증상이 없어지려나.날로 심해진다.
이젠 낯선이와 형식적인 대화하나조차도 힘겹다.
붉어지는 얼굴 어색한 시선 어리버리한 행동 오해받을 만하다...
그랬기에 얼마전 알바할때도 고등학생을 좋아한다는 오해나 받았지...-_-;;에휴...답답할따름이다.
첫댓글 당황한 순간이든,, 혼자있는 순간이든,, 님자신과 얘기해보세요,, (혼자말처럼) 너 왜 두려워 하니?? 무슨 생각때문에 이렇게 힘든거야?? 저 사람들이 나를 보고 있다는게 사실일까?? 그들에게 잘보여야만 내가 가치있는 사람인거니?? 등등,,,, 머 이런식으로 저는 저 스스로 마음속으로 항상 대화하는데,, 일단!! 내마음을 느끼고 내마음에서 어떤 생각들이 일어나는지 알수있어서,,좋아요. 가만히 아무생각 않고 있으면 증상만 더 심해지고,, 그나마 대화할때는 내 생각, 상황을 좀더 잘 알수 있으니까요..^^
근데 어쩌면 그렇게 많은사람앞을 지나갈때 신경쓰이고 떨리는게 당연할수도 있어요..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요,, 대공없는 사람도 좀 신경쓰일텐데요^^ 전 자신과의 대화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또,, 부족한 면까지,, 결점까지 좋아해주는 마음하고요.. 누구나 사람이니까 완벽할순 없잖아요,, 꼬뉘님 힘내세요!!^^